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글로리'에서 가장 고민한 장면은 뭐였니, 연진아 [픽터뷰]
기사입력 : 2023.03.18 오전 10:50
'더 글로리'에서 박연진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임지연 / 사진 : 넷플릭스

'더 글로리'에서 박연진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임지연 / 사진 : 넷플릭스


* 해당 [픽터뷰]에는 '더 글로리'의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임지연이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 속 장면들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꺼냈다. 첫 악역도전에서 "브라보, 박연진"이라는 극 중 문동은의 대사처럼 박수를 받은 그다.


17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에서 문동은(송혜교)의 학교 폭력을 주도한 가해자 박연진 역을 맡은 배우 임지연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하 내용은 임지연이 인터뷰 중 '더 글로리' 작품 속 장면에 대해 언급한 내용만 모아봤다. 일부 스포일러가 포함된 내용도 있으니, '더 글로리'를 보지 않은 사람들은 주의할 것.


'더글로리' 박연진(임지연) 스틸컷 / 사진 : 넷플릭스

'더글로리' 박연진(임지연) 스틸컷 / 사진 : 넷플릭스


Q. '더 글로리'가 공개된 후 박연진의 표정이 주목을 받았다. 임지연에게 저런 표정이 있었는지, 모두 놀랐다.

"연진이 캐릭터를 처음 분석하면서 '내가 잘하는 걸 많이 써보자'라는 생각이 컸어요. 제가 한 쪽으로 웃는 버릇이 있는데요. 입이 큰 편이라 이걸 연진이에게 활용해보자 싶었어요. 그 표현이 잘 된 것 같아요. 제 눈썹이 진한 편인데요. 그래서 찌푸리는 미간도 더 잘 보인 것 같아요. 큰 입과 진한 눈썹 등 제 모습을 잘 활용한 소스들을 많이 썼어요. 그리고 그런 걸 잘 봐주신 것 같아요. 동은이는 침착하고 잘 드러내지 않잖아요. 반면, 연진이는 다 드러내고요. 최대한 얼굴 근육을 다 드러내고 싶었어요. 그게 정말 못되게 나오더라고요. (웃음)"

Q. '더 글로리'에서 가장 먼저 촬영한 장면은 어떤 장면이었나. 모든 장면에서 어색함 없이 박연진 같아서 구분이 어렵다.

"연진이가 예솔이의 담임이 된 동은이를 찾아가는 장면이에요. 핫핑크 옷을 입고요. 그 장면이 길기도 하고, 너무 중요한 장면이라고 생각했는데요. 몇 번 보지도 못한 (송)혜교 언니랑 처음 그 장면을 찍어서요. 그런데 여자들이 친해지지 않았을 때 나오는 묘한 신경전 같은 분위기가 있잖아요. 그런 모습까지 담긴 것 같아요. 그걸 감독님께서 이용하신 것 같기도 하고요."

'더글로리' 박연진(임지연) 스틸컷 / 사진 : 넷플릭스

'더글로리' 박연진(임지연) 스틸컷 / 사진 : 넷플릭스


Q. 그럼 가장 마지막 촬영 장면은 어떤 장면이었나.

"마지막 촬영은 연진이의 교도소 장면인데요. 그 장면이 조금 힘들었어요. 연진이는 악하지만, 배우로서 캐릭터에 애정이 있어서요. 그렇게 철저하게 무너지고 좌절하는 모습이 당연한 결말이지만, 힘들더라고요. 배우로서 복합적인 감정을 느꼈어요. 교도소 장면 찍을 때는 정말 많이 울었던 것 같아요. 찍고나서 많이 공허해지기도 했고요. 매번 화려하고, 세상을 아래로 내려다보는 시선으로 현장에 갔는데, 그 장면을 찍으니 처음으로 제가 사람들을 대하는 관계성이 달라진 게 느껴지더라고요. 많이 무너졌습니다."

Q. 연진이의 모든 장면이 역대급이라고 할 정도로 강렬했다. 어떤 이는 교도소 장면을, 또 다른 이는 손명오(김건우)와 단 둘이 마주한 연진이의 모습을 꼽았다. 그런 연진이기에, 대본을 보고 가장 긴장하며 준비한 장면이 있을 것 같다.

