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술도녀' 정은지가 말하는 #담배 #신원호감독, 그리고 #시즌2
기사입력 : 2021.12.12 오전 8:08
'술꾼도시여자들' 정은지 인터뷰 / 사진: IST엔터테인먼트 제공

'술꾼도시여자들' 정은지 인터뷰 / 사진: IST엔터테인먼트 제공


'술도녀'에서 보여준 정은지의 모습은 우리 주변에 있을 법 하면서도, 어둠이 깊은 인물이었다. 게다가 찰진 욕설에 흡연까지 소화하며 그간의 이미지를 벗고 더 거친 모습을 보여준 그다. 이번 작품으로 '인생캐를 경신했다'는 평을 받고 있는 정은지는 시즌2에서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랐다.

Q. 아이돌이시기도 한데, 욕설에 담배 피우는 신까지 많았다. 준비 과정은 어땠나.

제가 손에 담배를 들고 있고, 스태프들이 지켜보고 계시는 것을 보니 '어떻게 만족시켜 드려야 하나' 싶더라고요.(웃음) 에이핑크로 살다 보니 그런 장면이 보는 분들도 생소했나 봐요. 금연초를 준비해 주셨는데 쑥뜸 맛이 나서 그렇게 좋지는 않았어요.

부모님께도 미리 연락을 드렸죠. 진짜 담배 아니니까 염려 마시라고요. 동생한테 전화가 와서 웃겼던 게, 얘기는 했지만 부모님께서도 제가 담배 피우는 모습을 두 눈으로 맞닥뜨리니 놀라셨나 봐요. 식사를 하시다가 멈추고 가만히 보고 계셨다더라고요. 그 뒤로는 어땠는지 안 물어봤어요.(웃음)

욕설 연기하고 나서는 버블 통해서 '언니 무서워요'라고 메시지가 좀 오더라고요. 엄청 고맙게도 팬분들이 많이 낯설어 하지는 않으시더라고요. '나 평소 이미지가 이러지 않았는데' 싶었죠.(웃음) 제가 연기하는 것에 있어서 그 캐릭터로 봐주시더라고요. 지구랑 저를 분리해서 봐주시는 것 같아서 정말 고마웠죠. 팬들 덕분에 걱정했던 적은 없어요.
사진: 스톤뮤직 제공

사진: 스톤뮤직 제공

Q. 지구는 엄마와의 관계가 틀어진 인물이지 않나. 제자의 죽음을 겪은 후 극단의 감정을 표현할 때 딸로서 마음이 아프기도 했을 것 같다.

우선 지구의 배경을 생각했을 때, 제가 어릴 적에 느꼈을 감정이라고 생각했어요. 저도 시장에서 자라다 보니까, 지구 엄마가 '너 낳은 지 얼마 안 돼서 부둣가에 나가 너 키웠다'고 했던 게 (엄마에 대한) 한편으로는 안쓰럽고 딱한 연민이 있었을 것 같았어요.

지구가 세게 얘기하지만 그 안에 여린 이면이 있잖아요. 그런 마음으로 엄마를 이해하려고 하는 과정이 있었을 것 같아요. 결국에는 엄마니까, 나쁘게 되라고 하는 건 아니라는 그 믿음으로 가고 있었는데, 세진이 일을 겪으면서 '어쩌면 엄마가 온전히 나를 위해서 그러는 게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
사진: 티빙 제공

사진: 티빙 제공

Q. 한선화, 이선빈 배우와 또래이기도 하고, 통하는 점이 많았을 것 같다. 작품에서도 세 사람의 케미가 유독 돋보이더라. 현장은 어땠나.

비슷한 또래라서 현장에서도 노력할 것 없이 많이 자연스러웠던 것 같아요. 이미지 컷 찍을 때도 감독님이 '너희들끼리 놀아!'라고 하셨는데, 정말로 '뭐 하고 놀지' 고민하는 순간이 있었어요. 1초 전주 듣고 노래 이름 맞추기 같은 거를 하면서 재밌게 촬영했죠. 또래 친구들이랑 연기하는 분위기 자체가 좋은 시너지를 만들어낸 것 같았어요.

지연이에게 일이 생겨서 지구가 뛰어가서 '괜찮아' 하고 묻는 장면을 찍을 때, 저도 눈물이 날 줄 몰랐는데 언니랑 눈이 마주치니까 눈물이 나더라고요. 저도 고개 돌리고 눈물을 참는데, 감독님도 '나 울뻔했어' 하시더라고요. 저희의 감정이 잘 느껴지나 보다 했어요.

