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플레디스 제공
최근 백호가 '뉴이스트' 타이틀을 떼고 본격적인 홀로서기에 나섰다. 지난 12일 첫 미니앨범 'Absolute Zero'를 발매하며 본격적인 솔로 활동에 나서게 된 것. 백호는 이번 앨범 'Absolute Zero'에 본연의 자신을 투영하고 자기만의 모든 감정들과 순간을 담았다. 이에 총 6개의 트랙 중 타이틀을 포함한 5개 트랙의 작사 및 작곡에도 참여했다.
무엇보다 백호는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최근 만든 3~4년 정도의 플레이리스트를 모두 들었다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기억을 회상하기 위해 플레이리스트를 찾는 느낌"이라며 "보통 마음에 드는 노래가 있을 때, 그 곡을 기점으로 플레이리스트를 정한다. 그러면서 그 시작하는 날짜로 플레이리스트를 정하고, 이 맘때쯤에는 이런 노래를 좋아했다는 것을 찾을 수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항상 노래를 들으면 그때 있었던 좋은 기억이 떠오르거나, 혹은 추웠다거나 더웠다는 기억이 남는다. 그런 심리적인 요인도 있는 것 같고, 어떤 노래를 들으면 그 노래가 한창 유행할 때 내가 어떤 상황에 놓여져 있었는지도 떠오르는 것 같다. 기분 전환도 되고, 그때의 기억을 되살려주는 역할도 하는 것"이라고 날짜로 플레이리스트를 정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백호는 "저는 음악을 듣는 리스너이기도 하지만, 마냥 듣기만 할 수는 없다. 앨범 작업에 참고도 해야하고, 그래서 더 날짜로 저장하게 된 것 같다"라고 부연했다. 이에 가장 최근에 만들어진 플레이리스트를 묻자, 직접 자신의 휴대전화를 찾아온 백호는 "9월 19일이다. 약간 808 베이스의 곡도 많이 나오고, 드랍 뮤직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라고 소개했다. 다만 어떤 곡이 있는지 알려 달라는 말에는 "19금 곡들이 있어서"라고 대답을 피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 밖에도 백호는 솔로 데뷔에 나서게 된 소감과 각오 등 다채로운 이야기를 들려줬다. 아래는 백호와의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전문이다.
Q. 솔로 앨범을 발매하게 된 소감
사실 기대가 된다. 긴장되거나 걱정되는 그런 느낌은 없다. 편안한 느낌이라 빨리 발매 됐으면 좋겠다. (왜 기대가 되는지?) 앨범 제작 과정에서는 욕심도 나고 부담도 되고 그런 것이 있었는데, 완성되고 트랙을 순서대로 들어보고, 콘텐츠를 하나씩 오픈하는 상황이 되니까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드는 작업물이 나온 것 같다. 그래서 걱정되는 감정이 좀 사라지고 평온한 상태가 된 것 같다.
Q. 솔로 앨범을 통해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지
이번 앨범이 '절대영도'라는 뜻인데, 모든 에너지의 움직임이 0이 된다고 들었다. 제 지금 상황을 직, 간접적으로 가장 잘 담아냈다고 생각했다. 좀 더 제 취향이 많이 들어있는 앨범이 될 것 같고, 최대한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작업했다. (A부터 Z까지 모두 담았다고 하던데) 진짜 많은 것을 담으려고 했다. 하지만 Z까지 다 보여준 것은 아니다. 다음에 또 앨범을 내야 한다.
Q. '절대영도'가 마찰이 없는 상태라고 하는데, 활동하면서 마찰을 겪은 적이 없었는지
딱히 없었던 것 같다. 활동하면서 힘들었던 것은 처음 데뷔를 했을 때는 마냥 잘 될 줄 알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설 수 있는 무대가 줄어드는 것이 보였고, 제 앞의 관객이 줄어드는 것이 느껴졌다. 저 자신과의 마찰이었다. 내가 제대로 못 하나 그런 부분들은 있지만, 누군가와의 마찰이나 그런 것은 크게 없었던 것 같다.
Q. 첫 솔로 앨범 작업인데, 어려움은 없었는지
작업하는 방식에서 차이가 조금 있었다. 뉴이스트의 경우 짜여진 세계관이 있었고, 그 세계관을 어떻게 재미있게 담아낼 수 있을까에 맞춰 작업을 했다면 이번 앨범 같은 경우는 말씀드린 것처럼 제 취향에 집중을 많이 했다. 곡 작업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한 소절도 못 쓰고 3~4일 이상을 아무 것도 못 했다. 막막하기도 하고 그런 느낌이었는데, 첫 곡을 작업하고는 나머지 곡들은 수월하게 풀린 느낌이다.
