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원근 "연하남 이미지? 자연스럽게 변하지 않을까요"
기사입력 : 2021.11.14 오전 8:00
'원더우먼' 이원근 인터뷰 / 사진: 유본컴퍼니 제공

'원더우먼' 이원근 인터뷰 / 사진: 유본컴퍼니 제공


이원근이 '연하남 역할'에 도전하는 것에 부담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 6일 SBS 드라마 '원더우먼'이 종영했다. 이원근은 극 중 조연주(이하늬)의 검사 동료이자, 조연주를 짝사랑하는 인물로 등장했다. 때로는 진지한 남자의 모습으로, 때로는 귀여운 매력을 어필했지만, 아쉽게도 러브라인은 성사되지 못했다.



특히 이원근은 여러 작품을 통해 연하 서브 남주 역할을 해왔던 만큼, 이러한 이미지가 반복되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는지 궁금했다. 이에 대해 이원근은 "제가 가지고 있는 얼굴의 느낌이 시간이 지나면 선도 더 굵어질 것이고, 지금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없을 것이다. 연하남 이미지도 자연스럽게 변하지 않을까 생각하기 때문에 걱정되거나 부담스럽거나 그런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원근은 "빨리 좋은 모습, 배우로서든, 사람으로서든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라는 바람을 덧붙였다. 아래는 이원근과의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구성한 내용이다.


Q. 드라마 종영 소감, 시청률 공약까지 이행했는데 감회는?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열심히 하는 것이 드라마의 주된 목표였는데 큰 사랑을 받아서 감사하다. 정말 좋은 현장이었고, 편하게 해주셨다. 다들 헤어지기 싫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모든 배우들이 그랬을 것 같다. 종영하고 나서도 아쉬움이 크고, 마음이 잘 통했다. 연말에 시간이 맞으면 또 뵙기로 했는데, 좋은 선배님들, 감독님들을 알게 되어 감회가 새롭고 감사하다.


시청률 공약도 이렇게 정말 할 수 있을지 몰랐는데 현장에서 화기애애할 수 있어 행복했고, 시청자들께 감사드린다.


Q. 군 전역 후 첫 작품으로 '원더우먼'을 골랐는데?


코로나가 계속 심해진 상황이었다. 부모님과 여행도 가고 싶었고,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니고 싶고 했는데 막상 나오니까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우울한 시기에 '원더우먼' 대본을 봤는데, 밝고 에너지가 좋았다. 이런 작품을 하고 싶었다.


Q. 군대에서의 시간 동안 어떤 생각을 했고, 이번 작품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저는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막 대해도 괜찮다거나, 이 사람보다 제가 더 성숙하다거나 그런 생각은 없다. 당연히 선배님들이나 웃어른들께도 삶의 지혜가 있지만, 어린 친구들에게도 배울 점이 많다. 군대에 가서도 어린 친구들에게 나이 차이가 난다는 이유로 으름장을 놓고 마음대로 하기 보다는, 조직 내에서의 선배니까 그런 경험을 최대한 이해하고 배우려고 했다. 사람으로서도 제가 가지고 있지 않은 생각이나 마인드도 배우려고 했고, 저에 대해 많이 돌아본 것 같다. 나는 어떤 사람일까. 내가 여기에서 더 진화하고 발전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저는 좋은 배우가 되기 이전에 좋은 사람이 되고 싶기 때문에, 좋은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에 대해서도 고민했다. 그런 생각들로 인해 저 스스로 더 성숙해질 수 있는 시간이 된 것 같고, 이러한 생각으로 현장에 가니까 모든 스태프 분들이 얼마나 고생하고 헌신하는지, 몸소 깨닫게 된 것 같다.


Q. 오랜만의 촬영 현장, 낯설지는 않았는지?


사실 제가 촬영 첫 주차에 2부에서 10부까지 다 찍었다. 거의 세트 촬영이었다. 너무 긴장되고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이 떨렸다. 긴장 되는 마음이 컸는데 하루하루 지날 때마다 선배님, 감독님, 스태프 분들이 마음을 열어주시고 어떤 성격이신지 잘 알게 되니까 긴장이 풀렸다. 나중에는 헤어지기 싫어서 집에 일부러 늦게 가고 촬영 현장에 붙어있었다. 감사했던 현장으로 마음 속에 자리잡았다.


