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터뷰] 박주현 "인생 최대의 도전? 배우 하기로 한 거죠"
기사입력 : 2021.05.29 오전 12:10
박주현 화상 인터뷰 / 사진: 935엔터테인먼트 제공

박주현 화상 인터뷰 / 사진: 935엔터테인먼트 제공


박주현이 '마우스'를 통해 또 하나의 대표작을 썼다. '마우스'는 자타 공인 바른 청년이자 동네 순경인 정바름(이승기)과 어린 시절 살인마에게 부모를 잃고 복수를 향해 달려온 무법 형사 고무치(이희준)가 사이코패스 중 상위 1퍼센트로 불리는 가장 악랄한 프레데터와 대치하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극 중 박주현은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문제적 고딩 '오봉이' 역을 맡았다. 오봉이는 어린 시절 가슴 아픈 사고를 당한 후, 세상에서 날 지켜줄 사람은 오직 나뿐이라는 방어 기제에 격투기, 권투, 주짓수 등 못하는 운동이 없는 고3 수험생이다. 특히, 봉이는 프레데터에게 하나뿐인 가족 할머니를 잃은 아픔을 딛고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으로 시청자의 응원을 받았다.

'인간수업' 이후 '좀비탐정', '마우스'까지, '괴물 신인'에서 '괴물 주연'으로 나아가고 있는 박주현과 '마우스' 종영 전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Q. 종영 소감

정말 시간이 빨리 지나갔어요. 벌써 '마우스' 첫 촬영 했던 때가 엊그제 같아요. 그만큼 정말 많은 신경을 많이 썼어요. 이 대본에만 신경을 쏟지 않으면 따라가기 힘든 작품이라. 이제 보내줘야 한다니 믿기지 않아요. 오늘 마지막 촬영을 하고 왔는데, 아직도 실감이 안 나는 것 같아요. 배우님들, 스태프분들과 감사했습니다 하고 인사를 하는데도 '진짜 끝나는 건가' 하면서 허무했어요. 정말 전투하듯이, 우리 배우들끼리는 다 전우애가 생겼다고 말할 정도로 쉽지 않은 촬영이라서 더 허한 느낌이 드는 것 같아요.

Q. 최근 '백상예술대상'에서 신인상을 수상했다. 기분이 어떤가. 주변 반응은?

정말 감사드리고, 아직까지 실감이 잘 안나요. 이렇게 시간이 흘러가고 다음 작품이 주어지면 매 순간에 최선을 다해야지 하는 마음뿐이에요. 다른 잡생각을 하지 않고 좋은 연기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정말 많은 분들, 선배님들, 같이 연기한 친구들, 가족, 친척들까지도 연락이 와서 '고생했다. 축하한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어요. 내가 이렇게 축하를 받아도 되는 사람인가 싶기도 하고, 그냥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 더 연기에 집중해서 좋은 연기와 작품으로 인사드려야겠다는 생각을 상당히 많이 하고 있어요.


Q. 작품 자체가 무게감 있는 작품인데, '오봉이' 캐릭터를 어떻게 준비했나.

일단 주요 인물들 중에 제가 가장 어리고 미성년자 신분이잖아요. 실제 저는 28살인데, 미성년자 연기를 한다는 게 아주 부담이 안 될 수는 없었던 것 같아요. 제가 고등학생 때 겪었던 감정적인 부분들을 위주로 접근을 했고, 봉이 캐릭터 자체가 상처와 트라우마가 크고 깊은 친구라서 되도록이면 조심스럽게 접근했어요. 제가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을 겪은 친구고, 제가 그 친구를 내 마음대로 정의해서 만들어내기보다는 감독님과 계속 깊은 이야기를 하면서 정말 조금씩 섬세하게 '이렇지 않을까' 추측하면서 준비했죠.