Q. 뉴이스트 곡을 작업할 때와 어떤 부분이 특히 달랐는지
저 한 사람의 목소리로 3~4분을 채워야 한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특히 엔지니어링 부분에서 큰 차이가 있었다. 이번에는 퍼포먼스가 있는 상태에서 들어도 노래가 잘 들릴 수 있게, 그냥 내가 다른 일을 하면서 길거리를 지나다니고 흘러들어도 잘 들릴 수 있도록 했다. (직접 마스터링 작업도?) 제가 마스터링을 하지는 않고, 수정 사항을 계속 이야기한다. 이번에 수정사항이 많았어서 같이 믹스해 준 분들께서 고생을 많이 했다.
Q. 혼자 퍼포먼스를 완성하는 것에서는 어려움은 없었는지
사실 그런 질문들을 많이 받는데, 그런 부분은 크게 없다. 다섯 명이 부르던 곡을 혼자 하게 된다면 그런 것을 느끼겠지만, 이 노래는 제가 애초에 혼자 하려고 만든 곡으로 설계가 되어 있다. 그래서 큰 어려움은 없었다.
Q. 앨범 키워드를 '온도'로 정한 이유
감정 변화를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매개체가 무엇일까 생각하다가 내 감정 변화를 온도 변화로 나타내면 어떨까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키워드를 설정했고, 곡의 트랙 순서대로 들으면 여러 감정을 느낄 수 있다. 그런 부분들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키워드가 이미지나, 또 청각적으로도 잘 만족시켜주는 단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백호의 온도는?) 지금은 99도다. 내일(12일)이 되면 100도가 되어 끓을 것 같다.
Q. 이번 앨범에 담은 백호의 음악적 취향은
최대한 많은 장르를 들려드리고 싶었다. 제 목소리로 다양한 곡을 채우고 싶었따. 어떻게 해야 제대로 들려드릴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김준원이나 Sik-K 씨 등 실제로 해당 장르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뮤지션과 협업을 하면 제가 그 장르에 대해 좀 더 진하게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피처링을 요청하기도 했다. 고민 없이 수락해주시고 함께 작업해주셔서 더 마음에 드는 앨범이 완성된 것 같다. (이러한 장르에 원래 관심이 있었는지?) 김준원 씨가 피처링한 곡의 경우 원래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께는 레트로한 장르다. 근데 요즘 음악을 듣는 분들께는 최근의 음원 시장 주류기도 하다. 어떤 분들에게는 레트로가 되고, 또 누군가에는 트렌디한 그런 곡들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Q. 범주와의 작업은 어땠는지
원래 사적으로도 정말 편한 사이다. 저보다도 저에 대해 잘 기억하고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완전 객관적일 수 없는데, 계범주라는 사람은 가장 최측근으로 사적인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라, 제가 던진 이야기를 음악적 영감으로 바꿔준다. 서로에게 좋은 페이스메이커가 됐다. 둘이 약간 성격이 비슷한데, 성향이 달라서 잘 맞는 것 같다. 둘 다 기분파라는 점은 비슷한데, 범주 형은 계획적이고 저는 계획적이지 않은 곳에서 오는 낭만을 추구한다. 그런 빈틈을 서로 채워주는 것 같다. 작업하는 방식도 조금 다르다. 저는 좀 더 기분에 열중하는 타입이라 이걸 표현하고 싶다는 마음을 전하면 형이 음악적으로 고민을 해준다. 서로의 생각을 서로가 명확하게 만들어준다.
Q. 최근 뮤지컬에서도 데뷔를 했는데
그때 가수들이 설 수 있는 무대가 얼마 없었을 때였다. 저는 무대에서 관객들과 호흡하는 것이 제일 하고 싶은데, 그게 뮤지컬이었다. 처음으로 접해서 하게 되었는데, 그 덕분에 또 시야가 열린 것 같다. 어쩌다 보니 연달아 세 개를 하게 됐는데, 하면서 정말 재미있었다. 힘든 점도 물론 잊지만, 잊을 수 없는 경험이다. 지금은 앨범 활동을 하는 시간이 왔지만, 상황이 잘 맞고 저에게 잘 맞는 역할이 있다면 다음에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Q. 다양한 활동을 보여줬는데, 지난 10년을 돌아보면 어떤지
10년이라는 시간이 잘 체감은 안 된다. 정말 긴 것 같은데, 짧기도 하다. 어느 정도의 볼륨을 가진 시간인지 정확히 체감이 안 되는 그런 느낌이다. 그동안의 10년이 저한테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고, 앞으로의 10년이 궁금해진다. 지금처럼 소중하게 여기며 살고 싶다.
Q. 활동을 기다려준 팬들에게
팬들은 되게 오래 기다려주셨고, 지금도 정말 긴장하면서 기다리는 분들도 계실거다. 저는 그런 것 없이 빨리 들려드리고 싶은 마음 뿐이다. 개인적으로 자신이 있는 앨범이 나온 것 같아서 뿌듯하다. 이 앨범을 어떻게 들어달라는 말보다는, 그저 자유롭게 들어주셨으면 좋겠다.
글 에디터 하나영 / han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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