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용준형, 5년만에 홀로서기 “내 음악을 해야겠다”
기사입력 : 2013.12.19 오전 10:16
자작곡 '플라워'로 첫 솔로 활동에 나선 비스트 용준형 / 사진 : 큐브엔터테인먼트 제공

자작곡 '플라워'로 첫 솔로 활동에 나선 비스트 용준형 / 사진 : 큐브엔터테인먼트 제공


비스트 용준형이 홀로서기에 나섰다. 데뷔 이후 묵묵히 비스트 앨범 프로듀싱에 집중하며 음악적 역량을 키워온 용준형은 2013년 한 해를 누구보다 바쁘게 보냈다. 지난 5월과 6월 김태주 작곡가와 의기투합해 만든 디지털 음원 ‘괜찮겠니’와 ‘I’m sorry’를 연이어 발표했고, 비스트의 가장 최근 앨범인 정규 2집 앨범 ‘Hard to love, How to love’ 프로듀싱을 맡으며 ‘아이돌’ 그 이상의 가능성을 여실히 보여줬다. 지난 8월 종영한 tvN 뮤직드라마 ‘몬스타’로 성공적인 연기 데뷔를 치른 용준형은 ‘연기돌’ 통과의례인 발연기 논란도 거뜬히 뛰어넘으며 스스로의 가치를 높였다. 푸르른 줄기를 올리고 꽃봉오리를 내밀다 감미로운 향과 함께 피어나는 한 송이 꽃처럼 가수로서 내공을 쌓고 프로듀서로 자신의 영역을 확장한 것은 물론이고 그토록 갈망했던 연기로 ‘용준형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제는 꽃이 필 시간, 용준형은 화려한 모든 것들을 내려놓고 온전한 용준형을 대중 앞에 선보인다.


“비스트에서 랩을 담당하는” 혹은 “비스트 앨범 프로듀싱을 맡은” 으로 소개되는 것이 익숙했던 용준형이 2013년 마지막 달을 솔로 활동으로 마무리한다. 올 한 해 비스트가 발표한 모든 곡들을 김태주 작곡가와 공동 작업해 발표한 용준형이 이번 솔로 앨범도 직접 프로듀싱에 나서 음악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용준형의 첫 솔로 앨범은 그가 “가장 하기 편하고 자신 있어하는” 음악 장르인 힙합을 기본으로 했다. “처음으로 노래도 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기에 앞서 걱정도 했지만 팬들도 대중도 예쁘게 봐주시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용준형의 앨범 트랙 리스트와 비스트 앨범 재킷을 보면 문뜩 궁금해지는 지점이 있다. 용준형과 나란히 이름을 올리는 김태주 작곡가에 대한 의문이다. 그는 “김태주와 용준형을 별개로 안 봐주셨으면 좋겠다. 김태주 작곡가와는 고교 동창 사이인데 고등학교 때 한창 음악에 빠져서 서로 가사 교환도 해서 보고 음악도 가지고 놀았다”며 김태주 작곡가와 자신과의 관계를 소개했다. 용준형이 데뷔 한 후에도 꾸준히 음악을 하고 있었던 김태주와 우연치 않게 만나 음악을 시작하면서 둘의 음악적 관계가 성립됐다. “생각하는 것과 음악에 대한 견해, 취향이 비슷하다. 우리는 팀인 것 같다. 따로 해보고 싶단 생각을 해 본 적도 없고 앞으로도 제가 음악을 하는 한 그 친구랑 저는 떨어질 일이 없을 것 같다. 늙어서도 함께 할 수 있는 친구여서 (개인이 아닌) 팀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빠른 비트에 현란한 안무가 주를 이루는 아이돌 음악과는 달리 비스트는 대체로 감성 음악을 선보여왔다. 연인에게 이별을 당하는 남자의 마음을 담은 곡들이 많았다. 용준형이 프로듀싱을 맡았던 양요섭의 솔로 앨범 타이틀 곡 ‘카페인’ 역시 짙은 감성이 느껴지는 발라드였다. 지난 5년간 곡을 만들고 부르며 용준형만의 음악 스타일이 생긴 것이다. 직접적으로 느끼게 된 건 “(양)요섭이 솔로 앨범을 진행하면서 알게 됐다. 멋있는 댄스곡이나 일레트로닉 장르를 하고 싶었지만 저도 그렇고 주변에서도 감성 음악을 할 때 가장 편했었고 막힘 없이 나왔었다. 감성이 묻은 음악들을 요섭이에게 줬는데 잘 불러줘서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이기백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플라워’ 뮤직비디오는 함축적이고 기발한 장면의 연속으로 이루어졌다. 화관 속 용준형의 모습과 얼굴만 공중에 떠 있는 채로 말하는 모습 등 기존의 뮤직비디오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이야기 구조와 소재, 세련된 영상미를 자랑한다. 용준형은 “흔한 뮤직비디오를 찍고 싶지 않아” 감독과 많은 회의를 거쳐 전체적인 그림을 그렸다. “너무 과하게 담아내고 싶지 않아 최대한 절충해 만들었다. 메시지를 담고 싶은 욕심이 강했고 내가 원하는 100%를 뮤직비디오로 설명하기 보다 영상을 보면 ‘용준형이 이런 생각을 했고 이런 감성을 보여주고 싶었구나’라는 것을 느끼게 해 드리려고 노력했다.”


직접 프로듀싱한 앨범을 들고 솔로 활동을 나서며 용준형이 대중과 함께 공감하고자 했던 건 “담백함”이다. 스타일이든 음악이든 과하지 않게 하자는 게 기본적인 생각이었다. “음악을 듣는데 방해될 만한 것들을 모두 제외시켰다. 음악에서는 편곡, 주제, 전개 모두 담백하게 하고 싶었고 앨범 재킷도 ‘플라워’임에도 불구하고 모노, 그레이, 흑백으로 잡은 건 같은 맥락에서였다.”


기분 좋은 한 해를 보냈고 만족할 만한 솔로 앨범으로 한 해의 마지막을 보내고 있는 용준형은 올해로 데뷔 5년 차. 꼭 아이돌 그룹의 멤버가 아니라도 슬럼프에 빠지거나 고민이 깊어질 연차다. 다행히 용준형은 “딱히 고민은 없고 시간이 이만큼 흐른 게 신기할 뿐”이다. 굉장히 “현실적인 사람이기 때문에 안주한 적은 없다.” 비스트로 활동하며 “결과적으로 수상이나 좋은 반응이 있어도 하루 아침에 어떻게 달라질 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겁이 많아서 그런지 몰라도 마음 편하게 웃다가 한 순간에 없어져 버리면 너무 무서울 것 같다는 생각을 항상 한다. 영원할 순 없는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생각들이 나를 더 채찍질 하는 것 같다.” 지금의 용준형은 생각한다. “내 꺼를 해야 되는구나”라는 생각을.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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