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터뷰] 정소민에게 '좋아하는 마음'이란
기사입력 : 2021.08.14 오전 7:00
정소민 서면 인터뷰 / 사진: 블러썸 엔터테인먼트 제공

정소민 서면 인터뷰 / 사진: 블러썸 엔터테인먼트 제공


'싱크로율' 하면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는 배우 정소민. 매 작품 속 코믹, 로맨스, 멜로를 오가며 찰떡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주고 있는 그가 '월간 집'에선 짠내와 단내를 모두 풍기며 안방극장을 매료했다.

'월간 집'은 집에서 사는(live) 여자와 집을 사는(buy) 남자의 내 집 마련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 극 중 정소민은 다니던 잡지사가 폐간하고 세 들어 살던 집에서도 쫓겨나게 된 10년 차 잡지사 에디터 '나영원' 역을 맡았다. 부동산의 '부'자도 모르던 나영원은 새롭게 취직한 잡지사 '월간 집'에서 새 집주인을 상사로 모시게 되며 코믹 로맨스를 펼친다.

정소민은 극 초반 몸을 사리지 않는 코믹 신으로 눈길을 끌었고, 후반부에는 절절한 감성 연기까지 더해 안방극장을 매료했다.

Q. '월간 집'은 자극적인 소재를 다룬 드라마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와중에 코믹과 힐링을 곁들인 작품이었다. 작품의 어떤 매력에 끌려 선택했나.

시놉시스를 처음 읽었을 때, '집에서 사는(live) 여자와 집을 사는(buy) 남자의 로맨스'라는 주제가 적혀있었는데 이 문구가 인상적이었어요. 외에도 작품 속에 욜로 생활을 하는 인물, 재건축을 기다리는 인물, 청약만 바라보는 인물 등 모든 이의 고민이자 관심사인 '집'이라는 주제를 각 캐릭터마다 녹여낸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집에 관한 각자의 고충을 지닌 인물들에게 하나하나 공감이 갔었고, 특히 제가 맡은 '나영원'은 고군분투 열심히 사는 모습은 물론,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걱정하는 따뜻함이 배어있는 친구라 더욱 애정이 갔던 것 같아요.

Q. 나영원은 극 초반부터 연이어 악재만 맞이하는 짠내 나는 캐릭터인데, 정소민 배우의 통통 튀는 매력이 캐릭터에 잘 녹아난 것 같다. 영원이를 연기하면서 주안점을 둔 부분이 있는지?

영원이는 상황이나, 성격적인 부분에서 짠내나고 안쓰러운 캐릭터이긴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밝고 씩씩하고, 어딘가 어설픔에서 오는 매력이 많은 친구였어요.

다행스럽게도 시청자분들께서 이런 부분들을 귀엽고 친근하게 봐주셔서 더 좋았고, 이리저리 치이는 영원이지만 10년차 에디터로서 일할 때만큼은 빈틈없고 멋진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이 부분도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이었어요.

Q. 자성에게 수육을 던지는 신이나 술주정 부리는 신 등이 코믹 요소를 한층 더했는데, 당시 재밌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수육 신은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나는데요. 봉지를 돌리는 손목의 스냅과 원심력을 이용해서 잘 던져야 했거든요. 서로 어떻게 던지면 좋을지 자세나 던지는 방향, 구도를 체크해가면서 촬영했는데 나름 액션이 필요한 신이라 합을 잘 맞춰갔던 것 같아요. 방송으로 보니 더 재미있게 코믹하게 담겨서 뿌듯하더라고요. 평소에는 잘 안 쓰던 근육을 써서 나중에는 살짝 손목이 아팠다는 후문입니다. (웃음)

Q. 영원이는 평소엔 현실을 잘 감내하지만 화가 나면 폭발하는 캐릭터다. 그런 점이 보는 입장에서 통쾌하기도 했는데, 영원이와 정소민의 싱크로율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시는지? 영원이에게 정소민의 어떤 점을 녹여내려고 했나.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영원이를 처음 봤을 때는 '짠하다', '응원하고 싶다'라는 느낌이 가장 컸어요. 싱크로율로 생각하기보다는 저 역시도 배우로서, 한 사람으로서 성장을 거쳐 가고 있는 중이기에 이 지점에서 느껴지는 여러 가지 생각들과 감정을 영원이에게 대입하려고 했어요. 늘 열심히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모습들에 애정과 공감이 갔고요.

Q. 김지석 배우와의 티키타카가 인상 깊었다. 재회작이기도 했는데, 현장에서 호흡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지석 오빠와는 8년 전에 단막극을 통해 만났는데요. 그때는 그냥 같이 일하는 좋은 동료 배우였는데, 지금은 절친 같은 느낌이에요. 매 촬영이 즐거웠지만, 촬영과는 별개로 지석 오빠가 의도치 않게 어딘가에 부딪히거나 넘어지거나 하는 몸 개그(?)를 많이 하는 편이라 그럴 때 제일 많이 웃었던 것 같아요. 덕분에 현장 분위기도 늘 화기애애하고 즐거웠던 것 같습니다.

