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짜-신의손(타짜2)'에서 열연한 배우 최승현 / 사진 : 더스타 현성준 기자,star@chosun.com
'타짜2'의 주인공이 최승현이라니, 놀랐다. 혼자만의 생각은 아니었다. 대중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타짜'는 2006년에 개봉한 조승우 주연, 최동훈 감독의 작품으로 각인되어있었기에 위험한 선택이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과속 스캔들'과 '써니'를 연출한 강형철 감독의 '타짜-신의 손'에서 최승현은 적역이었다.
최승현은 '타짜-신의 손'(이하 '타짜2')에서 주인공 함대길 역을 맡았다. 고니(조승우)의 조카로 남다른 손재주를 물려받은 그는 초짜에서 타짜로, 그리고 신의 손까지 거듭나는 인물이다. 조승우의 조카가 되는 것, 최승현 역시 "원작 만화 자체도 마니아들이 많고 아끼시는 분들이 많다 보니 제작 단계부터 기대하시는 분도 우려하시는 분도 많았죠"라고 담아뒀던 걱정을 밝혔다.
하지만 함대길이 된 최승현은 단단하게 캐릭터를 밀고 나갔다. 연출을 맡은 강형철 감독은 최승현을 '파트너'라고 부를 만큼 믿고 의지했다. 최승현은 "(강형철 감독님께서) 당신은 내 배우지만 동반자이자 파트너라고, 당신이 흔들리면 영화가 흔들린다고 하셨어요. 그렇게 더 끌어올리시는 것 같아요. 감독님만의 혹독한 디렉션이죠. 그렇게 하면 더 잘하고 싶고 오기가 생기니까요"라고 말했다.
아이돌 그룹 빅뱅 활동 중에도 노출이 없었다. 하지만 '타짜2'에서는 벗었다. 빅뱅 멤버들도 최승현이 벗은 모습을 거의 처음 봤다고 말했다. 그는 "시나리오를 봤을 때 분위기가 독특했어요. 벗는 게 진지하지도, 감상적이지도 않았어요. 상황이 재미있으니 하게 된 것 같아요"라며 당시를 즐겼다고 밝혔다.
인터뷰에서 최승현은 가벼운 듯 말했지만 '타짜2'에서 보이는 함대길의 몸은 가볍지 않았다. 구릿빛 피부에 완벽한 복근은 신세경, 이하늬의 완벽한 몸매만큼 도드라졌다. "군산에서 대길이가 철가방 들고 다는 느낌 때문에 태닝을 했어요. 그런데 그게 점점 더 까매지더라고요. 화면을 보고 저도 깜짝 놀랐어요"라고 구릿빛 피부를 언급한 그에게 완벽한 복근 관리 비법을 묻자 "헬스로 가꾼 듯한 몸을 만들지 않으려고 했어요. 원래 제가 골격이 큰 편이거든요. 오히려 몸을 왜소하게 만들려고 한 게 맞는 표현인 것 같아요"라고 겸손한 대답을 내려놓는다.
'타짜-신의 손(타짜2)' 스틸 이미지 /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타짜2'에서 볼 수 있는 낯선 최승현의 모습 중 하나는 '멜로' 연기다. 그는 이하늬와도 핫한(?) 장면을 보여줬으며 신세경과도 풋풋한 키스 장면을 선보였다. 이에 "빅뱅 콘서트 영상에서 멤버들이랑 키스 장면을 다 찍어봤어요. 그런데 진지한 키스 장면은 이번이 처음이었어요"라고 말한다. 첫 키스 장면임에도 여심을 설레게 하는 각도의 비법을 묻자 그는 "(어떻게 보일지)는 생각 안 했던 것 같아요. 그런 걸 생각하면 진심이 없어지는 것 같아서요"라며 "또 각도를 잘 알 정도로 키스를 많이 해보지도 않았어요"라고 덧붙이며 수줍게 웃음 지었다.
최승현은 전작 '포화 속으로'와 '동창생'에서 날이 선 눈빛 연기와 강도 높은 액션 장면을 보여줬다. '타짜2'에서 역시 액션 장면이 등장한다. 그리고 함대길의 눈빛 또한 강렬하다. 하지만 그보다 기억에 남는 건 서울 상경을 앞두고 첫 사랑 허미나(신세경)에게 허술하게 고백하고 나가는 길을 잘못 찾아 허둥지둥하는 최승현의 뒷모습이다.
"감독님께서 편집할 수 있으니까 마음대로 하라고 열어주셨어요. 좋은 것만 쓸거라고요. 미나한테 청혼하고 담 넘어가려다 '아 여기 아니구나'하고 가는 건 애드립으로 한 거거든요. 만화에서는 멋진 장면인데 실제로 하면 느끼하지 않을까 여쭤본 적이 있어요. 그러면 그때마다 감독님께서 되려 에너지를 주셨어요."
강형철 감독이 최승현을 택한 이유에 대해 그는 솔직한 말로 털어놓았다. "함대길은 병신같을 때 가장 병신같고, 멋있을 때 가장 멋있는 캐릭터라고, 그래서 당신을 캐스팅한 거라고 하셨어요. 당신은 병신같은 캐릭터도 있고 각도 잡을 수 있기 때문에 관객들이 지루할 틈이 없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요."
감독의 말에 공감했다. 최승현의 모습은 어느 한 가지로, 혹은 어떤 이미지로 단정 지을 수 없다. 최승현 역시 "항상 새로운 걸 하고 싶어요"라고 말한다. 배우 최승현으로서도, 뮤지션 빅뱅의 멤버 탑(T.O.P)로서도.
"새로운 모습을 안에서 끌어올렸으면 좋겠고 음악도 그래요. 뭘 보여주고 싶다는 건 없어요. 시나리오 안에서, 약속된 음악 안에서 새로운 걸 뻔하지 않게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는 것 같아요."
최승현은 사진기자들 앞인 공식 석상에서 남다른(?) 포즈와 표정으로 '빙구탑'이라는 애칭을 얻은 바 있다. 하지만 반면 지난 2013년도 미국의 매거진 '롤링스톤'에서는 동양인 중 유일하게 최승현을 섹시스타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에 최승현이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에 내재된 섹시함이 있는지가 궁금했다. 수줍게 웃으며 한참을 망설이던 그는 "무대 위에 있을 때나 제가 자신감 있을 때 모습을 보고 그러는 건 아닌가 싶어요. 항상 자신감 있으려고 노력해요. 사람들이 자신감 있는 모습에 섹시함을 느끼니까"라고 겸손하게 답한다.
멜로, 액션, 노출까지 '타짜2'는 최승현의 다양한 모습을 꺼내놓았다. 이는 배우로서의 그의 자신감 있는 행보다. 전작을 통해서 배운 넓어진 시야 덕에 해낼 수 있었다는 최승현은 '타짜2'를 "젊은 에너지로 용기 있게 도전할 수 있었고, 앞으로도 도전할 수 있는 에너지를 준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빅뱅의 탑이든, 배우 최승현이든 뻔~하지 않은 그의 스토리에 대중들은 앞으로도 시선을 뺏길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글 조명현 기자 / midol1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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