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꽃달' 이혜리 "국내에 예쁜 곳 정말 많아…사극 촬영의 좋은 점"
기사입력 : 2022.02.26 오전 8:00
사진: 크리에이티브그룹아이엔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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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리가 '꽃 피면 달 생각하고'에 대한 애정을 전했다.


지난 22일 KBS 2TV 월화드라마 '꽃 피면 달 생각하고'가 종영했다. 역사상 가장 강력한 금주령의 시대, 밀주꾼을 단속하는 원칙주의 감찰과 술을 빚어 인생을 바꿔보려는 밀주꾼 여인의 '아술아술' 추격 로맨스 '꽃 피면 달 생각하고'에서 이혜리는 생계형 밀주꾼 '강로서'로 분했다.


'술'을 빼놓을 수 없는 드라마다. 이혜리가 생각하는 '술'은 무슨 의미인지 묻자 "로서와 비슷하게 긍정적인 입장이다"라며 "가까이 하고 싶은 사람과 더 가깝게 만들어주는 매개체가 되기도 하고, 특별한 날은 더 특별하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속상한 일이 있을 때는 나아지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 그래서 술을 좋아하는데 반전은 잘 못 마신다"라고 말했다.


한 잔만 마셔도 얼굴이 빨개진다며 이혜리는 그럼에도 술을 좋아한다며 "요즘에는 화이트 와인이 좋아서 식사하거나 어디 자리에 갔을 때 한 잔씩 마신다"라고 덧붙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 역시 술에 대한 생각을 전하는 장면이다. 이혜리는 "남영(유승호)을 묶어두고, 이표(변우석)와 술을 마시며 하는 대사가 있다. 술이 누군가에게는 밥도 되고, 따뜻한 벗도 되어준다고 아버지가 이야기해준 술의 좋은 점을 말하는데, 여러가지를 표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로서가 술을 생각하는 마음, 금주령에 대한 의아함을 느끼며 남영 역시 변화가 있을 것 같아 잘 준비하고 싶었다"라고 돌아봤다.


술을 이야기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안주다. 작품을 촬영하며 실제로 술을 마시지는 못했겠지만, 혜리는 음식만큼은 다양하게 즐기는 모습을 보여줬다. 자신의 개인 유튜브 채널에 먹방 브이로그 영상을 올린 것. 가장 기억에 남는 음식을 묻자 고민도 없이 "백숙이 진짜 맛있었어요"라며 "먹는 얘기를 하니까 목소리가 커지는 것 같다. 어디 다닐 때 먹는 것을 되게 중요하게 생각해서 맛집을 많이 찾아다녔는데, 백숙이 너무 맛있었다"라고 답했다.


여러 장소를 다닌 덕분에 여러 맛집을 찾을 수 있었다. 기억에 남는 촬영지가 있는지 묻자 "사극하면서 좋은 점이 그거 같아요"라며 "국내에 정말 예쁜 곳이 많다. 이런 곳을 어떻게 찾았지 싶을 정도였다. 첫 등장하는 신을 촬영한 하동은 다시 가보고 싶다. 촬영을 하며 보통 쉬는 시간에 간식 먹거나 잠을 자는 편인데, 그때 날씨가 정말 좋아서 산책을 많이 다녔다. 예쁜 카페도 많고 뷰가 정말 좋았다. 그런 것들을 보고 다니면서 촬영을 하러 온건지, 놀러 온건지 이런 생각이 들 정도였다. 덕분에 그때의 장면들도 좋은 컨디션으로 찍을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아래는 인터뷰 내용을 일문일답으로 구성한 전문이다.


Q. 작품을 마친 소감


정말 더울 때부터 추울 때까지 열심히 찍은 드라마라 실감이 안 난다. 많은 분들이 즐겁게 같이 울고 웃으며 봐주셔서 감사한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


Q. '꽃 피면 달 생각하고'를 선택한 이유?


처음 읽었을 때 소재가 너무 신선했어요. 이런 일도 있었구나 하면서 시나리오를 순식간에 읽었던 것 같다. 뒷이야기가 궁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극의 재미와 캐릭터의 매력이 비슷할 때 드라마를 선택하는데, 꽃달은 이러한 밸런스가 잘 맞아서 하고 싶었다.


Q. 첫 사극 드라마였는데?


굉장히 베테랑인 유승호 선배님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든든한 기분이 컸다. 처음에 조언도 구하고 하면서 자신감도 얻고, 감독님도 많이 도와주시고, 같이 하는 동료들도 도와주셔서 잘 만들어주셨던 것 같다. 크게 어렵지는 않았던 것 같다. 즐거운 현장이었다.


- 유승호가 어떤 도움을 줬는지?


저희가 초반에 리딩을 하고 미팅을 하면서 사극 연기, 연기적인 것에 대한 고민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극 연기는 이렇고 사극을 할 때는 이런 식으로, 구체적인 그런 팁을 주셨으면 오히려 걱정이 컸을 것 같은데, 그런 것 보다는 제가 자신있게 할 수 있는 말을 해줬다. 저를 객관적으로 봤을 때의 장점을 많이 (이야기) 해주셔서 자신감을 갖고 했던 것 같다.


 Q. 영화 '물괴'를 통해 사극에 도전한 적이 있는데, 그때의 경험이 도움이 됐는지?


장르도 굉장히 다르고, 캐릭터도 달라서 겹치는 부분은 많이 없었다. 사극에 초점을 맞추고 연기를 하기 보다는 인물이 가진 감정과 인물이 가진 의도와 어떤 것을 해내고 싶은지가 중요한 것 같아서 그런 것에 대해 생각했다.


