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BH 엔터테인먼트 제공
"왜 눈물이 나지. 제가 힘들었던 시기에 '해피 뉴 이어'를 선택했는데요. 이 작품은 촬영 전부터 개봉 시기가 정해져 있었어요. 빨리 이 시기가 오면 좋겠다고 촬영 하면서 기다렸던 것 같아요."
배우 한지민이 갑자기 나온 눈물에 당황하며 말을 이어갔다. "왜 눈물이 나지, 너무 죄송합니다"라며 연신 눈물을 훔쳤다. 영화 '해피 뉴 이어'가 한 해를 마무리하는 내용을 담았는데 올해 마무리하는 기분은 어떤지에 관한 질문에서였다.
사진 : 티빙, CJ ENM 제공
한지민이 선택한 영화 '해피 뉴 이어'는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호텔 엠로스를 찾은 사람들의 사랑 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엮어낸 작품. 한지민은 호텔 '엠로스'의 호텔 매니저 소진 역을 맡아 15년 동안이나 짝사랑한 친구 승효(김영광)가 영주(고성희)와 결혼한다는 소식에 충격을 받지만, 그의 결혼을 도와줄 수 밖에 없는 복잡한 감정선을 그려냈다.
승효의 결혼 소식을 알고도, 오래 간직한 마음을 하루 아침에 무너뜨릴 수 없는 소진의 모습은 배우 한지민을 만나 아름답게 그리고 사랑스럽게 담겼다. 한지민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영화를 선택할 때 이 말도 했어요. '미쓰백'이랑 '조제' 때 워낙 네추럴하게 나와서요. 이 영화에는 화장 좀 할 수 있겠는데?라고요"라며 웃었다.
"뒷 부분을 초반에 찍었어요. 그때 처음으로 소진의 솔직한 마음을 말하는 부분이라, 진심을 담으면서도 과하면 안되고, 마지막에는 축하도 건네야해서요. 다양한 복합적인 감정이 선을 부족하거나 넘치지 않게 하는게 저에겐 중요한 포인트였던 것 같아요. 첫 테이크를 감사하게 마음에 들어해주셨어요. 엘레베이터라는 공간도 도움이 된 것 같아요. 그런 작은 공간에서 얼굴이 아닌 앞을 보고 나즈막히 이야기를 전할 수 있어서 도움이 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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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민은 다양한 장르 속 영화 뿐만 아니라 넷플릭스 예능 '백스피릿' 등에서도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예전과는 다른 행보다. 과연 그 행보에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제가 20대만 해도 '미쓰백'같은 작품은 선택 못했겠다 싶어요. 같은 맥락에서 '내가 지금 못할 수 있는 것들을 내년, 내후년 나라면 할 수 있겠구나' 싶고요. 나란 사람을 규정하고 단정짓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나는 이런 사람이야 변하지 말아야지'가 강했는데 사람은 그 상황에 맞게 변해야하고 그게 나쁜 형태가 아니라면 변화에 익숙해지는 것들이 받아들여지기 시작한 것 같아요. 변하는 것이 그때마다 용기가 필요하지만요. 기대한 만큼 결과는 아니라도 용기를 낸 나의 모습이 이제는 마음에 들기 시작한 것 같아요.
"거창하게 이걸 시작하면 어떤 결과가 올까 생각하기보다, 그때의 내가 '이거 해보면 괜찮겠는데?'라는 생각을 해요. '백스피릿'같은 것도 OTT 프로그램이 생기다보니 자유로워진 것 같아요. 공중파라면 '술먹는 프로그램 괜찮을까' 더 망설였을텐데 이제는 변화하고 있어서 부담이 덜해진 것 같아요. 주변 회사 분들이 제가 망설일 때 잘 이야기해주세요. 여러 도움도 받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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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한지민에게 여러 기대감이 쏠린다. 한지민은 현재 '욘더'와 '우리들의 블루스'라는 두 작품을 동시에 촬영하고 있다. 이것 역시 예전의 한지민이라면 해내지 못했을 거라는 설명이다.
"사람 사는 이야기, 일상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을 선택한 것 같아요. '우리들의 블루스'에도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제주도의 한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라 모두가 주인공이고, 모두의 이야기가 따뜻하기도 하고 아프기도 한, 일상의 이야기거든요. 저는 처음으로 해녀 역을 하게 돼 부끄럽기도 한데요. 이 드라마 안에서 다른 모습을 표현하려고 하고 있어요. '욘더'는 미래 이야기에요.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제가 사람에 관심이 많아진 시기인 것 같아요.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얼굴 가득 담긴 미소로 때로는 마음이 담긴 눈물로, 인터뷰 질문 하나 하나를 곱씹으며 그 질문에 무게에 상관없이 꼼꼼하게 답했다. 그런 점에서는 참, 변함이 없다. 변화하고 있고, 또 변하지 않는 배우 한지민의 현재와 미래를 모두 응원하게 되는 이유다.
한편, 한지민이 열연한 영화 '해피 뉴 이어'는 극장과 국내 OTT 서비스 티빙(TVING)에서 동시에 공개돼 대중과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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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에디터 조명현 / midol1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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