Q. 채정안 배우와의 찐 케미도 재미 포인트였다. 실제 케미는 어땠나.

정말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였어요. 극 중 영원, 의주보다도 더 서로 애틋함이 큰 것 같아요. 촬영하다 체력적으로 힘들 때 서로를 보면서 힘냈던 시간이 참 많아요. 언니가 정말 밝고 유쾌해서 현장의 비타민이었거든요. 촬영은 4월에 끝났는데 그때부터 지금까지도 정말 자주 연락하고 지내요. 매일 보다가 자주 못 보니까 엄청 그리워요.

Q. 워낙 강한 캐릭터들이 모여있는 '월간 집'이었는데, 배우들 중 가장 분위기 메이커로 활약한 분이 있다면?

단연코 원해 선배님이랑 정안 언니요. 두 분 다 유머와 센스가 넘치셔서 어떤 때에는 여기가 개그 배틀 현장인가 싶을 정도였어요. 덕분에 저와 현장의 스태프, 배우분들 모두 지치지 않고, 즐겁고 유쾌하게 촬영을 마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자성, 겸과 삼각관계를 형성하기도 했는데, 영원이가 아닌 정소민이라면 둘 중 누구를 고를지?

굉장히 어려운 문제인데요~ 극 중 두 사람 모두 각자 다른 색깔과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사실 딱 한 사람을 선택하기가 힘들 것 같고 자성의 매력과 겸이의 매력을 반반 섞이면 좋을 것 같아요. 너무 저의 욕심일까요? (웃음)

Q. '월간 집'은 집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볼 지점을 줬다. '월간 집'을 만나기 전과 후를 비교해봤을 때, 정소민 배우에게 '집'의 의미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변화라기보다는 원래 가지고 있던 막연한 생각들, 가치관들이 더 확고해진 것 같아요. 집만큼은 내가 온전히 나답게 쉴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숨차게 달려온 하루 끝에 온몸의 긴장을 풀고 편히 숨 쉴 수 있는 곳이면 좋겠어요.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해서가 아닌, 내가 보기 좋고 내가 편한 공간으로 꾸미고 싶고요.

Q. '부동산 알 못' 영원이가 마지막에는 내 집도 마련하고 여러 부동산 호재까지 섭렵하는 능력자가 된다. 이번 작품 하면서 정소민 배우도 부동산과 관련해 관심이나 여러 지식을 얻었을 것 같다.

사실 관심이 있지 않다면, 부동산 전문 용어나 기본적인 지식을 알기 어렵잖아요. 대본을 읽으면서도 궁금한 건 따로 검색해보거나 찾아보고는 했는데 그러면서 정말 알게 모르게 배운 게 많은 것 같아요.

Q. 유튜브 쏨데이로 사람 정소민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유튜브 콘텐츠 구상은 어떻게 하는지, 또 유튜브를 통해 더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 있다면?

좋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일상 브이로그 같은 경우에는 특별한 구상 없이 여유 있을 때마다 카메라를 꺼내서 직접 찍어요. 앞으로는 좀 더 다양한 콘텐츠를 보여드리고자 계획 중이에요! 제가 해보고 싶었던 것들, 그리고 구독자분들이나 팬분들이 원하시는 것들을 잘 버무려서 기획 중에 있습니다!

(조카가 점점 말문이 트여서 의사 표현도 훨씬 명확해지고 단어가 하나하나 늘어가고 있어요. 귀여움도 같이 늘어가고 있고요. 이 귀여움을 다 담고 싶은 욕심을 부리다 보니까 조카와 함께한 일상 브이로그 업로드가 자꾸 늦어지네요)

Q. 연기뿐만 아니라 라디오 DJ, 예능까지 출연하며 열일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데, 진득하게 달려올 수 있게 한 원동력이 뭔지 궁금하다.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원동력은 늘 같아요. 연기를 하는 그 시간이 좋은 거요. 물론 늘 좋기만 하진 않아요. 고민과 스트레스로 힘들 때도, 체력적으로 지칠 때도, 이러저러한 이유들로 고충이 분명 있어요. 그런데 그게 좋아하는 마음은 뛰어넘지 못하나 봐요. 그래서 계속하고 있는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나빵원'에게 한마디 해주고 싶다면.

우리 빵원이. 이제 어엿한 집도 생겼으니 더 이상 빵원이라 부르지 않을게. 영원아 늘 지금처럼 건강하고 씩씩하게, 그렇지만 때론 너만의 공간에서 쉬어가기도, 펑펑 울기도 하는 그 모습으로 있어 줘. 오랫동안 못 잊었던, 다시 만난 자성이랑 꼭 행복하렴.

글 에디터 이우정 / lwjjane864@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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