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트하우스' 유진 인터뷰 / 사진: 인컴퍼니 제공
유진이 '펜트하우스' 촬영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지난 10일 SBS 금토드라마 '펜트하우스'(극본 김순옥, 연출 주동민)가 종영했다. 유진은 '펜트하우스'에서 배로나(김현수)의 엄마이자, 자격증 없는 부동산 컨설턴트 '오윤희'를 맡아 열연을 펼쳤다.
오윤희는 학창시절부터 성인이 된 이후 딸들까지 라이벌 관계로 얽힌 천서진(김소연)과 삼각관계를 그렸다. 오윤희의 첫사랑이었던 하윤철(윤종훈)은 천서진의 전남편이 됐다. 특히 오윤희의 딸 배로나도, 천서진의 딸 하윤철도 모두 생부가 하윤철이었다.
특히 유진과 윤종훈은 대학생 시절의 오윤희와 하윤철로 풋풋한 첫사랑을 연기하며 시청자에게 설렘을 안겨줬다. 유진은 윤종훈과 러브라인 연기에 대해 "비주얼 부담이 있었다. 20대의 비주얼로 둔갑을 했어야 하는 바람에 서클렌즈도 끼고 어려보이려고 별 짓을 다했는데, 오히려 부자연스러웠던 것 같다. 가발도 가모를 써서 티가 났던 것 같다"라며 "비주얼적인 부담은 있었지만, 대학 시절을 연기한다는 자체는 재미가 있었다. 종훈 씨는 진짜 대학생 같았고, 저는 어색했다"라고 회상했다.
이러한 부담(?)과 달리 유진이 대학 시절을 연기하는 모습은 마치 S.E.S. 시절로 돌아간 듯 보였다. 특히 함께 호흡을 맞춘 윤종훈이 신화 신혜성과 닮은꼴이었던 만큼, 그 시절 SM TOWN 감성이라는 말까지 들었다. 유진 역시 윤종훈과 신혜성이 닮았다는 의견에 동의하며 "진짜 정말 닮은 것 같아요. 촬영한지 얼마 안 됐을때 종훈 씨한테 얘기를 했었다. 같이 놓고 보면 다르겠지만, 분위기가 정말 닮았다"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사랑은 '새드엔딩'이다. 두 사람 모두 천서진에 의해 죽음을 맞이한다. 다만 오윤희의 서사를 완성해준 것은 13회에서 죽게 되는 하윤철(윤종훈)의 한 마디였다. 천서진과 몸싸움 도중 추락해 죽음을 맞게된 하윤철은 "사랑했다, 윤희야"라는 말을 남겼고, 평생을 오윤희에게 패배의식을 갖고 있던 천서진에게는 가장 잔인한 복수가 됐다. 아래는 유진과 나눈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구성한 내용이다.
Q. 적지 않은 공백 끝에 '펜트하우스'를 출연했고, 잘 마무리했는데, 어떤 생각과 각오로 임했는지?
오랜만에 출연을 결심했는데, 망설이다 한 것이었다. 캐릭터가 어렵게 느껴졌고, 잘 할 수 있을지도 걱정이 됐지만, 어쨌든 도전에 대한 후회는 없다. 제가 오윤희 캐릭터를 얼마나 이끌어 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하면서 열심히 했고, 즐거웠고, 오윤희라는 삶을 사는 것이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나중에는 이해할 수 있는 캐릭터로 만든 것 같다. 물론 백퍼센트 공감대 형성은 힘들었다. 편집도 많이 되고, 설명이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빠른 전개 속에서 재미있고 즐겁게 만들어낸 것 같다.
Q. 시즌제였던 '펜트하우스', 현장 분위기는 어땠는지?
정말 최고였다. 모두가 으쌰으쌰하는, 코로나 상황에서 촬영한 만큼, 힘든 점도 많았는데 감독님과 스태프, 배우들 모두 열심히 촬영에 임했다.
Q. 시즌 3까지 '펜트하우스'가 방영됐다. 오랫동안 오윤희로 살다보니 '유진의 삶'에서도 오윤희가 나온 적이 있는지?
시즌제로 길게 촬영한 것은 처음이라서 우려했던 것보다는 많이 힘들지 않게 진행된 것 같다. 촬영도 즐거웠고, 긴 촬영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고 50회 이런 드라마 때도 힘들었는데, 이번 드라마에서는 그런 것을 크게 못 느꼈다. 시즌마다 회차가 늘어가기는 했지만, 색다른 재미도 있었고 많은 사랑을 받아서 좋았다.