"남편(정성일)에게 열지 말아야 할 상자는 열지 말라면서 '이 상자는 반짝이지 않아, 오빠'라고 하는 장면 있잖아요. 남편을 제 편으로 만들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 하는 장면인데요. 남편을 바라보는 눈빛부터 다가가는 동작까지 모두 연진이를 드러내는 장면이라서요. 그 장면은 진짜 많이 준비하고, '이 남자를 어떻게 하면 내 편으로 만들까' 고민도 많이 했어요. 제가 학교 다닐 때, 안톤 체호프의 연극에 오른 적이 있거든요. 그때 맡은 역할이 한 남성을 내 편으로 만들기 위해, 화를 내기도 하고, 섹시미를 보여주기도 하고, 정말 광기어린 여자의 정석인 장면이 있었어요. 연기를 배우며 그때 했던 희곡의 그 장면이 생각나더라고요. 연진이가 그 역할이라고 생각하며 되게 준비를 많이 한 것 같아요."

'더글로리' 박연진(임지연) 스틸컷 / 사진 : 넷플릭스

'더글로리' 박연진(임지연) 스틸컷 / 사진 : 넷플릭스


Q. 많은 대사들이 명대사로 회자되고 있다. 본인이 가장 애정하는 대사는 뭔가.

"저는 '알아들었으면, 끄덕여' 같아요. 그 대사는 대본 보면서도 '이건 뭔가 꽂히는데? 입에 잘 붙는데? 이거 잘하면 화제가 되겠다'라고 생각했어요. 역시나 였어요. (웃음)"

Q. 사라, 재준과 서로 대답은 안해주면서 질문만 이어가는 장면이 있다. 해당 장면을 촬영할 때 어땠나.

"그 장면은 정말 힘들었어요. 주고받는 대사가 아니다보니, 너무 헷갈리는 거예요. '잠깐 그 다음 대사가 뭐였지?'라며 계속 틀렸어요. 다들 대사 NG를 내는 사람들이 아닌데, 이 사람이 이 말을 했는데, 대답은 없으니 헷갈리는 거예요. 그 장면에서 꽤 대사 NG를 많이 낸 기억이 납니다."

'더글로리' 박연진(임지연) 스틸컷 / 사진 : 넷플릭스

'더글로리' 박연진(임지연) 스틸컷 / 사진 : 넷플릭스


Q. 연진의 다채로운 표정만큼, 가해자 집단의 실제 친분 만큼, 많은 부분이 애드리브로 채워졌을 것도 같다. 기억에 남는 애드리브가 있을까.

"저희가 모두 애드리브가 많은 편은 아니었어요. 대본대로 연기하려고 한 것 같아요. 마지막 장면에서 동은이랑 이야기하고 끌려 나가면서 연진이가 욕하는 장면이 있어요. 그거 말고는 애드리브가 딱히 없었어요. 대본에는 한 단어 욕이었거든요. 그런데 한 단어로 끝내기는 너무 아쉬워서 할 수 있는 오만가지 욕을 다 하면서 나간 것 같아요. 어떻게든 안 끌려나가고 싶으니, 정말 초인적인 힘이 나오더라고요. 끌고 나가시는 분들이 저를 못 끌고 나가시더라고요. 감독님께서 '빨리 끌고 나가라니까'라고 말씀하셨을 정도였어요."

Q. 모두에게 '연진아'로 불리고 있다. 반대로 한때 연진이었던 사람으로 '동은아' 하며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

"동은아 (웃음) 연진이가 정말 큰 벌을 받았어. 너에게도 또 다른 영광이 찾아오면 좋겠어. 연진이는 지금 죽어난대."

한편, 임지연을 비롯해 송혜교, 이도현, 염혜란, 하도영 등이 열연한 '더 글로리'는 지난 10일 파트2가 공개된 후 3일 만에 전세계 1위를 차지하며 강력한 신드롬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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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글로리'에서 박연진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임지연 / 사진 : 넷플릭스

'더 글로리'에서 박연진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임지연 / 사진 : 넷플릭스


글 에디터 조명현 / midol1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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