Q. 이승기, 이희준 등 연기 경력이 상당한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다.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마우스' 자체가 장르물이고 각각 캐릭터들이 깊은 사연을 가지고 있어서 기본적으로는 연기에 집중하기 위해 과묵한 분위기에요. 그 와중에도 선배님들이 후배를 잘 챙겨주려 하시고, 힘든 촬영이지만 어떻게든 즐겁게 웃으며 하자는 마인드가 있었어요. 희준 선배님이 분위기 메이커이신데, 저는 그냥 믿고 따라가면 되는 현장이니까 굉장히 듬직했어요. 승기 오빠도 워낙 잘 챙겨주시고 배려심이 많은 분이라 편하게 촬영할 수 있게 도와주셨어요.


Q. 최준배 감독과도 첫 작업이었다. 봉이 캐릭터를 구축할 때 감독과 많은 논의를 거쳤다고. 어떤 디렉팅을 받았나.

좋은 말씀을 정말 많이 해주셨어요. 봉이가 감정적인 연기가 많았는데, 그럴 때마다 감독님이 그리는 그림과 제가 생각한 그림에 대해 의논을 하면서 찾아가는 걸 좋아해요. 그럴 때마다 감독님께서 '그냥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라고 해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했거든요. 그랬더니 되게 좋다고, 나라는 사람, 박주현이라는 배우는 마음 가는 대로 연기할 때 더 빛이 나는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어요.

Q. '인간수업' 이후 '좀비탐정', '마우스'까지 쉼 없이 달려왔다. 체력적으로 힘들지는 않나. 열일 행보의 원동력이 있다면.

체력이 워낙 좋은 편인 것 같아요. 사실 이 정도로 좋은지 몰랐어요.(웃음) 평소에 운동을 좋아해서 그런가 봐요. 체력도 체력이지만, 캐릭터 한 명 한 명을 만날 때 많은 에너지가 소비가 된다기보다는 오히려 힘이 생기는 것 같아요. 새 캐릭터를 만나는 거에 대한 설렘이 어떤 원동력보다 큰 힘을 주는 것 같아요.

Q. 긴 호흡의 작품은 '마우스'가 처음이었다. 배우 박주현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또, 봉이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나.

데뷔한 이후 가장 긴 호흡으로 연기한 작품이라서 그것 자체만으로도 제 인생에는 굉장히 길게 남을 것 같아요. 봉이를 연기하면서 많이 아프고 감정이 북받칠 때도 많았어요. 다 행복했으면 좋겠고, 그럴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발버둥 치는 인물들이 '나도 살아가는데 너도 힘을 내'라고 말해주는 것 같아요.

봉이에게는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었어요. 봉이냐 너무 수고 많았고, 이제 충분히 행복해도 되고, 충분히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야 너는.

Q. 뮤지컬을 보고 배우의 꿈을 굳혔다고. 뮤지컬에 도전하는 모습은 언제쯤 볼 수 있을까.

뮤지컬이라는 장르는 제가 정말 존경하는 장르에요. 물론 영화, 드라마 모두 멋있지만 뮤지컬도 정말 각각 색깔이 다르잖아요. 그래서 더 도전해보고 싶고, 더 빛나 보이는 것 같아요. 기회가 된다면 노래 연습도 하고 움직임도 준비를 해서 도전할 생각이 분명 있고요. 그게 언제쯤이 될지는 잘 모르겠어요.

Q. 학창 시절 밴드 활동을 하셨다고. 작품 속에서 그런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역할을 만난다면?

노래를 하는 역할이나 싱어송라이터 느낌이라던가 해보고 싶어요. '반의반' 때 성규 선배님께서 피아니스트를 하셨는데 재밌어 보이더라고요. 선배님은 힘들어하셨는데, 저는 연기도 하면서 내가 피아노를 다시 배우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런 역할이 온다면 정말 도전하고 싶어요.

