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베르만' 조보아 "숏컷·능동캐? 변화에 갈증 느꼈죠"[인터뷰]
기사입력 : 2022.05.16 오후 4:30
조보아 인터뷰 / 사진: 키이스트 제공

조보아 인터뷰 / 사진: 키이스트 제공


커다란 눈동자에 비타민처럼 상큼함이 가득한 미소. 사랑스러움이 충만한 아우라. 배우 조보아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다. 그런 그가 '군검사 도베르만'에서 기존 이미지를 아예 잊게 만들 정도로 색다른 변신을 선보였다. 화장기 없는 수수한 얼굴에 꾸밈없는 숏컷, 게다가 딱딱하기 그지없는 말투까지. 그간 여러 매체에서 보여진 여성 군인의 모습 중에서도 가장 FM적인 캐릭터로 이미지 변신에 나섰다.

극 중 조보아는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에 연루된 이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군검사가 된 '차우인' 역을 맡았다. 정의롭고, 할 말은 하는 차우인에겐 비밀이 있다. 불법적인 일을 해야 할 땐 빨간 가발을 쓰고 나타난다.

조보아는 기존의 모습과 대척점에 있는 인물을 연기한데다, 본캐-부캐 활약까지 담은 새로운 캐릭터를 표현했다. 그런 조보아와 작품 종영 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마주 앉았다. 작품을 마친 조보아는 본연의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취재진을 맞았다.

Q. 처음으로 숏컷으로 변신한 것 같다. 군인 캐릭터였어도 긴 머리를 묶을 수도 있었을 텐데, 숏컷에 도전한 이유가 궁금하다.

기존에 저라는 긴 머리의 조보아에 대한 이미지가 강한 것 같았어요. 많은 변신이 필요한 캐릭터인데 혹시나 (작품에선) 이질감이 느껴질까 봐 걱정했거든요. 그런 점 때문에 확실한 변화가 필요하겠다 싶었어요. '누구야? 처음 보는 사람인데' 하는 정도로 이미지가 달라졌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있었어요.

대본을 처음 봤을 때 단발도 아니고 무조건 숏컷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작가님, 감독님을 만나 뵀는데 두 분 다 같은 의견이셨고요. 거기서부터 합이 딱 맞았던 것 같아요. 저뿐만이 아니라 오연수 선배님도 숏컷으로 자르시고, 보조 출연해 주시는 배우분들도 작품을 위해서 다 머리를 미셨어요.

Q. 포털사이트에 이름을 검색하면 '조보아 숏컷'이 연관 검색어로 뜨더라. 숏컷에 대한 주변 반응은 어땠나?

솔직히 처음에는 다들 '어?'하는 반응이었어요.(웃음) 숏컷에 대한 긍정적인 말보다 '시원하게 잘랐네' 정도의 반응이었는데, 막상 군복을 입으니까 숏컷이 매칭이 잘 돼서 이질감이 덜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사진: tvN 제공

사진: tvN 제공

Q. 군인 캐릭터가 처음인데다 군인 특유의 말투나 애티튜드를 익히는 것도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애티튜드나 말투, 그리고 상사 앞에서 해야 하는 정해진 행동들을 저는 전혀 모르잖아요. 그래서 고민을 했는데 주변에 자문을 구할 곳이 너무 많은 거예요.(웃음) 상대 배우부터 시작해서 모든 촬영 스태프들이 다 군필이다 보니까 촬영하면서도 많이 물어보면서 했어요. 처음에는 '다나까' 말투도 정말 어색했는데 이제는 편해졌어요. 군대에 가보지를 않아서 몰랐던 것들도 새롭게 알게 됐고요.

Q. '차우인'은 그동안 조보아가 보여준 캐릭터와 완전히 다른 매력을 가진 역할이었다. 어떤 매력에 끌렸나.

우인이는 되게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인물이에요. 그런 점에 매력을 많이 받았어요. 예전에 제가 연기한 캐릭터들은 남자들에게 의지하는 역할이었다면, 이번에는 우인이가 주체적으로 악을 처단하고 액션을 취할 수 있는 게 되게 좋았어요. 꼭 해보고 싶었던 액션 신이라 마음도 더 갔고요.

Q. 이번 작품에서는 제대로 된 액션도 선보였다. 액션 준비는 어떻게 했나. 만족도도 궁금하다.

액션 스쿨을 3개월 정도 다녔어요. 헬스도 다녔고요. 3개월 배우고 액션 신을 하기에는 쉽지 않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30% 정도 아쉬움이 있어요. 그나마 마지막쯤 했던 액션이 조금 마음에 들고, 초반에는 아쉬움이 많았죠. 다음에 하면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액션 하면서 좋았던 게, 저는 맞을 일이 별로 없었어요.(웃음) 공격하는 것밖에 없어서 편했거든요. 듣기로는 맞는 게 더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이번엔 쉬운 액션을 한 것 같아요. 다음에는 더 복합적인, 리얼리티가 섞인 액션에도 도전해 보고 싶어요.

