[인터뷰] 방탄소년단 "올해 비로소 '가수가 됐구나' 생각했다"
기사입력 : 2015.12.17 오전 8:01
방탄소년단 인터뷰 / 사진 : 더스타DB, 조선닷컴DB, 방탄소년단 트위터,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방탄소년단 인터뷰 / 사진 : 더스타DB, 조선닷컴DB, 방탄소년단 트위터,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더스타와 함께 하면, 더 스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센스 있는 슈가의 말처럼, 더 큰 스타가 되기 위해 계속해서 달리고 있는 방탄소년단을 만났다.


최근 방탄소년단은 쉴 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 4월 발매된 '화양연화 pt.1', 일본에서 발매된 싱글 및 정규앨범까지, 꾸준히 앨범을 발매하며 계속해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달 30일 새 앨범 '화양연화 pt.2'를 발매하고 타이틀곡 'RUN'으로 컴백해 주요 차트에서 좋은 음원 성적을 거두는 등 많은 사랑을 받았다.


방탄소년단은 "부담이 컸는데, 사랑을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저희 역대 음원성적 중 가장 좋다. 정말 기쁜 마음이 크고, 팬 여러분들께 감사하다는 말 꼭 전하고 싶다"고 컴백 소감을 전했다.


인터뷰가 진행된 11일은 방탄소년단이 'RUN'으로 KBS 2TV '뮤직뱅크'에서 1위를 차지한 날이다. 이로써 방탄소년단은 '더쇼', '쇼챔피언'에 이어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슈가는 만약 1위를 한다면 "'RUN'을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 단거리 달리기가 아니라 마라톤을 하는 심정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앞으로도 함께 해요"라는 소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슈가의 말처럼, 방탄소년단은 길고 긴 마라톤에서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학교 3부작'에 이어 '청춘 2부작'까지 완성했다. 다음에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냐고 묻자 본인들도 아직 모르겠다고. '모르겠다'는 그 말 자체가 방황하고, 혼란스러운 '청춘'을 나타내주고 있는 것 같았다.



이러한 방탄소년단이 말하는 'RUN', 그리고 청춘은 뭘까. 슈가는 해석은 되도록 시청자들에게 맡겨두고 싶다며 "저희가 해석을 하는 순간, '무슨 장면입니다'라고 정의가 되기 때문에 열린 상태로 남겨 두려고 하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랩몬스터는 "비관적으로 해석하시는 분들이 많다. '다 죽었다'라든지, 여러가지 해석을 하시는데 그런 것보다는 앨범 소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청춘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다. 좀 더 밝고, 희망을 얘기하고 싶었다"며 "'RUN'의 달린다는 자체가 굉장히 슬프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저희가 전달하고 싶었던 것은 그렇기 때문에 달려야 되지 않냐는 것이었다. 저희를 죽이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간절한 당부를 전했다.


가수는 제목을 따라간다는 말처럼, 'RUN'을 부르는 방탄소년단은 계속 달린다. 특히 뮤직비디오에서도 계속 달리는 신이 나오는데, 실제 '런'하고 싶었던 순간이 있었냐고 묻자 제이홉은 "하루 빨리 컴백해서 아미(방탄소년단 팬클럽)에게 달려가는 상상을 했다"고 말했고, 방탄소년단은 "이 친구는 이런 멘트를 치는 것에 의무감을 느끼는 것 같다"는 평을 내렸다.


실제 콘서트에서도 모든 멤버들이 그랬지만, 제이홉은 유독 사랑받을 수 있을만한 말을 많이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슈가는 "분명 (멘트를) 연습하는 것 같다. 제이홉만큼은 확실하다. 리스트를 10개 정도 뽑아놓고 하는 것 같다"고 했으며, 제이홉은 "마음에서 우러 나오는 말을 하는 거다"라고 변명 아닌 변명을 했다.


방탄소년단은 이번에 특별한 컴백을 했다. 홍콩에서 열린 Mnet '2015 Mnet Asian Music Awards'에서 컴백하는 독특한 선택을 했다. "아무래도 걱정도 됐지만, 큰 시상식에서 컴백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방탄소년단은 "그래도 생방송이라서 걱정을 많이 했다"며 당시의 떨림을 전했다.


