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여정, 현재진행형 워커홀릭 '워킹걸'
기사입력 : 2015.01.11 오전 9:10
'워킹걸' 조여정 / 사진 : 더스타 현성준 기자, star@chosun.com

'워킹걸' 조여정 / 사진 : 더스타 현성준 기자, star@chosun.com


한 사람 측근의 칭찬은 그 사람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특히 신뢰가는 사람의 말이면 더욱 그렇다. 그래서 더 눈을 크게 뜨고 보게 된 사람이 있다. '저 사람에게 이런 면이 있었나?' 새삼 깨닫게 되는 배우, 조여정을 만났다.


하루아침에 회사에서 해고당한 커리어우먼 보희(조여정)과 폐업 일보 직전의 성인샵 CEO 난희(클라라)의 엉뚱하고 후끈한 동업스토리를 그린 영화 <워킹걸>의 개봉을 앞두고 배우 조여정을 만났다. <방자전>, <후궁:제왕의 첩>, <인간중독> 전작의 모든 캐릭터들이 달랐던 터라 그녀의 첫 코믹연기 도전도 낯설지는 않았다. 조여정은 역시 "정말 밝고 사랑스러운 것 같아요. 영화 속 캐릭터들이 사랑스럽지 않은 캐릭터가 없어서 아주 좋아요"라며 낯섦보다 만족감을 먼저 말한다.


스크린 속에서 조여정은 강한 캐릭터였다. 노출의 부분도 있었고, 하지만 그런 부분보다 조여정은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저 때문에 웃게 되는 게 이렇게 기분 좋은 일인지 <워킹걸> 언론시사회 날 느꼈어요. 친구 중의 한 명이 '언니, 너무 웃다가 눈물 나서 속눈썹 떨어질 뻔했어'라고 했는데 그 말이 제일 웃겼어요"라며 행복한 미소를 보인다.


영화 '워킹걸' 스틸컷 / 사진 : 메가박스(주)플러스엠

영화 '워킹걸' 스틸컷 / 사진 : 메가박스(주)플러스엠


<워킹걸>속 보희는 구강성(김태우)과 섹스리스 부부였고, 아이보다 일이 우선인 워커홀릭 워킹맘이었다. 실제로 일어나는 현실적인 이야기다. 하지만 양지에서 얘기하기 힘든 예민하고 민감한 문제이기도 하다. <워킹걸>은 이를 판타지적으로 풀어냈다. 보희는 해고당하기 전 회사인 '토이 앤 조이'에서는 아이들의 장난감을 만들었고 난희와 성인용품점 CEO로 거듭난 '카사 아모르'에서는 어른들의 장난감을 만든다. 그리고 남편과의 뜨거운 밤이 연일 이어진다.


김태우와의 부부호흡은 리얼했다. 조여정 역시 "(김)태우 오빠랑은 초반부터 편안했어요. 일단 제가 매우 고맙죠. 그리고 오빠도 고맙다고 하고, 서로 고마워해요. 연기적으로도 너무 배운 게 많고 현장에서 보니 나는 아직 멀었구나 싶더라고요. 오빤 정말 멋있는 배우다, 성실함, 연기, 열정 모두 정말 배운 게 많았어요"라며 존경과 감사를 말했다.


보희와 난희의 수다는 <워킹걸>을 관통하는 포인트다. 그들은 초반에 머리끄덩이를 잡으며 싸웠고, 이후에는 보희의 고민을 난희가 들어줬으며 '까사 아모르'가 성장해 나가며 보희와 난희는 서로의 모든 것을 말한다. 여배우 둘이 있으면 서로 견제하는 긴장감이 있을 법도 했다. 실제로도 그랬을까?


"각자 너무 바빠서 사실 촬영 끝나고는 연락을 많이 하지는 못했어요. 클라라가 동해 번쩍 서해 번쩍이라서요. 그런데 포스터 촬영 때나 현장으로 돌아오면 다시 그때로 돌아가는 거예요. 현장에서 스태프들이 둘이 정말 예쁘다, 잘 어울린다 이런 말이 너무 행복했거든요. 그럼 됐구나, 관객분들도 예쁘게 봐주시겠지라고 생각했어요."


오랜만에 포스터에 여자-여자가 등장했다. 앞서 <워킹걸> 언론시사회에서 조여정 역시 "여자 이야기를 한 영화가 오랜만인데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워킹걸>이 잘 되어서 더 많은 여자 이야기가 만들어졌으면"이라고 말했다. 이에 영화 속 '보희'가 '잔다르크'라고 불린 것처럼 여배우계의 잔다르크 같다 말하자 "그렇게 거창하게 도전을 즐기고 모험심 있고 그러진 않아요. 그냥 뭔가 소소하게 제가 재미있을 수 있는 걸 찾아다니는 사람 같아요. 누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보다는 제가 재밌는 게 제일 좋아요. 제가 재미있을 때가 제일 행복해요"라고 대답한다.


워커홀릭의 현실주의자 보희와 성인용품점 CEO라는 이상을 좇는 난희, 둘의 캐릭터 중 조여정은 어느 쪽에 가깝냐고 묻자 주저 없이 그는 "현실적인 사람"이라고 답했다.


"전 되게 현실적인 사람 같아요. 감상적이고 그러진 못해요. 배우인데 감성적인 건 물론 있죠. 그런데 현실적인 면이 많은 것 같아요.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아닌지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무조건 할 수 있어!' 이런 건 못해요.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있어 보이면 주저 없이 뛰어드는데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없으면, 막 뛰어들진 못하는 것 같아요."


앞서 그녀의 전작을 말했듯이 참 쉼 없이 달라도 많이도 다른 옷을 입었다. 옷을 갈아입는데 주저함도 없었고 쉼도 없었다. 배우로서 워커홀릭이다. 하지만 여전히 다른 옷을 입을 준비를 하고, 기대감 역시 놓지 않는다. 조여정의 원동력이 궁금했다.


"제가 만나는 좋은 사람들에게 그 에너지가 나오는 것 같아요. 저는 계속 좋은 파트너들을 만난 것 같아요. 사람이 상대적이라 만나는 사람마다 그 사람이 가진 다른 모습들이 나오잖아요. 좋은 감독, 배우를 만나 작업하며 그 사람들과 있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제 모습이 있거든요. 그게 매번 작품에 담긴 것 같아요. 좋은 파트너들을 만나서 계속 성장해 나가고 있달까. 정말 다 좋은 파트너들 덕분인 것 같아요."


조여정은 자신이 참 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했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그렇고, 새로운 옷을 입을 기회를 얻은 것도 그렇다고. 하지만 그녀를 만나는 사람들에게 그녀는 좋은 사람이다. 쉼 없이 새로운 옷을 입는 원동력을 사람에서 찾는 조여정, 그녀에게 <워킹걸>은 "진짜할 줄 몰랐던 코미디 장르에 대한 도전"이었다. 그리고 관객들은 7일 개봉하는 <워킹걸>에서 조여정의 도전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


글 조명현 기자 / midol1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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