Q. 말미에 특별 출연인 윤시윤 배우와의 짧은 로맨스가 그려졌는데, 이선빈, 한선화 배우는 작품 내내 꽤나 로맨스 신이 많았다. 아쉽지는 않았나.

저는 편하던데요.(웃음) 오히려 마지막에 가서 좋았어요. 상대를 상상만 하다가, 그날 하루 촬영하면서 윤시윤 배우를 뵀었는데, 저도 상상만 하고 연기하다가 실제로 뵈니 기분이 흐뭇하더라고요. 또 윤시윤 선배가 그 역할에 잘 어울리시기도 했고요.

시즌2에서는 지질한 사랑을 해보고 싶어요. 지구가 누구한테 안달복달하는 모습으로요.(웃음) 되게 이상할 것 같은데, 되려 그런 것도 지구라면 어떨까 궁금하기도 하고요.

Q. 말미에 특별 출연인 윤시윤 배우와의 짧은 로맨스가 그려졌는데, 이선빈, 한선화 배우는 작품 내내 꽤나 로맨스 신이 많았다. 아쉽지는 않았나.

저는 편하던데요.(웃음) 오히려 마지막에 가서 좋았어요. 상대를 상상만 하다가, 그날 하루 촬영하면서 윤시윤 배우를 뵀었는데, 저도 상상만 하고 연기하다가 실제로 뵈니 기분이 흐뭇하더라고요. 또 윤시윤 선배가 그 역할에 잘 어울리시기도 했고요.

시즌2에서는 지질한 사랑을 해보고 싶어요. 지구가 누구한테 안달복달하는 모습으로요.(웃음) 되게 이상할 것 같은데, 되려 그런 것도 지구라면 어떨까 궁금하기도 하고요.

Q. 신원호 감독이 칭찬을 하셨다고.

밤늦게 전화를 하셨더라고요. '은지야 너무 재밌어'하시면서요.(웃음) 약간 약주를 하신 것 같았어요. 제가 '거짓말하시는 거 아니죠' 했는데 '너무 재밌어서 편집실에서 편집하다가 봤는데 배 잡고 웃였다. 아껴보고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 말을 들었을 때 기분이 좀 이상했어요. 많은 분들이 인정해 주시는 것도 좋지만, 저를 아는 분께 이렇게 인정받는 기분에 벅차올랐죠.

Q. '응칠' 때도 tvN 드라마 초창기였고, 지금 티빙 초창기에 '술도녀'로 또 한 번 효녀로 활약했다. CJ와 인연이 있는 것 같다.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어요. 이젠 진짜 좀 'CJ의 딸'이 됐으면 좋겠기는 해요.(웃음) CJ랑 저랑 잘 맞나 보다 싶었어요. '응답하라' 이후에 작품 할 때마다 고민이 됐어요. 내가 뭘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는데, OTT라는 점에서도 부담을 덜었어요. OTT 장점이 다 열어서 보여주는 거잖아요. 지연이랑 싸우는 신도 시원해서였는데, 방송이었으면 '삐'처리됐을 텐데 다 오픈이 되니까 편하게 봐주신 것 같아요.

Q. '인생캐를 경신했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배우의 생각은 어떤가.

'인생캐'라고 해주시는 건 시청자분들의 판단인 것 같아요. 아무래도 '응칠' 이후로 많은 분들이 알아봐 주시고 했었기 때문에, 그런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찍으면서 힘들기도 했어요. 주로 한 장소에서 찍는 신이 많아서 하루에 몰아서 신을 찍고 집에 돌아오면 이유 없이 눈물이 많이 나더라고요. 감정 기복을 이렇게 깊게 느껴본 게 처음이라서 그런 부분이 낯설기도 했어요. 그러면서도 '내가 집중해서 잘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번 작품 하면서 재밌는 경험을 많이 한 것 같아요. 제가 또라이 같은 모멘트를 좋아한다는 것도 알았고요.

Q. 호평으로 올 하반기를 채웠다. 남은 한 해는 어떻게 보낼 예정인가.

연말에 팬분들이랑 얼굴을 볼 수 있게 됐어요. 그 계획만으로도 좋아요. 자주 얼굴을 보고 싶었거든요. 컴백 논의를 하고 있어요. 일단 올 한해 마무리하면서 팬분들의 마음을 다독여주고, '덤더러'를 팬분들 앞에서 보여드린 적이 없더라고요. 이번에 팬미팅에서 보여드릴 텐데 눈물이 날 것 같아요. 얼마 전에 행사 겸 공연을 갔는데 첫 소절 부르는데 마음에서 뭔가 기분이 뜨거워지더라고요. 일단은 31일을 기대하고 있어요. 눈물바다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팬분들께 마스크 많이 챙겨오라고 했어요.(웃음 )

글 에디터 이우정 / lwjjane864@chosun.com


픽콘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제 및 재배포 금지


키워드 술꾼도시여자들 , 정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