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욱, "왜 절 좋아하세요?"(인터뷰②)
기사입력 : 2013.07.07 오전 11:03
배우 이동욱이 '더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 : 현성준 기자, star@chosun.com

배우 이동욱이 '더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 : 현성준 기자, star@chosun.com


말 한마디에 위트가 있다. 간결한데 질문자가 원하는 정답이 포함돼 있다. 최근 종영한 KBS2 수목사극 ‘천명’에서 ‘딸바보’ 최원 역을 맡았던 배우 이동욱은 ‘더스타’와의 인터뷰에서 ‘배우’라는 직업과 주위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는 애정이 묻어나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조금 불리하다 싶은 질문은 재치 있게 답했다. 알면 알수록 빠져드는 이동욱의 매력을 만날 시간이다.


[Question_ 팬들에게 하고 싶은 질문] ‘나를 왜 좋아하는지’ A4용지 3장으로 써서 제출하세요. (어떻게 만나요?) 팬카페에 올리면 되죠. 제가 하는 모든 행동이나 드라마 속 모습이 다 좋아 보이진 않을 것 같아요. 어디까지 저를 용인해 줄 수 있는지 궁금해요.


[Relationship_ 유빈이와 친해진 방법] 시간이 해결해 줬죠. 촬영장에서 많이 붙어있었고 제가 유빈이를 아이처럼 대하지 않았고 비슷한 정신연령이었어요. 제가 어린 건지 유빈이가 늙은 건진 모르겠지만요. 서로 티격태격하다가 친해졌어요. 유빈이가 촬영할 때 저한테 엄청 잔소리해요. ‘아빠 이거 대사 틀렸는데? 아니~ 여기서 더블 액션’이라면 제가 ‘다 알아~’ 이러면서 티격태격하죠. 랑(김유빈)이랑 경원대군 동현이랑 셋이 나란히 앉아서 찍는데 미치는 줄 알았어요. 동현이는 산만하지, 유빈이는 잔소리하지, 나는 밤새서 피곤하지. 애들이랑 싸우면서 친해졌어요. (싸움은 누가 이겼어요?) 제가 이겼죠. ‘다 조용히 해’라고 제압했죠.


[Scandal_ 스캔들 나도 좋겠다 싶은 스타] 할리우드 영화배우인 아만다 사이프리드(29). 정말 예쁘고 연기도 잘하고 매력이 넘쳐요. (국내 스타는요?) 있어도 없어요.


[Treasure_ 보물 1호] 우리 집 강아지. 많이 늙어서 그런지 저를 귀찮아해서 걱정이에요. 분명 몇 년 안엔 세상을 떠날 텐데. 반려견을 키우는 게 좋긴 한데 이별의 순간이 다가오니까 저도 그렇고 가족들도 걱정이 되네요. 벌써 얘를 키운 지 13~14년이 지났는데 조금 더 건강하게 오래오래 곁에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름이 뭐예요?) 호구요. 2001년에 드라마 ‘순정’을 찍을 때 제가 염정아 누나 동생으로 나왔거든요. 극중 누나 이름이 장호순, 제 이름이 장호구였어요. 그 작품 찍다가 얘를 입양해서 이름이 호구에요. 짓고 나니까 미안하더라고요.



[Unless_ 배우가 되지 않았다면] 뭘 했을까요? 직장인이 됐을 수도 있고. 사업해서 성공하진 못했을 것 같아요. (왜요?) 그런 기질이 없어요. 중고등학생 때는 호텔리어가 되고 싶기도 했어요. 어딘가에서 잘 지내고 있겠죠. (회사원이 됐다면 그 회사 동료들은 좋겠네요. 멋진 동료와 일해서) 아마 이 직업이 아니었다면 뚱뚱했겠죠. 먹는 걸 좋아하거든요. 직업이니까 의무감에 관리하는 거죠.


[Variety show_ 예능 제의가 들어온다면] 당장은 아닌데 다시 하고 싶어요. ‘강심장’ 하면서 즐거웠고 좋았거든요. 그런데 분야가 다르니까 어렵긴 어렵더라고요. ‘강심장’ 첫 녹화 때 심장이 터질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근 10년간 느낀 것 중에 최고였어요. 녹화하다 갑자기 쓰러지면 어쩌나 싶은 게. 내가 MC인데 나 때문에 흐름이 깨지면 어쩌나 걱정이 되긴 했는데 닥치니까 하게 되더라고요. (신)동엽이 형이 있어서 의지하면서 견뎌낸 것 같아요. (지금 하는 예능 중에 출연하고 싶은 예능 프로그램은 없나요?) ‘아빠 어디가’랑 ‘진짜 사나이’가 인기 많다는 건 알고 있어요. 아무래도 촬영을 하다 보니 잘은 모르는데 제가 끼어들 순 없을 것 같아요. ‘런닝맨’은 출연해 보니 게임이 정말 재밌었고요.


[Wedding_ 꿈꾸는 결혼 생활] 대화가 많았으면 좋겠어요. 각자 하는 일이 바쁘고 힘들더라도 가족이 가족다울 때는 ‘힘들면 힘들다’고 숨기지 않고 의지할 때인 것 같아요. (속마음을 얘기하는 스타일이신가 봐요) 그러려고 노력하죠. 제가 지금 부모님과 함께 사는데 대화를 자주 하려고 해요. 엄마는 말하지 않아도 다 알아 라는 표정이시죠. 항상 안쓰러워하고 애틋해하세요. 촬영했다 하면 집에 몇 달씩 못 들어오니까요.


[X-file_ 비밀을 공개한다면] 비밀이요? 공개할 수 없어요. 음… 신비주의? 브라운관을 통해 보이는 모습들이 다예요.


[Yealing_ 동갑내기 송지효] 지효는 마음이 넓은 배우였어요. 본인도 힘들 텐데 항상 제게 위안을 주고 격려해줬어요. 드라마 하면서 동갑내기 친구를 만나기 쉽지 않잖아요. (작품에서 누나들과 많이 만나다 이제 동갑 친구를 만났으니 차기작에선 연하를 만나셨으면 좋겠네요) 연하를 만나도 똑같을 거에요. 누나들하고 많이 하다 보니 특별한 게 없더라고요. 연상, 연하의 기준이 없어졌어요. 연기는 연기니까 감정은 생기기 마련이죠.


[Zeal_ 연기에 대한 열정] 열정이 넘쳐 흐르죠. 몸이 못 따라가서 짜증 나요. 원하는 건 이만큼인데 능력이 안되는 것 같아요. 누구나 그렇지 않나요? 결국에는 이걸 이겨내느냐 마느냐의 차이인 것 같아요. 한계에 다다라도 깨고 나가야 성장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작품을 할 때마다 항상 어렵고 힘들었어요. 연기엔 답도 없고 끝도 없잖아요. 연기를 30~40년 더 해도 한 번도 편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 안 들어요. 하지만 이런 게 재미 아닐까요? 어떻게 이겨내는지 매 순간 답을 찾아가는 게요.


20대의 이동욱은 “지금보다 30~40대의 내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30대 배우가 된 이동욱은 어린 날 상상했던 모습대로 살고 있을까. “달라진 게 없어요. 정신연령은 20살에 멈춰 있죠. 분명한 건 세상을 보는 시야는 넓어졌어요. 다양성을 인정한다고 해야 할까요? 그리고 30대 이동욱이 더 매력 있지 않나 싶어요. 근데 하는 짓은 비슷하지 않을까 싶은데, 언제 철들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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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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