또 오윤희로 살았지만, 촬영장 밖에서는 오윤희로 살 수 없는 환경이었다. 두 아이의 엄마로서 가정에서의 역할이 있기 때문에 온앤오프는 확실히 금방 됐던 것 같다.
Q. '펜트하우스' 인기를 가장 실감한 순간은?
젊은 친구들이 '오윤희'라고 알아볼 때 실감했다.
Q. 배우 유진의 커리어에서 가장 강렬하고, 큰 성공을 거둔 작품이 됐는데?
가장 강렬했죠. 드라마 자체가 강렬했던 것 같다. 소감은, 성취감이 있다. 확실히 다른 드라마에 비해 성취도가 높아다. 어려운 것을 끝내고, 큰 숙제를 마친 느낌이라 즐거웠다.
Q. '펜트하우스' 전후를 비교했을 때 배우로서 가장 달라진 점은?
파격적이고 센 캐릭터를 한 것이 처음이라, 이제 다시 심심한 캐릭터를 하면 재미없지는 않을까 걱정도 된다. 솔직히 개인적인 취향은 정적인 것을 좋아한다. '펜트하우스' 이후에 그런 드라마를 하면서 혹시 재미없으면 어쩌지 이런 걱정도 있다. 그래도 도전 정신이 더욱 생겼고, 주저하지 않고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Q. 쉽지 않은 연기 과정이었을 것 같다. 작가, 감독과는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이번 작품이 특히나 감독님, 작가님과 많은 대화가 필요했다. 감정 기복도 심했고, 상황 전개가 빠르다 보니까 저 자체도 대본을 봤을 때 수긍이 안 가거나 이해가 안 되면 그럴 때마다 작가님, 감독님께 연락을 드려서 여쭤보고 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작가님과는 오윤희 캐릭터를 만들 때부터 많은 소통을 했고, 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설정을 바꾸거나 대사를 바꾸는 것도 다 수긍해주시는 편이었다. 감독님께서도 오픈되어 있어서 배우들의 의견을 잘 수렴해주시고, 모든 배우들이 이러한 부분을 좋아했다.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느낌이 강했기 때문에 이 작품이 더 즐거웠던 것 같다.
Q. 오윤희 캐릭터 자체가 답답한 면이 있으면서도, 시즌마다 변화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줘 시청자들 역시 오윤희를 응원하게 된 것 같다. 변화 중 인상 깊었던 모습은?
감정 기복도 심했고, 업앤다운도 심했고, 겉으로 보여지는 그런 성격과 내재되는 것이 확 드러날 때 달랐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에 제가 먼저 놀랐다. 대본을 받을 때 놀랐고, 적응하려는 노력을 했따. 그렇게 캐릭터를 만들어가면서 점차 오윤희화가 된 것 같다. 변화 중 인상 깊었던 것은, '펜트하우스'를 차지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욕망을 드러내기 시작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Q. 오윤희는 선악을 오가는 인물이었다. 어떤 부분에 중점을 맞춰서 캐릭터를 준비했는지?
정말 더 많이 고민하고, 대본도 많이 읽었고, 캐릭터를 연기하면서도 고민했다. 나중에는 '오윤희라서 이해할 수 있을거야'라는 생각으로 했다. 한 가지 이해하기 쉬웠던 것은 오윤희도, 유진도 엄마라는 점이다.
Q. 쉽지 않은 연기 과정이었을 것 같다. 작가, 감독과는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이번 작품이 특히나 감독님, 작가님과 많은 대화가 필요했다. 감정 기복도 심했고, 상황 전개가 빠르다 보니까 저 자체도 대본을 봤을 때 수긍이 안 가거나 이해가 안 되면 그럴 때마다 작가님, 감독님께 연락을 드려서 여쭤보고 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작가님과는 오윤희 캐릭터를 만들 때부터 많은 소통을 했고, 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설정을 바꾸거나 대사를 바꾸는 것도 다 수긍해주시는 편이었다. 감독님께서도 오픈되어 있어서 배우들의 의견을 잘 수렴해주시고, 모든 배우들이 이러한 부분을 좋아했다.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느낌이 강했기 때문에 이 작품이 더 즐거웠던 것 같다.