큰 시상식에서 컴백을 할 수 있을만큼, 방탄소년단은 전국구 스타로 성장했다. 사랑을 받는 이유에 대해 랩몬스터는 "남들이 하지 않는 걸 하기 때문에 인기가 많은 것 같다"며 "콘셉트도 저희가 약간 방황하고, 이렇게 하는 것이 저희 상황과 시대적 분위기와 잘 맞아 떨어졌던 것 같다. 저희가 아주 파격적이거나 독특한 행보를 보인 것은 아니지만, 그런 나름대로의 차별성이 있어서 좋아해주는 것 같다"고 자평했다.


이어 "소통도 사실 팬들이 귀찮을 정도로 한다. 팬들이 타임라인(트위터) 마를 날이 없다고 하실 정도다. 그게 저희는 숨 쉬듯이 하는 거고, 그 부분에서 진심이 통한 것 같다"고 말했다. 랩몬스터의 말 그대로다. 방탄소년단은 SNS를 통해 끊임 없이 팬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인다.


방탄소년단은 트위터로 소통하는 것이 생활 같다고 밝히며 "자연스럽게 얘기하는 것 처럼 올리고 하는 것이 편한 것 같다"고 말했다. 멘션 역시 많이 본다고 밝혔다. 기억에 남는 멘션이 있냐고 묻자 정국은 "저 같은 경우, 다 영어기 때문에"라며 말을 줄이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방탄소년단만의 특별한 음악 추천 역시 트위터를 통해 이뤄진다. #데일리뮤직, #RMusic, #김태형의음악추천 등의 태그와 함께 자신이 듣는 음악을 추천한다. 랩몬스터는 "제가 연습생 때부터 하던 것을 애들이 이상한 이름으로 뺏었다"며 안타까워 했다. 음악을 선정하는 기준은 특별히 없고, 좋아하는 노래를 듣다가 추천을 한다고.


특히 정국은 "이유 같은 건 없고, 딱 들었을 때 좋으면 추천한다"며 "제가 좋아하는 노래 스타일이 딱 정해져 있어서 호불호가 많이 갈린다"고 말했고, 지민은 "전 음악에 대해 잘 모르는데, 셋이나 음악 추천을 하니까 음악을 더 많이 알게 되는 것 같다"고 답했다.


방탄소년단은 올해, 누구보다 바빴지만 또 특별한 한 해를 보냈다. 첫 1위 역시 올해였고, 콘서트도 좀 큰 곳에서 해보면서 "뭔가 가수가 됐구나"라고 느꼈다고 한다. "올해 정말 저희가 꿈꿔왔던, 봐왔던 순간에 서보지 않았나 생각한다. 올해는 비로소 조금은 연예인이라고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저희가 스스로 '우리도 가수가 됐구나, 어엿한 팀이 됐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인지도에 대해서는 아직 더 나아가야 할 길이 많은 것 같다고 말한 슈가는 "아직, 이런 팀이 있구나 이 정도 인 것 같다. 예전에는 팀 이름이 뭐에요? '방탄소년단이요' 라고 하면 잘 모르셨는데 이제는 '아, 방탄소년단' 하는 정도다. 엄청 유명하고 그런 정도는 아니다. 내년에는 더 알리겠다"며 포부를 드러냈다.


이러한 겸손한 말과는 달리, 실제 주변에서 방탄소년단의 반응이 핫하다고 전하자 '일코'(일반인 코스프레, 팬인 사람들이 팬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일상생활을 하는 것)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며 "아니라고 하시면서 좋아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다. 20대 직장인 분들은 또래 분들에게 팬이라는 걸 알리기에 부끄러워하실 수도 있어서"라며 "사실 부끄러운 게 아닌데, 이해 하고 있다며" 넓은 배려심(?)을 보여주기도 했다.


올해 '궤도에 올랐다', '가수가 됐다'고 표현한 방탄소년단은 내년에는 잘 나가는 가수, 인정 받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특히 지민은 "위로 올라가겠습니다"라며 아직 목표를 향해 계속 달리고 있음을 어필했다.


방탄소년단을 보고 주변에서는 "1년 내내 나온다고 하더라, 너네는 안 쉬니"라고 말한다고. 하지만, 쉬지 않고 나옴에도 항상 완벽하게 준비되어 나오는 모습에 절로 박수를 보내게 된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방탄소년단이 내년에는, 그리고 앞으로는, 어떤 모습으로 또 나오게 될지 더욱 기대가 된다.


글 하나영 기자 / han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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