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희, "내게 배우란 직업은, 운명이다"
기사입력 : 2010.10.21 오후 7:23
사진 :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leedaedeok@jp.chosun.com

사진 :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leedaedeok@jp.chosun.com


“올해 12월 도자기 전시로 불우이웃 도울 예정. 한효주도 동참”
“‘성스’ 유아인은 매력적이고, 연기 굉장히 잘해”

“내 최종목표는 코믹! 최고의 코믹 캐릭터는 ‘달려라 하니’의 홍두깨”


지난 20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균형’을 강조하던 배우 지진희가 클라이밍에 푹 빠졌다. 클라이밍은 균형이 맞지 않으면 떨어지기 때문에 정확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몸과 마음을 자신 스스로가 컨트롤해야 버틸 수 있지만 그래도 끝 무렵엔 체력이 바닥이 난단다.


“효주가 승기보다 지진희씨가 더 좋았다는데, 사실일까?”


(지진희 이하 진희)“나도 효주가 좋았다. 서로 같이 노력을 해야 호흡이 잘 맞는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 서로 배려를 많이 해줬다. 효주의 그런 부분은 정말 고마웠다”


“예전에는 와인관련 서적도 출판하고 그랬는데…”


(진희)“이번에는 도자기를 만든다. 올 12월에 서른 점을 만들어서 전시할 예정이기 때문에 다음주부터 작업에 들어간다. 아이디어를 많이 내고 있고, 수익금은 불우이웃을 도울 예정이다. 요즘 많이 바쁜 효주도 함께 갈 예정이다. 효주에게 인생을 살아가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게 좋다고 조언을 해줬다. 다른 분야를 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될 거라고 한 인간으로서 멋진 얘기를 해줬더니 효주가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하더라(웃음)”


(진희)“나 역시 어렸을 때부터 연기를 안하고 다양한 경험을 한 게 좋은 장점이 됐다. 낮게 뜨면 찰과상이지만, 높게 뜨면 즉사다. 나도 문득 붕 뜬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조절 혹은 자제를 하지 못하면 균형이 무너진다. 그건 자기 자신의 몫인데 매니저, 코디가 ‘잘한다~ 잘한다~’하니까.  난 그런 말 잘 안 믿는다. 물론 안된 소리만 하면 서운하지만 약이 된다고 생각한다”


“‘결혼 못하는 남자’의 조재희와 지진희가 매우 흡사한 것 같다. 이 작품 이후 이미지가 코믹하게 바뀌었는데 코믹한 캐릭터를 계속 하고 싶었나?”


(진희)“늘 하고 싶었다. ‘내 최종목표는 코믹이다’라고 할 정도로 너무너무 하고 싶었다. 아직도 시트콤은 너무 하고 싶다”


“시트콤의 대부인 ‘지붕 뚫고 하이킥’의 김병욱 감독의 작품을 하고 싶었을 것 같은데?”


(진희)“안그래도 주변 사람들에게 많이 얘기해 놓았다. 사전에 준비를 많이 해야 될 거라고 생각 하기 때문에 그 전에 뭘 먼저 보여주고 하면 더 재미있을 것 같다”


“시트콤 안에서 맡고 싶은 캐릭터는?”


(진희)“‘달려라 하니’의 홍두깨. 최고의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코믹 연기, 지금까지 어떻게 참았나?) 집에서 풀고 있다(웃음)”



“‘결혼 못하는 남자’(이하 결못남)에 함께 출연한 배우 유아인이 요즘 ‘성균관 스캔들’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데, 그 당시 연기에 대한 얘기를 나눴었나?”


(진희)“못했다. 아인이는 매력적이고, 자존심이 세고, 연기를 굉장히 잘한다. 주위에서 잘한다고들 하더라.(웃음) ‘결못남’에서는 그 친구의 연기를 많이 못 봤지만 디테일까지 신경 쓰는 걸 보고 놀랐다. 본인의 의상을 직접 고를뿐더러 조그마한 촬영 소품까지 자기가 손수 만드는 패션센스가 부러웠다”


“드라마 종영 이후 유아인과 연락을 안 했나?”


(진희)“그때도 안 했다.(웃음) 내가 내 일에 바빠서. 사이가 안 좋았던 건 물론 아니고”


“차기작 영화에서 중국어 대사를 소화하나? 그에 따른 부담감은?” 


(진희)“사실 중국어에 대한 거부감은 없다. 대만 영화를 5~6개월간 찍었었고, 이번 중국영화에서는 한국 사람이기 때문에 부담감은 없다”


“배우라는 직업이 불편하다고 생각하진 않나?”


(진희)“자유를 박탈당하긴 하지만 그 안에서 즐기면 된다. 그건 생각하기 나름이다. 어떤 게 좋고, 나쁘고를 단정 지을 순 없다. 단지 아무리 좋아도 아무리 슬퍼도 그 안에선 장단점이 있다”


배우를 하지 않아도 재미있게 살았을 텐데 굳이 배우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지진희는 ‘배우는 내 운명이다’라고 답했다. 지진희는 "그 동안 해왔던 모든 일은 지금 이 일을 하기 위해 했던 것 같다"며 최선을 다해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고 말했다.


빠르면 내년 2~3월에 차기작에 출연할 예정이라는 지진희의 색다른 연기 변신이 기대된다.


진희’s 보너스 인터뷰


1. 요즘 즐겨보는 드라마는(‘동이’ 제외하고)?
“시간이 안돼서 거의 안 본다. 드라마는 연결해서 봐야 되기 때문에 몰아서 봤으면 봤지 못보겠다”


2. 그럼, 즐겨보는 영화는?
“사실 지금은 영화도 많이 못 본다. 쉬지 않고 일해서. 쉬면서 많이 봐야지. 아! 오히려 옛날 영화가 더 좋은데, 특히 ‘러브 액츄얼리’는 보면 행복해져서 수시로 본다. 이 영화 감독과 꼭 한 번 작품을 함께 하고 싶다”


3. 가장 탐나는 캐릭터는?
“영화 ‘음란서생’의 한석규 선배 역할. 진짜 하고 싶었는데 밀렸다. 밀릴 만도 했다”


4. 최근 일상 속에서 가장 큰 재미를 느끼는 일은?
“마징가제트. 지금 빨리 갖고 와야 되는데… 아! 마징가제트 박스에 일본어로 ‘소년의 마음을 가진 어른들의 장난감’이라고 적혀 있다. 아내에게 구박을 받지만 꿋꿋이 한다. 마징가제트를 만드신 분께 직접 싸인도 받고, 얘기도 하고 그랬다(웃음)”


글 장은경 에디터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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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지진희 , 동이 ,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