Q. 촬영하기 힘들었던 장면이 있었는지?


거의 세트 촬영이었기 때문에 편할 줄 알았다. 실제로 익숙하지 않은 공간이지만, 극에서 많이 가고, 많이 있는 장소기 때문에 낯설게 느끼면 안되는데, 처음에 그 공간이 너무 낯설었다. 서랍을 여는 것도 다르고, 모든 것이 너무 신기하게 다가왔다. 세트가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서 촬영하고 첫 촬영부터 많은 분량을 찍다 보니까 긴장된 모습이 나온 것 같다. 세트와 친해지려고, 내 집처럼 생각하려고 노력했다. 


Q. 초반에 많은 신을 몰아서 찍은 것에 아쉬운 마음은 없는지, 다시 찍고 싶은 장면이 있다면?


사실 모든 배우들이 그럴거에요. 자신의 연기에 만족하는 사람이 있을까 생각해요. 만약 만족하면 성장은 멈춘다고 생각을 한다. 저를 채찍질 하고, 아쉬운 마음이 있어야 내가 발전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된다. 사실 다시 이 현장을 처음부터 느낄 수 있다면, 이제 모든 스태프 분들과 합을 맞춘 만큼, 더 편하게 할 수는 있을 것 같다. 한 분도 빠짐없이 너무 좋았다. 왜 이런 분들을 이제서야 알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전역 후 첫 작품으로 후회 없이 마무리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Q. 안유준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은?


처음에는 멜로 감정 보다는 키다리 아저씨처럼 연주를 응원하는 설정에 가까웠다. 이후에 멜로 감정이 생겼고, 연하남의 멜로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고민이 많았다. 짝사랑의 서사가 있기는 했지만, 그런 감정신도 깊게 들어가지는 않았느데, 포장마차 신이나 마지막회 이별 장면 등에서는 리허설을 할 때 감정이 올라왔었다. 감독님께 대본상 내용보다 감정이 더 올라와도 괜찮냐고 여쭤봤더니 더 풍부해진 것 같다고, 이러한 감정선을 연결해보자고 하셔서 진행됐다.


유준이는 연주 편이고, 연주만을 생각하는, 연주에 의한 인물인데 검사로서는 남자답고 날카로운 모습도 보여줘야 한다는 갭이 있어야 된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것에 중점을 둔 것 같다.


Q. 감독님께서는 왜 '안유준'에 '이원근'을 캐스팅했을까요?


어떤 작품인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가진 묘한 느낌이 좋다고 하셨다. 평상시에 말도 느리고 화법이 특이한데, 그런 전형적이지 않은 것이 좋다고 하셨다. 저는 항상 이런 목소리와 톤이었기 때문에 잘 모르지만, 감독님께서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Q. 유준이의 서사가 많이 없다거나, 러브라인 측면에서 아쉬움은 없나요?


사실 유준이의 감정이 더 보이면 어떨까도 생각했지만, 우리 드라마는 어쨌든 전형적인 멜로가 아닌 코미디에 가깝다. 멜로의 감정이 잘 안보이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 극 자체에 맞게 코미디, 사이다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방향으로 잘 잡은 것 같아서 그런 길잡이가 되어준 선배님들과 스태프분들께 그저 감사한 마음이다.


Q. 유준이처럼 '프로 짝사랑러'였다고?


저는 짝사랑이 정말 순수하고 아름다운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를 짝사랑한 경험이 있는데, 진짜 순수한 마음의 결정체였다. 이 사람이 나에게 어떤 행동을 해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조금 아픈 말을 하면, 더 크게 받아들이고 순수한 아이처럼 된다. 저도 그래도 오랜기간 짝사랑을 해보면서 유준이가 느꼈던 감정을 조금은 느꼈던 적이 있어서 도움이 된 것 같다. 다만 유준이처럼 용기는 없다.


