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엔블루, 스캔들-불화설-일탈 ‘제로’ 혈기왕성한 나이에 왜죠?(인터뷰②)
기사입력 : 2013.01.23 오전 7:01
사진 : 씨엔블루 / FNC 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 : 씨엔블루 / FNC 엔터테인먼트 제공


과거 일진설, 외모논란, 스캔들, 그룹 불화설. 멤버 수가 많은 아이돌 그룹이라면 이 중 하나는 있을 법한데 이 그룹은 조용해도 너~무 조용하다. 사고 한 번 안치고 4년째 요란 법석한 가요계에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누군지 궁금하다고? 바로 최근 4집 미니앨범 <Re:BLUE>의 타이틀 곡 ‘아임 쏘리(I’m sorry)’로 컴백한 씨엔블루다.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FNC 사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씨엔블루 멤버들에게 지난 20여 년간 살면서 가장 큰 일탈을 뭐였냐고 묻자마자 “저는 가출도 한 번 안 해봤어요”라는 이종현의 답이 재빠르게 나왔다. 멤버들도 일제히 “아! 일탈..”이라며 “속 한 번 썩여본 적이 없네요”라고 줄줄이 고백한다. 음악 하는 사람들이 너무 원칙적으로만 산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멤버들은 “지금이 행복하다”며 일탈의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했다.


“저는 멤버들 외에 친한 친구들이 있지만 멤버들과 함께 있을 때보다 즐겁진 않아요. 우리끼리 있을 때를 능가할 수 없죠. 가끔 ‘너희 밴든데 왜 사랑 노래가 많니? (사회에 대해) 비판하는 가사를 써야 하는 거 아니니?’라고 하는 분들이 있는데 우리는 우리의 생활에 만족하기 때문에 행복한 음악이 나올 수밖에 없어요”-이종현


귀차니즘에 빠져 연애도 미루고 오로지 일에만 몰두하는 아이돌 멤버들이 있다고는 들었지만, 무대 위를 방방 뛰어다니는 씨엔블루마저 ‘방콕’을 외칠 줄은 몰랐다. 국내다 해외다 비행기까지 타며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며 많은 스케줄을 소화해서 체력이 고갈됐다는 것도 잘 알지만, 혈기 왕성한 20대 남자들이니까 놀 때는 또 초자연적인 힘이 ‘불끈’ 쏟을 줄만 알았다.


“방송에서 웃고 떠들다 보니 집에서 쉬는 게 좋아요. 혼자 있는 시간이 좋고 빛 차단되는 안마 커튼을 치고 향초를 피우며 노래를 듣거나 휴식을 취하는 게 편하더라고요”-정용화


남들 연애할 나이에 연애를 못해서 향초에 빠진 건 아닐까 의구심이 들었다. 그때쯤 정용화는 자신의 삶에 “나름대로 매력이 있다”고 설득하기 시작했다. 이종현도 “너무 바쁘기도 하고 스케줄 없는 날은 작업도 해야 하고 틈틈이 공연도 해야 되니 자는 거 외에 시간이 부족하다”고 뒷받침했다.


외로움은 어느 나이대에 어느 계절에 문득 오는 게 아니라 1초, 1분 잠시 잠깐 오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제야 평균적인 대답이 나올까 싶었다. 정용화는 “만나려면 만난다. 시간 없다는 건 핑계다. 다만 음악 외에 다른 것까지 신경 쓰기도 싫고 지금은 음악이 더 재밌다”고 했다. 이종현도 “꿈이 더 중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어디 하나 흠 잡을 데 없는 청년들이 도대체 왜 이러나? 정말 그런가? 싶어서 평소 마음에 두고 있던 여성이 먼저 대시를 해도 거절할 거냐고 물었더니 멤버들의 반응이 반씩 갈렸다. 정용화와 이정신은 “인연이라면 만나겠지만 굳이 내가 먼저 다가가진 않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 정용화는 “모르는 사람에게 내 약점을 보이는 게 싫다”고 했다. 정용화라면 약점도 강점으로, 단점도 장점으로 보일 텐데 무슨 걱정인가 싶지만 본인은 또 아닌 가 보다.


