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인터뷰] ‘꾸벅’ 유이, “미용실서 머리 감다가도 선배 보면 인사”
기사입력 : 2014.04.10 오후 2:50
MBC '황금무지개'에서 김백원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배우 유이 / 사진: 현성준 기자, star@chosun.com

MBC '황금무지개'에서 김백원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배우 유이 / 사진: 현성준 기자, star@chosun.com


봄날의 유이는 그 어떤 여배우보다 화사하고 예뻤다.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하고 소중히 대하는 듯한 마음이 미모만큼 예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인터뷰하기 전, 유이에 대해 든 생각은 ‘유이는 어쩜 저렇게 인사를 잘할까’ 였다. KBS 2TV ‘뮤직뱅크’ MC를 맡았던 유이를 대기실 복도에서 봤던 순간을 잊을 수 없었다. 그날 하루 동안 유이는 신인 아이돌보다 더 많이, 만나는 사람마다 눈을 바라보고 활짝 웃으며 “안녕하세요” 하고 허리를 숙였었다. 당연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기자에겐 호기심으로 바라보게 되는 순간이었다. MBC 주말드라마 ‘황금무지개’를 끝낸 유이를 만나 ‘인사’를 중요시하는 이유가 있는지 물었다.


“인사할 타이밍을 놓쳐서 고민할 바에야 먼저 인사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애프터스쿨 멤버들이 인사를 잘해주고 있어서 고마운 것도 있는데 저는 인사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거든요. 신인이라도 동료라고 생각하니까 먼저 다가가서 인사하게 되죠. 누군가에게 잘 보이려고 인사를 한다면 그건 한도 끝도 없어요. 저는 숍에서도 머리를 감다가 선배님이 계신 데 인사를 못 하면 언니한테 빨리 헹궈달라고 해서 인사하는 편이에요.”


연예 활동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역시 ‘예의’였다. “저는 어른들에게 예의 바르게 행동하지 않는 건 못 참아요. 나이 많은 선배가 덜 유명하다고 해서 어린 친구가 인사를 안 하면, 친분이 있는 친구라면 붙잡고 얘기하는 편이에요. 그룹 안에 친분이 있는 멤버가 있으면 ‘예쁘게 보이려면 인사하는 게 좋을 것 같아’라고 말해주기도 하고요.”


인사를 받아줄지 안 받아줄지 모르는 초면인 사람들에게 인사를 먼저 건네는 건 제아무리 밝은 유이라도 어려운 일일 터. 하지만 내면에서 우러나는 긍정적인 에너지와 기분 좋은 느낌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만남의 시작인 ‘인사’를 중요시 여긴 유이의 마음가짐에서 만들어졌을 것이다. 인사만큼이나 시간 약속에도 사활을 거는 유이의 성실성이 지켜보는 이들을 더욱 잡아끄는 이유다.



‘시간 약속 잘 지키기’를 활동 철칙으로 삼는 유이에게는 그럴만한 사건이 있었다. “예전에 5분 차이로 시구를 못 한 적이 있어요. 여유롭게 출발했는데 토요일이라는 점과 야구장이 하나의 통로밖에 없다는 걸 생각 못 하고 늦은 거죠. 5분 지각으로 인해 준비된 이벤트도 망했고 여태까지 시구를 못 한 연예인이 한 명도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때부터 지각 트라우마가 생겼어요. 불안함을 느끼고 싶지 않아서 약속 시각보다 2시간 일찍 일어나서 준비하는 습관을 들였어요.”


여유롭게 현장에 도착하는 유이처럼 상대 배우인 정일우도 시간 약속을 잘 지켜 드라마를 이끌어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기본은 잘 지키는 두 사람이었지만, 문제는 서로 다른 연기 스타일에 있었다. “일우 오빠는 대본을 분석하는 스타일이고 저는 느낀 대로 하는 스타일이어서 극 초반에는 좀 어긋나기도 했어요. 미니시리즈였다면 이러다 끝났을 텐데 주말드라마여서 저는 대본을 분석하게 되고 오빠는 분석만으로 될 게 아니라는 걸 서로 깨달으면서 가까워진 것도 없이 않았죠. 마지막 촬영 날 오빠가 웃으면서 ‘수고했고 고마웠어’ 하는데 눈물이 나더라고요. 남모르게 의지하고 있었나 봐요.”


지난 4개월 동안 선배 연기자들로부터 ‘호흡을 다 빼고 말을 차분하게 해봐라’ 등의 디테일한 조언을 들으며 많은 걸 깨달았다는 유이는 가족극이 아닌 청춘물 혹은 장르물에서도 만나고 싶다는 말에 “우리 팬들이 그런 얘기를 많이 한다”며 맞장구를 쳤다. “‘버디버디’도 ‘오작교 형제들’도 팬이니까 보는데 언니도 ‘상속자들’이나 ‘학교2013’ 같은 작품에 출연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그동안은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했는데 지금은 저도 예쁜 옷 입고 큰 리본도 달고 남자친구한테 애교 부리는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애교는 연습해야 하지만요.(웃음)”


차기작에서 만나보고 싶은 배우는 누구냐는 질문에도 유이의 막힘 없이 솔직한 답변이 이어졌다. “박서준 씨요. (백)진희랑 ‘전우치’ 하면서 친해져서 ‘금 나와라 뚝딱’을 챙겨봤는데 박서준 씨가 진희를 챙기는 게 예뻐 보이더라고요. 매력 있게 나오셔서 박서준 씨와도 한 번 연기를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고, 김우빈 씨와도 해보고 싶어요. 요즘은 연기를 다 잘하잖아요. 정말 나중에 해보고 싶은 배우는 데뷔 때부터 이상형인 공유 선배님이에요.(웃음)”


필모그래피에 영화 하나 정도는 있을 법한데 아직 없다고 하자, 유이는 드라마 ‘선덕여왕’의 고현정 아역으로 연기를 시작한 것처럼 영화 데뷔도 차근차근 조연부터 밟아나가고 싶다는 연기 지론을 밝혔다. “미니시리즈 성공으로 배우로서 연기력과 입지를 탄탄히 다진 후에 제 이름을 건 영화를 개봉해 보고 싶어요. 지금 이 이미지로 ‘너 이 역할 해볼래?’라고 제안해 주신다면 흔들리겠지만 지금 만약 주인공을 맡아 혹평이 나온다면 다시는 영화를 못 찍을 것 같아요. 천천히 비중 없는 조연부터 시작해서 존재감을 입증해내고 싶어요.”


한 해에 한 작품을 선보였던 유이었기에 다음 행보로는 애프터스쿨의 활동이 점쳐졌다. 하지만 2014년이 8개월 남은 이 시점에서 애프터스쿨 유이와 배우 유이를 모두 만나볼 수 있을 가능성도 없지 않아 향후 계획을 유이에게 직접 물었다. “저희도 저희의 앞날은 잘 몰라요.(웃음) 애프터스쿨은 7~8월경에 나올 계획이어서 4~5월부터 준비할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지금 연기 욕심이 생겨서 일 년에 한 작품 했던 룰을 깨고 미니시리즈나 단막극에서 연기할 기회가 왔으면 좋겠어요.”


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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