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드나이트'에서 경미 역을 맡은 배우 진기주 / 사진 : 티빙,CJ ENM 제공
배우 진기주는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엄마 이야기를 했었다. 대기업 입사 후 힘들어했던 딸에게 "아직 어려, 하고 싶은 거 해봐"라고 말해주던 엄마다.
25일 배우 진기주가 영화 '미드나이트'의 개봉을 앞두고 화상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미드나이트'는 청각장애를 가진 경미(진기주)가 연쇄살인범 도식(위하준)의 범죄 현장을 목격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음소거 추격 스릴러 장르의 영화다.
사진 : 티빙,CJ ENM 제공
청각장애를 가진 인물을 맡아 수어를 배우면서도 진기주는 머리 속에, 마음 속에 한 가지를 중요하게 새겼다. 그는 "우리 영화의 장르가 스릴러라고 해서 소리를 들을 수 없는 것을 과장해서, 덧대서 표현하지 말자"고 생각했다. 그만큼 더 수어를 열심히 배워야했다. 장애를 연기하는 것처럼 보이고 싶지 않았기에, 더욱 진심으로 매달렸다. 쇼파에서 편하게 쉴 때도 손으로는 계속 수어를 연습했다.
"경미가 영화의 중후반, 도식과 일대일로 앉아서 목소리를 이용해 말을 하는 장면이 있잖아요. 그 장면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수어 수업 막바지 때 농인 선생님께 이 대사를 읽어달라고, 녹음을 하고 싶다고 부탁드렸어요. 흔쾌히 해준 선생님도 계셨지만 망설이다 용기내 주신 분도 계셨어요. 경미를 표현하는 것에 정말 감사하고 소중한 자료였어요."
진기주의 노력을 가장 가까이에서 본 가족들이 영화 '미드나이트'를 보면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진기주는 "가족들은 영화를 다 재미있게 봐줬더라고요. 엄마는 경미가 도식에게 말하던 장면, 거기에서 펑펑 우셨대요. 옆에 있는 아빠한테 손수건 좀 달라고 하셨대요"라고 웃으면서 답한다.
사진 : 티빙,CJ ENM 제공
"걱정한 것 중 한 가지는 부모님께서 보시면, 경미의 고된 장면을 보고 '우리 딸이 왜이렇게 힘들게 촬영했니, 머리채를 붙잡혔니' 이런 말씀을 하실 줄 알았는데 의외로 그런 말씀은 안 하시더라고요. '너무 울었다, 마음이 아팠다, 고생했다'라고 해주셨어요. 지극히 개인적인 해석이지만 엄마에게 딸 진기주가 아닌, 경미로 보였구나 싶어서 너무 좋았어요."
진기주는 이색적인 전사로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대기업에서 기자로 이직했고, 이후 연기자가 되었다.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진기주는 "내가 지금 가진 걸 훨씬 더 많이 잃어버린다고 해도 할건지. 그걸 물어보는게 좋을 것 같아요"라고 용기있게 다른 직업을 택하게 된 배경을 전했다. '미드나이트'를 통해 새로운 도전을 한 진기주가 '배우'로서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했을까.
"사실 거창한 건 잘 모르겠고요. 그냥 작품 만드는게 즐겁고, 좋고, 이렇게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 시간도 너무 좋고요. 촬영하면서 작품에 대해 고민하고, 캐릭터에 대해 고민하고, 창작하는 그 자체가 매력적인 것 같아요. 창작을 바탕으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할 수 있잖아요. 그런 것들이 매력입니다."
사진 : 티빙,CJ ENM 제공
글 에디터 조명현 / midol1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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