이쯤 되면 살짝 드는 검은 생각이 있다. ‘혹시 너희끼리 좋아서 그러는 건 아니지?’ 하는 생각 말이다. 아니면 회사에서 공개 연애를 허락하지 않아서일까. 좀 더 건전하게 후자를 묻기도 했다. ‘회사에서 공개 연애를 반대하나요?’라고 묻자 멤버들이 환한 웃음을 띤다.


“회사에서는 ‘이상한 소문 난다’고 오히려 (이성 친구를) 만나라고 해요. 1년에 한 번 회사에서 휴가를 주는 데 저희는 다 같이 목욕하러 가요. 말썽을 안 피우니까 회사에서는 좋아하죠.(이종현) 회사에서 하는 말이 ‘용화처럼만 하라’는 거예요.(정용화)”


연애도 귀찮아서 못하고 오로지 음악, 음악, 음악에만 빠져 있는데 사랑 노래가 너무 많다. 모순도 이런 모순이 없어 ‘경험 없이 상상만으로 사랑 노래를 썼냐’고 역습을 시도했다. 도통 통하지 않았다. 답변은 진실된 것 같은데 점점 산으로 가고 있는 것 같았다.


“명언 찾아보는 걸 좋아해요. 아름다운 노래를 위해. 아름다운 노래를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잖아요. 그러고 싶고요. (저희끼리 어울린다고) 다크하진 않아요.”-이종현


나쁜 짓도 안하고 연애도 안 하는 걸로 정리했다. 씨엔블루는 바르고 음악에 대한 열정이 뛰어나며 서로에 대한 우애가 깊은 그룹으로. 그래도 성인이니까 술은 마시느냐고 물었다. 적당히 마신단다. 다행인 건가?


“다음날 스케줄이 있으면 안 마시고 푹 잘 수 있는 때 마셔요. (주량은요?) 남자들 마시는 만큼?”-정용화
“안 마시는 편인데 음악하는 친구들이나 밴드하는 친구들, 어른들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긴 해요. 멤버들이 집 밖으로 잘 안 나가고 사람 많은 데도 못 가고 심지어 커피숍 가서 얘기도 잘 못 하니까 저도 조심하긴 하고요.”-이종현


다른 그룹에 비해 자작곡도 많이 보유하고 있고 멤버들의 개인 활동 성적도 우수해 수입 배분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도 궁금했다. 아무래도 예민한 부분이다 보니 ‘비밀’이라며 조심스럽게 넘어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지레짐작으로 다수의 자작곡을 배출한 정용화가 ‘많이 사주냐’고 묻자 이종현은 “어제도 형이 밥값을 계산했다”고 답했다.


“멤버들 수입은 거기서 거기예요. 아직 저희가 경제관념이 없다 보니 부모님께서 수입 관리를 해주고 계시기도 하고요, 아무래도 저희가 관리하면 흥청망청 쓸 것 같아요. (그럼 향초는 비싼데 어떻게 사요?) 아! 향초 살 땐 전화해요”-정용화


아이돌 유닛이 새로운 창구로 떠오르면서 씨엔블루의 유닛 탄생도 기대해도 되는지 물었다. 유닛 아니면 객원 멤버도 염두에 두고 그림을 그려달라고 했다. 멤버 수가 네 명밖에 안 돼서 그런 건지 “엮기 어렵다”는 답을 내놨다. 곰곰이 고민하던 끝에 이종현은 슈프림팀을, 정용화는 리쌍과의 협업을 원한다고 했다.


“FNC 합동 공연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사실 작년에도 할까 말까 하다가 무산됐어요. 조만간 성사될 것 같기도 한데 FT아일랜도 우리도 스케줄이 안 맞아요. 9명이 연습할 시간이 나야 하는 데 안 되는 거죠. 시간만 허락한다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정용화


마지막으로 4년 차 아이돌 씨엔블루의 초심에 대해 물었다. “오래하자. 계속. 백발이 되어서라도! 오래 활동하는 게 우리의 목표이고 밴드라서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이종현의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일관된 초심이 흐트러지지 않기를 바라며, 더불어 씨엔블루가 건전한 일탈도 시도해 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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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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