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의시대' 신하균 인터뷰 / 사진 : 더스타 현성준 기자,star@chosun.com
"'하균 神'은 정말 말도 안돼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도 않고요. 그런 얘기 들으면 미치겠어요."
어느새 그를 칭하는 말 중 하나가 된 '하균 神'이라는 공감 가는 단어에 신하균은 두 번, 세 번 손사래를 쳤다. 사실 '하균 神'이라는 말 앞에 그와의 인터뷰를 앞두고 두 배, 세 배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직접 만나본 신하균에게는 여전히 꿈을 꾸는 '소년'이 느껴졌다.
데뷔 18년 만에 신하균이 사극을 택했다. 그것만으로도 대중들은 적잖이 기대했다. 특히 <순수의 시대>가 개봉 전 공개된 스틸컷에서 공개된 그의 '신경질적인 근육'은 기존 이미지와 전혀 다른 분위기로 캐릭터에 대한 궁금증을 높였다. 사실 그 역시도 '몸'으로 화제가 된 적은 처음이었다. 이에 신하균 역시 "쑥스러웠죠~"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런 몸을 선호하거나 그러지 않아요. 근력운동을 많이 한 적도 없고. 가끔 역할 때문에 체중조절은 한 적이 있는데, 몸을 만든 적은 없거든요. 그런데 감독님 요구도 그렇고, 몸의 근육이 화려하기보다 군살 하나 없이 많은 전장에 있었던 세월이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처음 컨셉에 맞게 잘 나온 것 같아요. 과하게 많이 나온 것 같긴 한데…"
여전히 수줍게 답하는 신하균에, 새삼 그가 이런 변신을 결심하게 된 것이 궁금했다. "새로운 모습에 갈증도 있고, 안 해 본 장르기도 했고요. 한 남자의 모습에 사랑이라는 감정까지 더해진 이런 역할을 도전해보고 싶었고요. 이야기도 재미있어서 종합적으로 선택하게 됐죠."
영화 '순수의 시대' 스틸컷
<순수의 시대>에서 신하균이 맡은 '민재'는 조선건국 초 이방원(장혁)의 말대로 "정도전의 개"로 살아가는 인물이다. 부인은 정도전의 딸이기 때문에 혼인에 이르렀고, 아들(강하늘)이 있지만 자신의 친자는 아니다. 그렇게 가슴은 비어있는 '민재'가 '가희'(강한나)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민재가 복잡한 관계 속에 있지만, 단순히 생각하면 자기는 아무것도 없고, 자기가 어떤지도 모르는 채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수동적인 사람이에요. 자기 것이 없는 사람, 답답하고 안쓰럽고 불쌍한 사람. 영화 속에서는 편집됐는데 민재가 청년 시절에 정몽주를 죽이는 장면도 있거든요. 그렇게 권력자들에 의해 뒤 처리를 하는 사람으로 등장해요. 어떻게 보면 그런 민재에게 연민을 느낀 거죠. 그렇게 살아온 사람이니까 멋지게, 한 여자 살리고 인생을 마무리할 수도 있겠다 싶었죠."
민재에 사랑에 신하균은 "어떻게 보면 현실에서는 할 수 없는 걸 대리만족 한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과 민재는 특별히 닮은 점은 없지만, 말수가 적고 감정 표현을 잘 안 한다는 점은 공통점으로 꼽았다. 그럼에도 민재의 사랑에 있어서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요"라고 공감하며 "한 여인을 위해 모든 걸 버리고 뛰어드는 영화를 보여주고 싶기도 했고요"라고 덧붙였다.
확실히 직접 만난 신하균은 '신경질적인 근육'의 소유자 민재와는 달랐다. 그는 "애니메이션과 만화책을 좋아하고, 플라모델(plamodel)은 건담, 레고, 인물 피규어도 많이 있어요"라며 자신의 취향을 말했다. 이를 말하는 그의 눈빛에는 웃음이 어렸다. "깊이 빠진 분들은 한 장르로만 가거든요. 전 그 정도까진 아닌데, 옛날에 본 코난이나 마징가 이런 로봇들을 모으기도 하고, 인터넷으로 찾아보고 신제품 나오면 예약도 하고 그렇죠. 수집가들은 전체를 보거든요. 그런 걸 더 모아서 셀렉터들을 한 칸에 딱 전시해두고 싶고 그렇죠, 뭐."
그는 개인적으로 계획 세우는 것과 자신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직업 특성상 원한다고 원하는 작품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작품을 선택한다고 하지만 선택된 작품을 하는 거고요. 하루하루 열심히 살다 보면 좋은 작품을 할 수도 있고, 안될 수도 있고 하지만, 제가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아쉬움이 남더라도 후회 없이 하자는 생각으로 살고 싶어요."
그 하루하루가 뭉쳐 '하균 神'이 됐나보다라고 슬쩍 꺼내자 그는 "정말 말도 안돼요"라며 "좋아해 주시고 칭찬해주시는 건 감사한데,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허점 투성이고, 제 눈에 그게 너무 잘 보이거든요. 그런데 그런 얘기를 들으면 긴장감은 생겨요. '잘해야겠구나, 열심히 해야겠구나' 그런 생각은 들죠. 그런데 제가 워낙 좋은 얘기를 잘 안 듣는 편이라, 오히려 지적을 해주는 게 더 고맙고 좋아요."라고 덧붙인다.
신하균은 선배들에게도 그렇지만 후배들에게도 배울 점이 많다고 말했다. 자신이 생각한 '진'과 강하늘이 해석한 '진'이 다른 것처럼. 항상 배우는 과정에 있다고, 그래서 항상 열려있는 마음으로 현장에 임하고 있다고 말이다. 여전히 출발한 지 얼마 안 된 지점에 선 소년 같은 그에게 지금 꾸는 꿈에 관해 물었다.
"저는 제가 꿈꿔온 일을 하고 있잖아요. 그런 면에서 저는 꿈을 계속 안고 사는 사람이죠. 그걸 더 발전된 모습으로 보여드리면서 남들이 기대하게 하고 싶어요. '저 배우가 1년이 지나고 5년이 지나고 10년이 지났을 때, 어떤 다른 모습을 보여줄까?' 관객들이 이렇게 생각하면서 같이 나이 들고 싶어요. 꾸준히 작품 하면서 꾸고 있는 꿈은 그거예요. 아직까진 과정이죠. 계속 나이를 먹고, 성숙하면서 제가 느끼고 경험하고 생각하는 것들을 관객들과 같이 작품으로 교감하고 대화하고 싶어요."
글 조명현 기자 / midol13@chosun.com
픽콘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제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