Q. 매 순간 예측할 수 없는 전개, 배우들도 대본을 받았을때 놀랐을 것 같은데?
정말 그랬다. 대본을 받기 전까지 조금도 아는 것이 없었다. 민설아 죽인 범인이라는 것도 그 회차 대본을 받고 알게 되어서 놀랐고, 이 밖에도 전개가 꺾이는 것이 많아 대본을 받아보는 설렘이 있었다. 아무도 예측할 수도 없었고, 미리 들은 것도 없고, 정말 배우들끼리 이야기하면 '아는 것 없냐'는 식으로 물어보며 지냈다. 이런 적은 처음인데, 시청자 입장에서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Q. 오윤희는 극도의 감정신이 많았다. 관련한 후유증은 없는지?
촬영하는 동안 쉽지는 않았다. 정말 감정이 극과 극을 오가고 최고치를 찍었다. 후유증보다는, 그 신을 끝내고 후련한 마음이 컸다. 이거를 끝냈다는 것에 희열을 느끼고 속 시원한 마음을 느꼈다.
Q. 연기할 때 가장 어려웠거나 충격적인 장면이 있었다면?
민설아를 죽였다는 설정 자체가 설득되기가 어려웠다. 내가 왜 그렇게까지?라는 생각으로 고민을 많이 했고, 작가님과 대화를 하면서 이해했는데, 제 자신을 설득하는 과정이 길었다. 내가 범인이라는 대본을 받았을 때 충격이 좀 컸다. 시청자들께서도 그렇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Q. 오윤희의 결말에 대한 만족도는 얼마나 되는지?
사실 예상했던 결말은 아니었다. 하지만 작가님의 선택이었고, 극의 흐름에 맞는 결말이라 만족한다. 어쨌든 긴 드라마 안에서 오윤희라는 한 롤을 맡아 여기까지 같이 끌고왔다는 것에 만족한다.
Q. 일찍 사망하게 되며 주단태, 천서진 등의 결말을 바라보지 못했다. 이에 대한 아쉬움은 없는지?
생각보다 일찍 죽었다. 그래도 헛된 죽음은 아니었던 것 같다. 죽고난 뒤 시청자로서 보는 재미도 있었고, 또 회상으로도 계속 나오고 있다. (천서진, 주단태 등의 죽음을 못 보본 것은) 아쉽기는 한 것 같다. 하지만 삶이 그런 것 같다. 어떤 사람은 억울한 죽음을 맞기도 하고, 굉장히 현실적인 선택인 것 같다.
Q. 윤희가 죽게되는 과정의 촬영이 길게 이어지면서 힘들었을 것 같은데, 당시 현장은 어땠는지?
정말 힘들게 죽었어요. 촬영은 힘들었지만, 그래도 재미있었다. 그 장소는 어떻게 섭외했는지, 죽기에 멋진 장소면서 섬뜩하기도 했다. 진짜 기진맥진해서 촬영했는데, 결국 천서진이 저를 그렇게 하는 것도 충격이었다. 다들 놀라면서 허탈하기도 했고, 결국 내가 이렇게 죽는구나 이런 여러 감정이 드는 촬영 현장이었다.
Q. 오윤희가 진짜 죽었을까 각종 설도 많았는데?
시체가 나와서 죽었다고 확신을 했었다. 이러고도 살면 좀비물이지. 주변에서 '너 죽었어? 안 살아나?' 이러길래 좀비물이냐고 이야기를 했다. 못 믿는 분들이 많았다.
Q. 죽음에 대한 이야기 외에도 주단태 동생, 트렌스젠더 등 다양한 '설'이 등장했다. 이러한 각종 설에 대한 생각은?
황당하다. 주단태 동생은 어떻게 그렇게까지 갔는지 재미있는 것 같다. 설까지 만들어주는 것은 그만큼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라 긍정적인 모습인 것 같다. 오윤희 주단태 동생은 어디에서 나온 설인지 궁금하다. 트렌스젠더설은 진짜 정말 재미있는 해프닝이었다. 1초도 아닌, 0초대로 지나간 장면 같은데 그런 것도 놀라웠고, 그 이후에 엄청난 이야기들이 나왔다. 1호 트렌스젠더 이야기 나오는 것도 재미있고 신기했다.
