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오 인터뷰 / 사진: 맨오브크리에이션 제공
강태오가 데뷔 이래 최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9년 만에 찾아온 대표작으로 인지도를 높였을 뿐만 아니라 여기저기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편견 없이 영우(박은빈)을 사랑하는 송무팀 직원 '이준호'로 분한 그는, 특유의 듬직한 매력과 '대형견 미'까지 장착한 채 뭇 여성들의 마음을 녹였다.
강태오는 작품 종영 후 진행된 인터뷰에서도 솔직한 입담으로 분위기를 이끌며 매력을 뽐냈다.
Q. '우영우'로 대박을 터트렸는데, 소감이 어떤가. 입대 전에 대표작을 쓰게 돼서 기쁠 것 같기도 하다.일단 너무 감사한 시간이다. 지인들에게도 연락이 많이 오고, 가장 좋은 건 가족들이 좋아한다는 거다.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기회가 되면, 잠시 쉬었다가 와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입대는 아직 실감이 안 나는 것 같다. 아직 영장이 날아오지 않아서 매일 집에 갈 때마다 우편물을 확인한다. 다행히 어제, 오늘은 안 왔다. 내일 올지도 모르겠다.(웃음) 이때 군대에 가서 아쉽지 않냐고 묻는 분들도 많으신데, 저도 이 정도로 잘 될 줄은 몰라서 깜짝 올라고 있고, 어쩄든 아주 감사한 일이니 작품이 잘 된 상태에서 행복한 마음으로 편하게 갈 수 있다는 게 좋은 것 같기도 하다. 안 좋게 생각하면 믿도 끝도 없이 아쉬우니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다녀오려고 한다.
Q. 이준호는 우영우와 친구들, 동료들에게는 부드러운 사람이다. 특히 우영우와의 로맨스 신에서는 이준호의 따뜻한 심성이 더욱 두드러지는데, 실제 강태오와 이준호 사이에 닮은 점도 있을까.저는 그냥 남들 같은 보편적인 성격 같다. 상남자까지는 아니다. 준호는 워낙 판타지적인 인물이지 않나. 감히 따라갈 엄두가 안 나는 친구다. 섬세한 면도 있지 않나. 저도 나름대로는 섬세하다고 생각하는데 준호에게는 따라가지 못한다. 하지만 준호만큼이나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럴 수는 있다. 하하. 이런 말 할 때마다 민망하지만,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의 그런 정신은 같지 않나 싶다.
Q. 이준호 역을 통해 '국민 섭섭남'이라는 수식어를 얻지 않았나. 소감이 어떤가.전혀 반응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을 못 했다. 대본을 보고 입맞춤하는 신이 있으면 그 신은 화제가 되겠구나 예상했지만, '섭섭한데요' 부분은 꿈에도 생각을 못 했다. 그냥 촬영한 건데 그 부분에서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실 줄 몰랐다. 저희가 사전제작이어서 그런 반응을 노리고 다른 '섭섭해요' 신이 나오거나 촬영한 건 아니었다.
사실 되게 신경을 많이 썼다. 감정선의 결이 살짝만 달라져도 영우에게는 무서워 보일 수도 있고 그래서 매 테이크 여러 번 가서 가장 괜찮은 걸 써주신 것 같다.
Q. 준호와 영우의 복도 키스신에서는 소화하기 힘든 대사들이 오가기도 했다. 현장에서는 어땠나.사실 입맞춤할 때 누가 그렇게 얘기하겠나. 입을 살짝 벌리고 눈을 감으라고 말하니까 되게 낯설었다. 준호가 이런 말을 하면 어떻게 표현해야 담백하게, 거부감 들지 않게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다. 최종적으로는 현장에서 은빈 누나하고 호흡을 맞추고 분위기를 느끼면서 하자고 결론을 내렸다. 대본을 봤을 때는 '이빨을 부딪히는 게 맞는 겁니까' 그런 부분이 되게 놀라웠다. 표현이 신선하기는 했다. 어색하면서도 낯선데 쑥스러움을 표현하려고 했다.
Q. 준호가 어금니를 꽉 무는 그런 부분도 일부러 의도했던 건가?어금니는 제가 의도한 게 맞는데 생각보다 이렇게 잘 보일 줄은 몰라서 당황했다. 준호의 표현이 직설적이지 않다 보니 내적인 감정은 많다는 걸 표현하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생각하다가 어금니를 깨물면 살짝 볼이 그을려 보이면서 괜찮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설레거나 충격을 받거나 극적인 감정을 받을 때 깨물었는데 생각보다 제 턱 근육이 발달이 잘 되어 있더라. 방송을 보니까 너무 잘 보여서 조절을 잘 못한 것 같아 아쉬웠다.
Q.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인물과의 로맨스를 소화해야 했다. 준호 캐릭터를 소화하면서 가장 신경을 많이 쓴 부분이지 않을까 싶다.우리 드라마가 자폐스펙트럼과 천재성을 가진 변호사의 성장을 다룬 드라마지 않나. 준호는 영우가 성장하는 데 있어서 사랑에 대한 포인트를 담는 인물이다. 그런 부분에서는 자폐를 가졌다는 부분이 매회 나와서 딱히 크게 중점을 두지는 않았다. 중점을 둔 부분이라고 하면 2회에 준호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영우를 보고 반한 것, 법정에서의 모습을 리스펙트 하면서 호기심이 이성적인 감적으로 차곡차곡 쌓여가는 그 결에 집중했다. 조심스럽거나 기존과 달려져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딱히 고민하지 않았다.
