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너닮사' 김재영 "'불륜남' 이미지로 남는 건가 걱정했지만…"
기사입력 : 2021.12.26 오전 8:00
김재영 인터뷰 / 사진: 포토 에디터 이대덕

김재영 인터뷰 / 사진: 포토 에디터 이대덕


김재영이 '너를 닮은 사람'을 통해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고현정과 신현빈, 최원영 등 내로라하는 연기파 배우들 사이에서도 눈에 띄는 존재감이었다. 더 깊어진 모습으로 돌아온 김재영을 작품 종영 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났다.

Q. '너를 닮은 사람' 마친 후에도 헤어스타일이 그대로다.

처음에는 머리를 붙여봤어요. 그랬는데 어색하더라고요. 제작진분들은 머리 긴 게 좋은 것 같다고 해주셔서 기르게 됐어요. 약간 적응이 되어 가는 것 같아요.

Q. 넷플릭스에 동시 공개됐는데, 방영 내내 오늘의 톱10에 꾸준히 올라있더라. 시청률도 높진 않지만 꾸준한 시청층을 유지했는데, 소감이 어떤가.

처음부터 기대감이 컸어요. 잘 되겠구나 싶었거든요. 고현정 선배님이 워낙 잘 된 작품들이 많으셔서 저도 내심 기대를 했죠. 감독님도 작품을 찍으시면서 시청률은 잘 모르겠지만 저에게 좋은 작품이고 도움이 될 거라고 해주셨어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되게 행복해요.

Q. 시나리오 처음 접했을 때 느낌은 어땠나.

처음에 4부 대본까지 받았는데, 저는 분량이 거의 없었어요. 극 중에서는 불륜이고 사실 사회적으로 좋지 않은 거잖아요. 그런데 당시에 쉬고 있을 때였어요. 개인적으로 많이 힘들었던 때였거든요.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서 맞는 건가 생각하는 그런 불안한 시기였는데, 작품이 사랑에 대한 내용이기도 했고 깊은 이야기인 것 같아서 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 고민과 맞닿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았죠. 연기에 대한 불안감이 있던 시기여서 '이거 아니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Q. 아무래도 내연남 캐릭터에 어두운 분위기의 작품이라 선택하는 과정에서도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당시에 쉬고 있을 때였어요. 개인적으로 많이 힘들었던 때였거든요.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서 맞는 건가 생각하는 그런 불안한 시기였는데, 작품이 사랑에 대한 내용이기도 했고 깊은 이야기인 것 같아서 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 고민과 맞닿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았죠. 연기에 대한 불안감이 있던 시기여서 '이거 아니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Q. 이미지적으로도 걱정은 없었나.

우선 제가 급하잖아요. 배우로서 성장해야겠다는 생각이 있는 상태고요. 사실 드라마 찍을 때도 잘 몰랐어요. 사전제작이다 보니까 다 찍고 나서 방영이 되고 반응을 보잖아요. 시청자분들이 욕을 하시길래 그때 자각했어요. 솔직히 사랑에 이기적인 본질만을 보고 달려가는 사람이라고 봤거든요. 나중에 방송되면서 '그러네, 내가 이런 이미지로 남는 건가' 싶은 생각도 들었죠. 마지막에 우재가 죽어서 마음이 놓였어요.(웃음)

Q. 우재와 비주얼적으로는 찰떡같다는 평이 많았다. 성격적으로도 김재영과 우재의 닮은 점이 있을까.

살을 빼게 된 건, 주말드라마 하면서 조금 관리를 못 했던 부분이 있었어요. 우재라는 캐릭터가 아일랜드 병원에 오래 누워있었잖아요. 게다가 예민한 예술가적인 느낌 때문에 슬림 하고 얼굴이 야위었으면 좋겠더라고요. 주말극 찍을 때보다 15kg 정도 뺐어요. 제가 예전에도 다이어트를 심하게 했어서 방심하면 확 쪄요. 관리 안 하면 15kg 왔다 갔다 하죠.

본질적인 부분에서 이해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욕심을 일부러 숨기지 않고 집중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우재를 연기했거든요. 우재는 내가 좋아하는 걸 추구하고, 예술적으로도 추구하는 바가 있는 사람이에요. 저도 모델 하겠다고 다이어트를 해서 30kg 정도 뺐는데 그때 생각하면 우재처럼 끈기가 있었던 것 같아요. 그땐 어릴 때, 젊을 때였으니까요.

Q. 대선배 고현정과의 현장은 어땠나.

처음에는 되게 어려웠어요. 워낙 톱 선배님이시고, 나이도 저보다 있으시니까 어려웠는데 선배님께서 먼저 그런 걸 없애주셨어요.

처음 선배님과 찍는 신이 감정 신이었어요. 해원이와 결혼 사진을 찍는 날이었는데, 고현정 선배님께서 동선 같은 아이디어를 많이 가져오셨어요. 처음에는 저도 얼어 있었는데, 선배님과의 연기는 몰입도가 조금 달랐다고 해야 할까요? 이전에 만났던 분들도 너무 다 잘하시고 대단하시지만, 제가 오랜만에 촬영이라 더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지만, 선배님은 제가 뭘 안 해도 감정을 이끌어내 주시더라고요. '이게 뭐지' 싶은,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충격을 받았죠. 이렇게 감정이 들끓는 건 처음이었어요. 진짜 괜히 톱 배우가 아니구나 싶은 걸 느꼈어요.

Q. 작품이 어두웠지만, 현장 분위기는 또 달랐을 것 같다.

고현정 선배님이 분위기 메이커셨고, 현빈 누나도 웃긴 얘기를 많이 했어요. 제가 제일 조용했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 보면 주변 분들에게는 제가 불편한 애였겠어요.(웃음) 원래는 막내기도 하고 까불까불한 걸 좋아하는데, 작품 하면서 '남자다워야 해'라고 생각한 게 있어서 가만히 있다 보니 제 눈치를 보신 것 같아요.

최원영 선배님도 유머 감각이 좋으세요. 저에게 조언도 많이 해주시고요. 둘이 어찌 보면 라이벌 구도로 엮이는데, 선배님께서는 워낙 베테랑이시다 보니까 다 짜여 있으신 것 같았어요. 연기할 때는 '현성이다'라고 새기면서 연기했죠.

Q. 극 중 우재는 기억을 잃은 모습부터 기억을 되찾고 흑화 하는 모습까지, 변주가 많았던 인물이다. 소화하는데 어렵지는 않았나.

대본이 촬영을 하면서 나오잖아요. 그래서 우재가 이렇게까지 갈 줄은 몰랐어요. 저는 오히려 기억을 잃었을 시절을 연기하는 게 더 힘들었어요. 제가 기억을 잃어본 적이 없으니까, '이거 아리송하게 하면 되지 않나' 싶었는데 감독님께서 느릿느릿하고 초점을 또렷하게 보지 말고, 항상 생각하는 느낌으로 가자고 해주셨어요. 저는 쉽게 말해서 '멍한 사람이 되어야지' 하는 생각으로 연기했어요.

차라리 기억이 돌아왔을 때가 좀 쉬웠던 게, 우재가 기억을 되찾고 나서 욕심을 부리고 집착하고 하니까 표현할 때도 그냥 그것만 보고 하면 되더라고요.

글 에디터 이우정 / lwjjane864@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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