Q. 군검사 차우인은 '부캐' 레드우인으로서 활약을 펼치기도 했다. 한 작품에서 각기 다른 매력의 캐릭터를 소화했는데 차별화를 둔 부분이 있었나.

빨간 머리로 나왔을 때, 부캐와 본캐를 정반대 이미지로 차별화를 두려고 했어요. 평소엔 군복만 입고 틀에 박혀있어야 했다면, 외부 활동을 할 때는 가죽 옷에 치마도 입고 힐도 신고도 액션을 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말투나 성격까지도 다르게 표현하려고 노력했고요.

Q. 조련사-사냥개 케미를 선보인 상대역 안보현과의 호흡도 궁금하다.

(오빠와) 실제로 사이가 좋았던 만큼 작품에서도 좋게 보였던 것 같아요. 처음 만난 순간부터 보현 오빠가 분위기가 편하게 리드를 해주시고, 현장에서도 배려를 많이 해주셨어요. 서로 믿고 의지하는 부분이 커지다 보니 시너지가 났던 것 같아요. 현장이 편해야 재미가 있고 작품과 캐릭터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데, 오빠 덕에 최고의 현장이었던 것 같아요.

오빠랑 커플 화보도 찍었는데, 이번에 촬영하면서 너무 좋은 상대 배우로 기억에 남았어요. 꼭 로맨스가 아니더라도 또 한 번 꼭 다시 만나고 싶은 분이에요. 정말 착하고 배려가 많고, 배우뿐만 아니라 스태프분들께 하는 태도도 존경할 점이 많아요. 개인적으로 봤을 때 정말 다재다능한 배우이신 것 같아요. 나중에 또 만나면 더 좋은 시너지가 있지 않을까요?

Q. 조보아, 안보현 배우는 워낙 로맨스 장인으로 통하지 않나. 이번 작품에서는 로맨스 신이 많지 않았는데 아쉬움은 없었나.

저도 그렇고 감독님, 작가님과도 같이 이야기가 된 건, 이 작품은 확실하게 에피소드 중심이고 군대에 대해 보여줘야 하는 부분이 많았어요. 여기에 로맨스가 자칫 잘못 끼어들었다가는 목적이 흐려질 수 있겠다는 의견이 있어서 한 회에 한 번씩 톡톡 로맨스가 들어간 거였죠.

Q. 극 중 대선배 오연수와 대척점에 선 캐릭터를 연기해야 했다. 오연수와의 현장은 어땠나.

슛 들어가기 전에는 선배님과 하하 호호하면서 가벼운 이야기하다가 딱 촬영 들어가면 선배님께서 노화영 사단장이 되어 있으시더라고요. 덕분에 저도 몰입하기가 편했어요. 특히 제가 준비하지 못한 것까지 끌어내주시는 내공이 있으셔서 너무 재밌게 촬영했고요. 이번에는 이렇게 만났지만, 다른 현장에서는 선배님과 친한 역할로 나올 수 있으면 정말 좋겠어요.

Q. 이번 작품으로 색다른 모습을 보여줬는데 이미지 변신에 대한 갈증이 있었던 건가.

무의식중에 그런 갈증을 느껴왔던 것 같아요. 변화하는 것에 대해서요. 비슷한 캐릭터를 해오다 보니까 계속 도전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고, 이번 작품이 진지했다면 바로 다음 작품은 또 밝을 걸 하면서 아예 다른 모습을 (대중들께) 보여드리고 싶다는 욕심도 있어요.

Q. 올해로 벌써 데뷔한지 10년이다. 소감이 어떤가.

인생이 백 개의 계단이라면, 매년 한 계단씩 올라가고 있는 느낌이 들어요. 배우로서 저는 이제 10층 정도 오른 거고, 아직도 올라갈 길이 90층이 남은 거죠. 꾸준히 조금씩은 딛고 올라가고 있는 중인 것 같아요. 더디지만 매 순간 열심히 작품을 하면서 조금씩 성장해가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이제는 주인공으로서의 여유라기보다는 사람 자체로 여유가 생겼어요. 서른이 넘어가면서 예전에는 그냥 넘어가지 못한 것들, 욕심이 투 머치했던 부분이 있었다면, 지금은 적절하려고 노력하고 스스로도 조금 힘을 빼게끔 리마인드하는 여유가 생겼어요. 많은 사람을 만나고 일을 하면서 할 수 있다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자는 확신이 생겼고요.

Q. '군검사 도베르만'은 조보아의 연기 인생에 어떤 의미인지, 또 앞으로는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가.

이번 작품은 제 30대의 시작과 함께한 작품이에요. 이전까지는 철부지, 어린 역할을 해왔다면 이번에는 진짜 제대로 성숙한 어른 연기를 처음으로 시도한 것 같아요. 아직 많이 미숙하지만 이 작품을 통해서 또 다른 배우의 모습을 보여준 것 같아요. 새로운 시각의 막이 열린 느낌이에요.

저 영화가 너무 하고 싶어요. 한 번 찍어봤는데 저에게 깊게 박힐 정도로 좋은 추억이었거든요. 다른 결의 영화 현장을 느껴보고 싶고 더 많은 연기 활동에 도전해 보고 싶어요. 연기는 아직도 너무 어렵지만요.(웃음)

글 에디터 이우정 / lwjjane864@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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