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주혁 인터뷰 / 사진 : 홍주표(크레딧라인 스튜디오)
모델 겸 연기자 남주혁(22)은 푸르른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봄 햇살이 한줄기 비치는 싱그러운 봄과 같았다. 청춘 특유의 청량감을 머금고 있는 소년, 남주혁은 2013년 모델로 데뷔해 악동뮤지션의 ‘200%’ 뮤직비디오로 단번에 소녀 팬들 마음에 강제 입주했다.
유독 학교와 인연이 깊은 남주혁은 JTBC 예능프로그램 ‘학교 다녀오겠습니다’(2014)를 통해 어디에나 있을 법하면서도 절대 찾을 수 없는 ‘워너비 남친’의 모습으로 두터운 팬층을 쌓기 시작했다. 필모에 올린 두 번째 작품이자 첫 지상파 주연을 맡은 KBS 드라마 ‘후아유-학교2015’에서도 남주혁은 교복을 입고 등장해 청춘스타 이미지에 쐐기를 박았다.
연기자 데뷔 전 인터뷰에서 남주혁은 “만약 연기하게 된다면 고등학생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의 바람은 단기간에 이뤄졌다. 이에 대해 남주혁은 “처음부터 끝까지 풋풋한 로맨스를 해보고 싶었어요. 전에도 여러 학교를 많이 다녀서인지 이번 드라마는 ‘학교 다녀오겠습니다’의 연장선 같았어요. 연이어 교복을 입다 보니 뭔가 모를 풋풋함을 많이 느꼈죠”라고 꿈을 이룬 소회를 밝혔다.
한 발짝 뒤에서 바라본 남주혁의 행보는 탄탄대로 같다. 데뷔와 동시에 주목받았고, 두 번째 작품에서 주연 자리를 꿰찼으며, 소녀 팬들의 로망남 리스트에 오르내리니 말이다. 하지만 남주혁은 ‘후아유-학교2015’(이하 후아유)의 세강고 스타 수영선수 한이안 역을 다섯 번의 오디션 끝에 얻어냈다.
“처음에는 제가 캐스팅될 줄 몰랐어요. 경험 삼아 부딪혀라도 보자는 마음으로 갔죠. ‘혹시나’라는 생각조차 못 했고요. 감독님께서 대본 리딩하는 날 오전까지도 고민하실 정도로 심사숙고하시다가 뽑혔는데 뭐랄까. 끝까지 안되다가 결국엔 뽑힌 것 자체에 대한 부담감이 컸어요. 감독님들께서는 ‘‘학교’가 신인 배우들을 성장시키는 프로그램이니 너도 한번 만들어 보자’면서 같이 잘 해보자고 하셨어요.”
한이안과의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던 남주혁의 포텐(포텐셜의 줄임말-뜻: 잠재력)은 4회 심쿵 버스신에서 터졌다. 4회에서 한이안은 이은비(김소현) 몰래 그의 뒷자리에 타 장난을 치며 눈맞춤을 시도한다. 이때 이안과 은비가 나눈 풋풋한 눈맞춤은 안방극장까지 설렘을 가득 전했고, 애교와는 거리가 먼 ‘부산 사나이’ 남주혁을 ‘여심 사냥꾼’으로 다시 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
“그 버스 장면 찍을 때는 날씨도 좋았고 자연광도 좋았고 정말 명장면이 나올 수밖에 없는 화기애애함, 그 자체였어요. 대본은 방송분과는 조금 달랐는데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누다 지금의 버스신이 나오게 됐고요. 감독님도 촬영 감독님도 다음 작품 출연 계약하자고 얘기해 주실 정도로 분위기가 정말 좋았어요. 그 장면만큼은 정말 설레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또 한 명의 새로운 스타 탄생 임박
보통 스타 탄생 과정에서 볼 수 있는 재미있는 부분은 ‘대중이 바라는 이미지와 부합’하는 스타의 성장이다. 남주혁의 경우는 키 188cm, 모델 출신 다운 완벽한 비율, 깔끔하고 댄디한 외모로 ‘청춘스타’의 외형적 조건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농구, 수영 등 뛰어난 운동실력과 ‘학교’ 관련 프로그램 출연을 통한 고정 이미지 등이 맞물리면서 ‘청춘스타’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남주혁은 “주변에서 말하길 ‘꼭 주변에 있을 것 같은데 없다’고 하더라고요. 학교에 가도 있고, 버스를 타고 있을 것 같다고요. 어디에도 있을 것 같은 편안한 느낌? 메신저 프로필에 제 사진도 많이 해주신다고 하는데 편안한 이미지 때문이 아닐까요?”라고 제 생각을 전했다.
긴 연습생 생활을 통한 트레이닝을 받지도, 연기자로 출발하지도 않은 남주혁이 단 두 작품만으로 제대로 된 연기 평가를 받을 리 난무하다. 그렇기에 스타 양성소인 ‘학교’ 시리즈를 통해 이제 막 연기의 맛을 알아가기 시작한 그에겐 어쩌면 ‘기대’보다는 ‘기다림’이 필요할 지도 모를 일이다.
“좋은 분들이 저를 위해서 가르쳐 주시는데 제가 더 완벽하게 준비해서 와야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많은 분들의 도움에 비해 저의 연기가 부족하지 않았나 싶었죠. 시청자 분들의 높아진 기대에 부응하려면 확실히 준비하고 기본기를 다듬어서 다음 작품을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높아지는 인기만큼 짊어져야 할 책임감이 무거워서일까. 남주혁은 한 작품씩 매듭을 지을 때마다 연기를 관조하는 사고방식과 구체적인 노력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청춘스타’도 좋지만 ‘신뢰를 주는 배우’가 되는 게 그의 최종 목표다.
“당분간은 ‘후아유’ 속 제 모습을 보면서 보완해야 할 점을 좀 더 생각하고 공부해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다시 한 번 부딪혀야죠. 20대에는 가능성을 인정받고 싶어요. 지금 당장 ‘가능성이 있구나’라는 얘기를 듣지 못해도 작품을 하면 할수록 ‘정말 좋은 배우가 되겠구나’라는 얘기를 듣고 싶어요.”
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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