Q. 코믹 연기에 대한 욕심은 없었는지?


감독님께서 저와 상윤 선배님은 코믹 연기를 하지 말라고, 남자들은 멋있어야 된다고 했다. 그래서 저는 알겠습니다 하고 대본에 충실했다. 선배님께서도 평상시에는 친근하고 장난기 넘치지만, 촬영 때는 감독님 디렉팅대로 해주셨다. 저도 코믹 연기는 해보고 싶지만, 선배님께서 하시는 말이 '우리끼리 재미있어서는 안 된다'고 하셨다. 보시는 시청자가 반감되서는 안된다는 말이었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도전해보고 싶다.


Q. 이하늬의 코믹 연기를 직관한 소감은? 호흡은 어땠는지?


사실 선배님이 우리 드라마의 8할 이상을 차지하시죠. 대사량도 엄청 많고, 이걸 도대체 어떻게 외우실까 궁금하기도 했는데 촬영하면서 절대 NG도 안 내시고 까먹지도 않으신다. 정말 대단하다. 연기할 때 웃음을 참은 적도 많지만, 제가 NG를 내면 큰 실례가 되기 때문에 리허설 할때는 편하게 웃고 즐기다가 촬영할 때는 최대한 집중을 했다. 제가 촬영을 할 때도 방해받지 않게 많이 도움을 주셨는데, 정말 모든 것이 기억에 남는다. 직접 옆에서 뭘하지 않아도 그 말씀 하는 신들을 보며 순발력을 느꼈고, 유연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약간 성덕의 마음으로 많이 배우고 많이 느꼈던 현장이다.


Q. 현장 분위기가 정말 좋았던 것 같은데, 다른 선배들과의 호흡은?


사실 선배님들이 정말 뭐 하나 빠지는 것이 없다. 유머면 유머, 제가 후배 배우로서 배워야 할 자세, 사람으로 배워야 할 자세까지 모든 것을 갖추고 계셔서 촬영하면서 정말 감사했다. 한참 후배인데도 긴장을 많이 풀어주시려고 했던 즐거운 현장이었다. 김원해 선배님과 하는 신에서는 애드리브가 정말 많았느데, 선배님이정말 프로페셔널하면서도 재미있으시다. 모든 선배님들이 한 분도 빠짐없이 대단하고, 제가 앞으로 배우를 하는 것에 있어서의 길잡이가 되어주셨다.


Q. 올해 데뷔 10년 차인데, 감회가 어떤지? 10년 차에 만난 '원더우먼'은?


고등학생 때부터 느꼈던 것은 시간은 느리고 삶은 빠른 것 같다. 연차가 어떻든, 시간이 얼마든, 배우로서 끊임없이 도전하고 만족하지 않고, 직진하며 성장할 수 있다면 그게 가장 좋은 바람이 아닐까 생각한다.


'원더우먼'의 경우, 촬영 감독님, 조명 감독님 등 다들 입봉이 얼마 안되신 분이 많다. 되게 형처럼, 친구처럼 잘 대해주셨는데, 감독님께서 '원더우먼'이 대표작이 된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를 해주시면서, '원더우먼'을 함께 할 수 있음에 감사드린다고 해주셨는데 정말 뭉클했다. 저도 덕분에 좋은 결과물을 얻고, 감독님께 받은 사랑을 통해 좋은 배우가 되겠다고 했다. 좋은 선배님과 사람들을 알게 된 소중한 작품이면서도, 배우로서 저의 대표작이 될 것 같다.


Q. 앞으로 활동 계획은?


곧 연말인 만큼,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고 한 해를 잘 마무리하고 싶다. 차기작은 조만간 좋은 작품으로 찾아뵐 수 있을 것 같다. 빨리 좋은 모습, 달라진 모습, 배우로서 성장한 모습, 또 좋은 사람으로서도 성장한 모습을 보이도록 하겠다.


글 에디터 하나영 / han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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