Q. 차기작 '사일런스' 촬영도 마쳤다. 예수정 배우부터 이선균, 주지훈 배우까지 폭넓은 연배의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는데, 현장은 어땠나.

'사일런스' 현장도 정말 재밌었어요. 저에게는 첫 영화이기도 했고, 제가 평소에 정말 존경하는 배우님들이 많이 나오셔서 연예인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선균 선배님이 학교 선배님이시기도 한데, 섬세하게 친척 오빠 같은 느낌으로 잘 챙겨주셔서 감사했고, 주지훈 선배님도 맛있는 거 정말 많이 사주셨어요. 예수정 선배님도 정말 포근한 선배님이라 더없이 편하게 촬영했던 것 같고, 희본 언니, 희원 선배님, 문성근 선배님도 되게 긍정적인 분들이라 누구 하나 조금도 예민하지 않고 친해져서 재밌게 촬영 마쳤어요.

Q. 출연작 대부분이 장르물이다. 장르물을 선택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제가 장르물을 좋아해서 그런 것 같아요. 저에게 오는 대본들 중에서 와닿는 걸 하다 보니 이렇게 되었는데, 장르물이라고 해서 다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제가 했던 장르물은 다 각각의 색이 뚜렷하고 흥미로웠던, 도전적인 부분이 있었어요. 어찌 보면 좀 위험할 수도 있지만, 저는 도전해서 성취할 수 있다면 도전하는 편인 것 같아요. 그렇지만 장르물이 힘들기는 하죠.

Q. 도전을 좋아한다고. 인생에서 가장 큰 도전은 뭐였나.

배우 하기로 한 거요.(웃음) 저는 즉흥적인 걸 좋아해요.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움직이는 그냥 밝고 낙천적인 친구거든요. 연기라는 거에 빠져서 배우라는 꿈을 꾸고 나서는 챌린지가 길어지고 있어요. 원래는 단타로 하는 게 전부였거든요. 배우라는 직업은 정말 평생 죽기 직전까지 배우로서 잘 살까 고민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다음 작품에서는 더 잘하고 싶고, 그런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게 제가 하고 싶은 일이에요.

Q. 연기 준비를 위한 비결이나 습관이 있는지 궁금하다.

그냥 대본을 계속 보는 거예요. 밥 먹다가도 보고, 자기 전에 보고, 시도 때도 없이 보다 보면 놓쳤던 게 보일 때가 있더라고요. 대본이 참 신기해요. 같은 글자인데, 수정이 안 되더라도 내 상태에 따라 계속 다른 느낌을 주는 게 신기해요. 그 느낌을 다양하게 낼 수 있는 것, 그리고 최선이라는 선택지를 정해서 연기하고 그걸 전달하는 게 배우의 몫인 것 같아서 대본을 많이 보게 되는 것 같아요.

Q. 잠깐의 휴식이 주어질 때는 주로 어떻게 자신을 채우나. 자신만의 방법이 있다면?

'인간수업' 촬영을 2년 전에 했는데, 감사하게도 그때 이후로 일주일 이상 쉰 적이 없어요. 쉴 때는 자는 게 최고더라고요. 산책하는 것도 좋아해서 그냥 음악 들으면서 틈날 때마다 걸어요.

Q. '괴물 신인'이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붙는데, 앞으로는 '괴물 신인'을 대체할 만한, 어떤 수식어를 얻고 싶나.

그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한 수식어죠. 이것보다 더 좋은 수식어가 있을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제가 언제까지 신인일 수는 없으니까 배우로서 시청자분들께 신뢰를 줄 수 있는 배우가 되면 좋을 것 같아요. 내 연기로 실망 끼쳐드리지 않고, 늘 발전하고 성장하는 배우가 되겠습니다. 그러기 위해 저는 또 최선을 다할 거예요.

Q. 2021년 하반기는 어떤 날들로 채워갈 계획인지.

올 하반기도 굉장히 바쁠 예정이에요. 당분간은 제가 하고 싶어 하는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죠. 마음에 와닿는 작품을 계속 찾아 나갈 것 같아요. 더 좋은, 성장한 배우의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하지 않을까 싶어요. 차기작을 검토하고 있어요. 내가 잘 할 수 있는, 혹은 내가 성장할 수 있는 그런 대본을 만났으면 좋겠어서 신중하게 보고 있어요.

글 에디터 이우정 / lwjjane864@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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