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상견례2'에서 주연을 맡은 배우 홍종현 / 사진 : 더스타 현성준 기자,star@chosun.com
그의 연관 검색어에는 한동안 '철벽남'이라는 단어가 붙었었다. 방송에서 보인 단호한 모습 때문이었다. 그를 만나기 전에는 '철벽남 홍종현'이라는 말이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영화 <위험한 상견례2>에서 그가 보여준 의외로(?) 잘 어울리는 코믹 연기처럼 실제로 만난 그는 참 반전 있는 남자였다.
영화 <위험한 상견례2>에서 홍종현은 '철수' 역을 맡았다. 첫눈에 반한 경찰 집안의 딸 '영희'(진세연)와 결혼하기 위해 온몸을 바쳐 경찰이 되고파 하는 도둑 집안의 아들이다.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본 그의 소감은 "만족은 모르겠어요. 처음 해보는 코미디 연기, 망가진 것, 연기는 잘했는지, 모든 것이 다 걱정됐죠" 였다.
그의 코믹 연기는 철수와 영희의 첫 만남부터 시작된다. 사고 현장에서 자신의 몸을 바쳐 영희를 살려낸 철수의 모습은 영웅이라기보다 관객들이 '빵' 터지는 장면 중 하나였다. 하지만 홍종현은 그 장면을 앞두고 '멋짐'을 염두에 뒀었다.
"감독님께서 '이 장면 웃긴 거야, 잘 살려야 해' 하셨으면 물을 뿌리다고 혼자 '푸'하고 웃기려고 좀 과장했었을 것 같아요. 근데 감독님께서 '(홍)종현아, 지금 진짜 멋있게 나와, 장난 아니야'라고 하셔서 진짜 멋있게 영웅처럼 연기를 막 했어요. 그런데 그 모습을 슬로우 장면으로 만들고 음악을 그렇게 깔아버리니까."
원래부터 낯을 좀 심하게 가리는 편이라는 그는 <위험한 상견례2>의 촬영을 이어가며 스스로 긴장을 풀었다. 그래서 후반부에 촬영한 술에 취해 씨름부 대원들과 싸우게 되는 장면은 거의 그의 애드립이었다. "'덩어리 뭔데' 이렇게 제가 말하는 부분은 거의 다 애드립이었어요. 그리고 김응수 선생님과 차 추격씬도 그랬고요. 김응수 선생님께서 하시는 애드립에 저도 하고 싶은 말을 다 했는데 그게 나왔더라고요."
걱정된 장면이 없었던 건 아니다. 7년을 사귄 영희와 철수가 함께 삼겹살을 먹는 장면은 진세연과 홍종현이 처음으로 함께 촬영한 장면이었다. '처음'이라는 부담감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깐, 그 다음부턴 편하게 소리 지르면서(?) 임할 수 있었다고. 철벽남이라는 별명처럼 홍종현은 애교에 대처하는 자세가 능수능란하지 않다고 고백했다.
"항상 고민을 해요. 평소에 말투나 행동에 애교가 있는 사람도 있지만, 이 사람이 '일부러 애교를 부리는구나'라고 생각이 들면 어떻게 반응해야 될지 모르겠어요. 제 눈엔 그게 애교가 아닐 때가 많아요. 그렇다고 '왜 그러시냐고' 상대방에게 얘기하면 상처가 될 수 있잖아요. 그래서 고민을 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러다 보니 타이밍을 굉장히 잘 놓쳐요. 그래서 무뚝뚝하다는 소리를 듣는 것 같고요."
팬들을 대할 때도 크게 다르지 않다. 요즘에 유행하는 말 중 하나인 "얼굴에 잘생'김' 묻었어요"라는 말에도 고민하는 그다. "어떻게 반응할지 모르겠어요. 웃긴 건 아닌데, 웃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정색할 수도 없고. 제가 좀 조용하고 말이 많은 편이 아니잖아요. 사람들이 많은 데서 활발한 성격도 아니고. 그런데 가끔은 허당기가 보여요. 저를 놀리고 싶은 뭔가가 있나 봐요. 이제 능수능란한 척을 해야겠어요."
<위험한 상견례2>는 첫 스크린 주연작이다. 그리고 작품을 경험해가면서 '배우' 홍종현으로서의 폭이 커졌다. 홍종현 역시 공감했다.
"제가 맡았던 캐릭터들이 좀 정적인 편이었고 차가워 보일 수도 있는 이미지들이 많이 했던 것 같은데 이번 작품을 하면서 가장 많이 다양한 모습을 시도해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도 여러 가지 모습이 있을 거 아니에요. <위험한 상견례2>에서 예능보다 좀 더 편하게 보여드린 것 같아요. 밝은 캐릭터들을 해보고 싶었는데 거기에 대한 갈증도 약간 풀렸고요."
약간 풀린 갈증에 그는 "좀 더 망가져도 될 거 같긴 해요"라고 덧붙였다. "이번 영화를 제가 진짜 웃기면서 끌어가진 않았잖아요. 언젠가는 한 번 더 그렇게 해보고 싶기도 하고요. 적응을 좀 한 것 같아요."
홍종현은 "연기 잘하는 배우"를 꿈꾼다. 그가 좋아하는 선배님으로 꼽는 차승원, 하정우 그리고 이번에 아버지로 호흡한 신정근 선배님까지. 홍종현은 이들의 공통점으로 "변신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이라는 공통점을 꼽았다. 첫 스크린 도전으로 몸이 풀려 큰 기지개를 켠 홍종현의 차기작에 기대감이 쏠리는 이유다.
글 조명현 기자 / midol1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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