Q. 유승호 배우와 케미가 좋았다고 했는데,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단속이 심해졌을 때 로서가 술을 마시고 담넘고 남영이에게 딱 걸리는 장면이 있다. 이후 로서는 삐진다. 남영이는 다른 이유가 있었죠. 호랑이 인형 때문인데 로서는 오해를 한거죠. 왜 나를 여기에 가둬두고 밖에만 다니는지, 왜 날 피하는지, 내가 범법자라 그런건지, 그때서야 솔직한 사랑싸움을 하는 신이었는데 그 다음에 화해하는 과정이 되게 귀여웠다. 꽃을 들고 오는 것부터 귀여운거에요. 그때부터 이미 로서가 풀렸어. 남영이가 꽃을 들고오면서부터 풀렸다. 그때부터 귀엽게 보이지 않았나 생각한다.


Q. 유승호와 로맨스 케미를 점수로 준다면?


로맨스가 정말 애틋하고 사랑하는 마음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처음에 남영이랑 로서가 '얘는 뭐하는 애지?' 느낌으로 만나서 더 재미있었다. 그리고 그것들이 뭔가 서로에게 자신이 없는 모습을 발견하고, 자기가 갖춰지지 않은 것을 해가는 모습들이 좋았던 것 같아서 별 다섯개 중에 4개 반 정도 주고 싶다.


Q. 연기력 호평이 많았는데, 어떻게 준비했는지?


로서라는 인물이 이 시대에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틀에 얽매이지 않는 인물이라고 생각해서 그런 것을 잘 표현하고 싶었다. 또, 양반인데도 불구하고 느끼기에 소탈한 면이 많은 인물이다. 솔직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런 것에 중점을 두고 생각하니 표현에 어려움은 없었다.


- 어려웠던 부분은 없었는지?


이런 시대를 제가 겪어보지는 못했잖아요. 로서라는 인물이 무언가의 벽에 부딪히면서 늘 성장해가는 과정에서 대리만족을 느꼈고, 공감했지만  이렇게 해도 시청자들이 같이 공감해 주실까 납득이 될까가 어려웠다. 저는 로서라는 인물에 대해 이해가 됐고 이 인물이 하는 행동이 올바른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금주령이라는 시대적 배경에서는 범법을 저지르는 것이다. 어떻게 설득력있게 전할 수 있을까가 제일 어려웠던 것 같은데, 표현할 수 있어서 좋았다.


Q. '꽃 피면 달 생각하고' 강로서와 이혜리의 싱크로율은?


먼저 로서와 다른 점을 꼽자면, 제가 생각만 하는 것들을 로서는 행동으로 하는 인물인 것 같아요. 생각을 몸으로 표현하고, 실제로 행하는 그런 것이 멋있다고 생각했다. 또 로서는 불의를 못 참는다. 자기 생각에 어긋나는 것도 못참는데, 그렇다고 고집을 부리는 것은 아니다. 융통성이 있으면서 행동력이 있는 인물이라 그런 것을 배우고 싶었다. 닮은 점은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는 인물이라는 것과, 내가 생각할때 이게 맞나 고찰하는 것이 닮았다. 로서가 그런 가치관을 갖기 위해서 여러 고찰이 있었을 것 같다.


Q. '꽃 피면 달 생각하고'를 선택할 때 어떤 목표를 세웠고, 그 목표를 이뤘는지?


목표로 세운 것은 로서가 가진 좋은 점을 잘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제일 컸다. 제가 보기에 너무 매력적인 캐릭터니까 이 매력을 어떻게 하면 잘 보여드릴 수 있을까가 큰 목표였는데, 목표를 이뤘다고 하기에는 아쉬운 부분도 있다. 그것들을 잘 채워가면서, 앞으로 더 잘하고 싶은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Q. 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자로서 성장한 부분이 있다면?


좀 더 잘 해내고 싶다는 마음이 더 많이 생겼다. 이 작품을 통해서 어떻게 하면 더 매력적으로, 효과적으로 보일까, 어떻게 인물의 말을 표현할 수 있을까를 조금 더 고민을 했던 것 같다. 로서가 슬프면 저도 슬프고 로서가 행복하길 바랐고,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었다.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고, 그래서 로서가 고맙게 느껴질 것 같아요.


Q. '꽃 피면 달 생각하고'가 어떤 작품으로 남을 것 같은지?


한 단어로 정의하기가 어려운데, 고마운 작품이다., 같이 촬영한 배우, 스태프, 감독님, 작가님, 다 너무 고생도 많이 하셨다. 이 작품 안에서 사람들이 너무 애써줬기 때문에 저는 크게 한 것이 없는것 같다. 고마운 사람이 많은, 고마운 작품이다. 행복했던 그런 것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Q. 배우로서 쉼없는 활동 중이다. 작품 선택 기준이 있다면?


보시는 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작품과 캐릭터를 하고 싶다. 그게 가장 큰 요소인 것 같고, 보시면서 긍정적인 기분이 많이 드는 작품을 하고 싶은 것 같아요. 같이 웃고 같이 행복했으면 좋겠고, 슬플 때 같이 나누는 것이 제가 고르는 기준인 것 같다.


Q. 차기작은 결정된 것이 있는지?


아직 결정이 딱 된 것은 없고 많은 작품을 고심하고 있는 중인데 어떤 작품을 해서 여러분께 어떤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어떤 메시지를 드릴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 요즘 배우 친구들과 함께 스터디를 하고 있는데 재미가 있다. 이거 끝나면 현장으로 빨리가고 싶다는 마음이 있어서 올해 안에 결정할 것 같다.


글 에디터 하나영 / han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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