Q. 시청자 반응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는지?
드라마를 하면서 반응을 본 적이 잘 없는데, 이번에는 저도 반응이 궁금해져서 같이 찾아 보면서 봤는데, 반응들을 보는 것이 어떨 때는 드라마보다 재미있었다. 초반에 욕도 많이 먹었고, 전개가 빠르다 보니까 처음부터 자세히 안 보면 캐릭터 이해가 어렵기도 했다. 그래서 약간 캐릭터를 오해하는 부분이 계셔서 답답했는데, 그런 것을 보며 잘 봐주신 분들이 설명을 남겨주는 것도 재미있었다.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 것을 그런 것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민설아를 죽였을 때 끝까지 오윤희가 아니라고 주장하셨던 분들께는 내심 좀 감사하기도 하고, 죄송도하고 그렇다.
Q. 드라마에 집중하느라 기태영이 1년 넘게 두 딸의 육아를 책임졌는데?
정말 고맙고 미안했다. 육아가 힘들잖아요. 특히 남편 같은 경우는 육아를 잘 하는 사람이라 더욱 힘들었을 것이라 미안했다.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은 것 같은데, 덕분에 저는 마음 놓고 집중할 수 있었다. 다음 번에는 역할을 바꿔 제가 아이를 보고 남편이 작품을 하면 좀 보상이 되지 않을까요.
Q. 배우자 기태영과는 같은 연기자로서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아무래도 대본을 읽고 물어보기도 하고, 어떻게 해야될지 이야기를 많이 했다. 저조차 오윤희 캐릭터가 납득이 안될때 조언해주기도 하고 아무래도 같은 배우다보니까 그런 것에서 도움이 많이 된다. 열번 고민할 것을 여덟번으로 줄여주기도 하고, 응원도 해주고 같이 모니터를 하면 객관적으로 봐주는 능력이 있다. 믿을만한 조언자다.
Q. 시즌 1에서는 딸 로나 때문에 속 썩는 모습을 많이 보였는데, 사춘기 딸을 둔 엄마 역할을 해본 소감은? 실제로 유진은 어떤 엄마인지?
우리 딸이 아직 너무 어리긴 한데, 딸이 크면 이러겠지 이런 이야기를 많이 했다. 미리 경험한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촬영을 했다. 저는 사춘기가 없었는데, (딸들 역시) 이렇게 심하게는 안 왔으면 좋겠다. 친구처럼 좋은 엄마가 되려고 하는데 욱하는 순간이 많다. 로희가 동생이 아직 어려서 눈치가 없으니까 '엄마 터질거야', '엄마 터지기 직전이야'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그런 것을 보면서 자주 욱하는구나 반성했다.
Q. 지금의 '배우 유진'을 만든 것 중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은?
그냥 저는 연기 자체가 너무 재미가 있어요. 그게 가장 큰 것 같다. 재미없으면 때려칠 것 같은데, 실제로 재미없으면 할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모든 배우가 그럴 것 같은데, 사실 제가 첫 작품을 멋모르고 연기를해서 두 번째 작품(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을 하면서 연기가 재미있다는 것을 느낀 기억이 있다. 앞으로 나는 연기를 계속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된 작품이다.
Q. 유진의 필모그래피에서 '펜트하우스'는 어떤 작품으로 남은 것 같은지?
아무래도 기억에 많이 남는 작품이 될 것 같다. 오랜 공백을 깨고 선택한 작품이기도 하고, 사실 또 이런 캐릭터를 해본 것은 처음이다. 자극적이고, 세고, 캐릭터 자체가 선악을 오가며 감정 기복도 심하고, 오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뭔가 되게 성취감이 있는 캐릭터였다. 내가 이 어려운 것을 그래도 나름 해냈구나 느낀다. 100점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열심히 했고 캐릭터를 설득력있게 공감대를 얻으려고 노력하며 만들었다.
Q. 애정을 가지고 오랜 기간 연기한 오윤희, 그리고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유진에게 '펜트하우스'란?
저한테 애증의 감정으로 남았다. 오윤희를 이해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들였고 오윤희가 되기 위해 노력했고, 파고 들었다. 그래서 더 애착과 애정이 갔는데 쉽지 않은 인생을 살았잖아요. 정말 제 현실이라면 살고싶지도 않은 그런 인생을 산 캐릭터기 때문에 애증으로 남을 것 같아요. 오윤희를 만날 수 있게 되어서 좋았고, 힘들었지만, 즐거웠고, 그만큼,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펜트하우스'란 연기에 또 새로운 재미를 느끼게 해준, 정말 살다가 처음 먹어보는 맛있는 음식을 먹어본 그런 느낌이다. 오래 기억에 남고 또 먹고 싶은 그런 느낌이다.
글 에디터 하나영 / han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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