우선은 준호에게는 자기가 해내지 못한 변호사 일이라는 걸 우영우라는 사람이 해낸 거지 않나. 그런 모습들이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 것 같다. 그러다가 웨딩드레스에서 뻑 가고 게임 오버가 된 거다.(웃음)
Q. 기억에 남는 신, 비하인드가 있나.준호와 영우가 이별하는 신에서는 걱정이 된 부분도 있었다. 준호의 처음 보는 모습이 나오지 않나. 그 부분이 되게 의외의 모습이다 보니 부정적으로 표현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한편으로는 준호도 사람이고 감정이 있고 그만큼 영우를 사랑하니까 서운한 감정이 들 수 있지 않아 싶었다. 오죽 답답하고 사랑했으면 그런 반응이 나왔을까 하는 생각으로 납득이 됐다. 소리를 지르되 무서워 보이거나 위협을 가하려는 느낌보다는 '내 마음 좀 알아줘요'하는, 호소하는 느낌으로 표현하려고 했다.
Q. 실제라면 준호 같은 사랑을 선택할 수 있을 것 같나.자폐스펙트럼 장애니까, 혹은 아니니까를 나누기보다는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 무엇인가가 중요한 것 같다. 영우의 귀여운 모습, 아름다움이 준호에게는 매력으로 다가온 거지 않나. 취향과 가치관의 차이일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Q. 그렇다면 실제 강태오의 이상형 취향은 어떤가.저는 어릴 적부터 실제 이상형이 딱 정해져 있지는 않았다. 제가 좋아했던 이성 친구들도 딱 어디가 예뻐서 라기보다는 그냥 눈길이 많이 가는 친구들이었다. 그런 거 아시지 않나.(웃음) 왜 눈길이 가는지 이유는 모르겠다. 제 지인들도 인정했다. 제가 만난 여성분들 사이에 공통점이 없다고. 저는 촉이 있는 것 같다. '왠지 나 저 여자 좋아할 것 같아' 하는 그런 기운이 있지 않나 싶다.
Q. 현장에서 '한바다즈'와의 호흡도 무척 좋아 보였는데.은빈 누나는 대선배님이시다. 같이 신을 찍을 때도 '여기서 이렇게 준호가 다가오면 되게 좋을 것 같은데. 몇 번째 테이크 때 이 눈빛 좋았어' 하면서 되게 솔직하게 말씀해 주신다. 솔직한 피드백이 있어서 장면이 더 풍성하게 나온 것 같다. 확실히 많은 도움이 됐다.
(강기영 배우가 인터뷰에서 강태오 배우가 보호 본능을 자극하는 지점이 있다고 했는데.) 전 되게 듬직한 스타일이라고 생각했는데, 기영이 형이 왜 그러셨을까 싶다. 하하. 현장에서 종혁이 형도 그렇고 수연 누나도 그렇고 저를 친동생처럼 잘 대해주셨다. 그래서 그런가 저를 우쭈쭈해주시기도 했다. 제가 허당미가 있다는 건 크나큰 오해다. 저는 그렇지 않다. 나름대로 계획도 잘 실천하는 사람이고, 매사에 진지한 편이다.
현장에서 우르르 있을 때는 분위기가 정말 화기애애하고 좋다. 어떤 때는 '우리 조용히 좀 하자'할 정도로 시끄러웠다. 초반에는 코로나19가 심해서 따로 모이거나 하면서 친해질 기회가 없었는데 지방 촬영도 많다 보니 기회의 장이 생겨서 많이 친해졌다. 스티커 사진도 찍고 노래방도 가면서 많이 돈독해진 것 같다.
Q.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대표작을 쓰지 않았나. 작품 참여 전과 후 스스로 달라진 점이 있다면?물론 지금도 성실하고 정직하게 잘 살아야겠다는 마음도 있지만, 앞으로는 더 신중하고 행동에 있어서 많은 생각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많은 사랑해 주신다는 거니까 발전하라는 채찍질이라고 느끼기도 했다. 일종의 경각심인 것 같다. 스스로 '너를 보는 사람이 많으니까. 똑바로 해!'라는 말을 하게 된 것 같다.
한편으로는 무섭기도 하다. 시민분들께서도 많이 봐주시더라. 정말 감사하지만 행동 하나하나 의식을 해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래서 어찌 보면 강태오라는 사람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됐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하고 있다.
Q. 군에 다녀오면 30대 배우가 되지 않나. 어떤 30대를 꿈꾸고 있나.아직까지 30대에는 이렇게 살아야지 하며 꿈꾼 건 없고, 그냥 다녀와서도 20대 청춘의 마음으로 쭉 살고 싶다. 그냥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복귀작에 대해서는 아직 디테일하게 결정된 건 아니지만, 기회가 되면 저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시즌2를 정말 정말 하고 싶다. 복귀하자마자 찍게 될지, 찍을지 안 찍을지도 구체적으로 나온 게 아니라서 상황을 봐야겠지만, 기회가 되면 시즌2를 정말 하고 싶다.
글 에디터 이우정 / lwjjane864@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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