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영 인터뷰 / 사진 :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박보영은 24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인근 커피숍에서 tvN 금토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오 나의 귀신님’에서 박보영은 발칙한 처녀 귀신 순애에 빙의된 소심한 주방 보조 나봉선 역을 맡아 ‘뽀블리’라는 애칭을 얻을 만큼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앞으로 작품 선택을 하는데 영향은 없겠지만, 제 개인적으로 살면서도, 연기하면서 힘들 때도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제 인생에는 영향을 끼쳤지만 작품 선택에는 영향을 끼치진 않을 겁니다.” ‘오 나의 귀신님’(이하 오나귀) 이전과 이후의 박보영을 바라보는 시선은 달라졌다. 조용한 발걸음을 내딛지만, 큰 울림을 만들어내는 박보영의 이야기를 조금 더 들어봤다.
- ‘오 나의 귀신님’에서 1인 2역을 펼쳤는데 어렵진 않았나요?
▲ 장소별로 몰아서 찍어야 하니까 봉선이와 순애를 번갈아 가며 연기해야 했던 점이 어려웠죠. 극중 레스토랑 동료 직원들로 나오는 배우들도 ‘오늘은 말이 없는 걸 보니 봉선이네’, ‘오늘은 순애구나’라며 오늘의 제가 누구인지 맞추더라고요. 저도 신마다 왔다 갔다 하려니 헷갈리고 신의 순서대로 감정을 이어가야 하는데 시간적 여유가 없으니 정신이 하나도 없더라고요.
- 이번 드라마 현장도 바빴죠?
▲ 초반에 6회를 찍고 들어갔기 때문에 여유가 있었어요. 마지막 15~16회만 바빴죠. 그 전까지는 일주일에 2번씩 쉬고, 대본도 빨리 나왔어요. 감독님이 빨리 잘 찍으시다 보니 전혀 힘들지 않았어요. 봉선이가 너무 많이 나와서 하루의 시작과 끝 신을 제가 찍게 돼도 ‘오늘 왜? 또?’가 아니라 ‘어머 웬일이야’라면서 웃어넘길 수 있었죠. 13~15회에는 최경장(임주환 분) 얘기로 넘어가면서 매우 행복하게 찍었어요.(웃음)
- 보영씨를 설레게 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 순애가 빙의된 봉선이의 손을 선우(조정석 분)가 잡고 ‘천천히 가라’라고 말하는 장면이 멋있었어요. 강셰프 같은 남자는 없겠죠?(웃음) 봉선이가 유학가서 연락을 안 해도 혼자 기다리고. 제가 감독님께 ‘봉선이 너무 연락 안 하는 거 아니에요? 달려올까봐 연락 안 한다기엔… 진짜…’라고 계속 구시렁거렸어요.
- ‘오나귀’팀이 30일 필리핀 세부로 3박 5일간 포상휴가를 떠나는데 보영씨도 가세요?
▲ 저는 하루 자고 다음날 바로 와요. 포상휴가 날짜가 급하게 나와서 결정되는 바람에 하루밖에 못 있다 오게 됐어요. 저희는 작품 끝나고 인터뷰와 잡지 일정을 모두 잡아놓은 상태였거든요. 배우 분들도 많이 못 오시고, 저는 가족여행 계획한 거 취소하면서 스케줄을 조정했어요. 그래도 하루 다녀오는 것에 의의를 둬야죠.
- 요리에 대한 관심은 많아졌나요?
▲ 엄청 많아졌어요. 요리하는 건 좋아하는데 매번 실패해서요. 이번에 자신감이 살짝 생겨서 셰프님이 주신 레시피로 크림 파스타를 만들었는데 성공했어요. 파워블로거가 된 것처럼 사진을 100장 찍고 친언니와 셰프님에게 자랑했어요. 사진 찍을 때 플레이팅까지 했더니 셰프님이 ‘어디서 가져온 거냐’며 웃으시더라고요. 언니와 동생에게는 작품이 끝나면 크림 파스타 해준다고 약속도 했어요.
- 요리 프로그램 출연 생각은 없나요?
▲ 올리브 채널에서 하는 요리 프로그램도 자주 보고 ‘집 밥 백선생’도 좋아해요. ‘냉장고를 부탁해’는 냉장고를 공개할 수가 없어서요.(웃음) 출연하려면 1주일 동안은 정리해야 해요. 제 냉장고 안에는 양파즙, 양배추즙 이런 게 많고요. 고기와 한식을 좋아합니다. 언니가 다큐멘터리를 보고 고기를 먹으면 안 된다고 해서 고민은 했는데 전 힘들 것 같아요. 물론 저도 다이어트를 위해 채식을 하긴 해요. 저는 ‘샐러드’라는 이름이 있지만 ‘풀떼기’로 부른답니다.(일동 폭소)
- 다이어트는 안 해도 될 것 같은데 보영씨도 살찌는 체질이세요?
▲ 저도 살찌는 편이에요. 먹는 걸 좋아해서 초콜릿을 물고 하는데 초반에 막 먹었더니 스타일리스트 언니 기분이 안 좋아져서 ‘보영아 조금 덜 먹자’라고 하셔서 조절했어요.(웃음) 마지막 회에서 몸에 딱 달라붙는 치마를 입어서 며칠을 참았죠. 저녁에 풀떼기를 먹으면서.
- 차기작도 보고 계세요?
▲ 드라마가 끝난 지 며칠 안 돼서 대본을 볼 여유가 없었어요. 영화 ‘열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를 끝내고 바로 ‘오 나의 귀신님’ 촬영에 들어갔거든요. 드라마는 여유롭지 않더라고요.
- 다음 작품에선 박보영의 어떤 점을 보여주실 예정인가요?
▲ 어떤 영화가 먼저 개봉할지 모르겠어요. ‘돌연변이’는 실험적인 영화로 독특하고 재미있어요. 개인적으로 ‘돌연변이’와 ‘오 나의 귀신님’은 제가 아끼는 작품이에요. ‘돌연변이’에서는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현실에 불만이 많은 당돌한 키보드워리어 역을 맡았어요. ‘열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의 도라희는 꿈과 현실 사이에서 힘들어하다가 결국 이상을 좇는 인물이고요. 두 작품 모두 박보영 그리고 ‘오나귀’ 나봉선과는 다른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인터뷰①] '오나귀' 박보영, 현명한 일탈과 이어집니다.
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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