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무브 투 헤븐'에서 상구 역을 맡은 배우 이제훈 / 사진 : 글램 제공
배우 이제훈이 드라마 '모범택시'부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무브 투 헤븐'까지 비슷한 시기에 공개된 두 작품으로 호평을 이끌어냈다. 두 작품 모두 사회적인 이슈를 담아낸 작품이기도 하다.
이제훈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무브 투 헤븐'에서 조상구 역을 맡았다. 조상구는 불법 격투기 선수이자 형에게 버림받은 상처를 가지고 살아가다,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는 조카 그루(탕준상)와 그루의 친구 나무(홍승희)와 함께 고인의 유품 정리를 해주는 업체 '무브 투 헤븐'에서 일하며 변화게 되는 인물이다.
이제훈은 '무브 투 헤븐'의 시나리오를 마주했을 때를 떠올렸다. "북받치는 마음이 주체가 안돼 눈물이 났던" 시간이었다. "'내가 왜 이러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신을 못 차렸어요. '차분하게, 냉정하게 봐야 한다, 감정적으로 작품 선택은 옮지 않다'고 제 자신을 다독이면서 다시 차분하게 글을 읽었는데, 그 공감되고 이런 마음이 역시 그대로 전달되더라고요. '이 작품은 놓치고 싶지 않다'고 생각이 들면서, 감독님과 작가님을 만나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고, 함께 만들어가고 싶다는 것에 의지가 강했었던 것 같아요."
'무브 투 헤븐' 스틸컷 / 사진 : 넷플릭스 제공
완성된 작품을 보고서도 다르지 않았다. 이제훈은 "온에어가 된 이후, 지금까지 9부를 봤어요. 10부를 남겨둔 상황인데요. 10부를 보면 정신 못 차리고 막 울면서 보지 않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무브 투 헤븐'을 통해 사람들에게 휴먼 드라마, 따뜻한 이야기를 잔잔하게 전해줄 수 있다는 점도 신기한 것 같고, 그 플랫폼이 되어준 넷플릭스 역시 새로운 시도이자 도전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라고 말한다.
'무브 투 헤븐'을 통해 이제훈 역시 변화했다. 그는 "드라마이지만, 보시는 분들이 앞으로 삶을 살면서 어떤 태도로, 자세로, 사람들을 볼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 조금이나마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나 싶어요. 주변 사람들을 다시 한번 떠올리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해외에서도 호평이 이어졌다. 이제훈은 "인간의 삶과 죽음을 경험하게 되잖아요. 그런 부분이 이질감 없이 보게 되는 이유가 아닐까"라고 생각을 전했다. "'굿바이'라는 일본 영화가 있는데, 그걸 통해 간접적으로 체험했다면, '무브 투 헤븐'과 유품정리사라는 직업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과 관점이 조금 더 깊어지게 된 것 같아요. 저에게 있어서도 삶의 영향을 미치게 된 작품인 것 같아요. 이를 연기하게 된 배우로서 직업도 한편으로는 감사한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이런 작품을 만나서 연기하게 되다니."
'무브 투 헤븐' 스틸컷 / 사진 : 넷플릭스 제공
외적인 준비도 있었다. 불법 격투기 선수인 상구 역할을 맡아 몸을 키웠다. 이제훈은 "지금이라면 못할 거 같아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제훈은 몸을 키우기 위해 일주일에 6일은 기본으로 하루에 2~2.5시간 근력 운동만 했고, 액션 훈련에 매진했다. "몸과 마음을 쏟아부었던" 시간이었다.
지난 4월 9일부터 방송된 SBS 드라마 '모범택시'에서 이제훈은 김도기 역을 맡아 활약했다. 불법을 저지르는 이들은 단죄하는 무지개 택시 회사의 기사다. 극 초반 대역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지만, 종영을 앞둔 지금 논란보다 몰입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연이은 호평에 이제훈은 겸손하게 답했다.
"사실 두 작품이 비슷한 시기에 나오게 돼 좀 분산이 되지 않을까 걱정과 우려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였어요. 그런데 비슷한 시기에 나온 작품에 '공감되고 잘봤다'는 피드백을 받으며 그냥 너무 감사할 따름입니다. 촬영하면서 많이 몰입하고, 열정적으로 쏟아 붓다보니까, 힘들고 고갈되며, 지치는 순간이 많았는데요. 응원과 작품을 잘봤다는 이야기에 에너지가 막 더 생기는 것 같아요. 앞으로 제가 어떤 작품을 하게 될지 모르지만, 힘이 되는 것을 얻었기에 앞으로 배우로서 연기하는 부분에서 큰 디딤돌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이런 감사한 작품과 이야기를 만난 것이 행운이었고, 같이 만든 제작진, 감독님, 스태프, 배우 분들께 무한한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무브 투 헤븐' 캐릭터 포스터 / 사진 : 넷플릭스 제공
이제훈에게 '무브 투 헤븐'은 "너무나 소중한 작품"이다. 그래서 더 많은 분들이 보기를 바라는 마음이고, 시즌 2를 누구보다 자신이 응원하고 있다.
"10부작인 이야기가 짧게 느껴지더라고요. 삶과 죽음, 그리고 상실에 대한 이야기를 더 많은 이야기 속에 담아 전달됐으면 하는 바람이 크고요. 바람이지만 제가 결정을 할 수 있는건 아니니까요. 많이 응원해주시고, '시즌2 나오면 좋겠다'는 의견을 많이 주시면, 만드시는 분들에게 닿아 가능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시즌2가 나온다면, 상구는 조금 더 철들고 성숙한 모습으로 다가가면 좋겠어요.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나쁜 스포츠 도박을 하지 않는 캐릭터. 몸을 만들거나 액션을 하는 것 때문에 말씀드리는 건 아니고요.(웃음) 다른 모습의 상구를 기대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시즌2 해달라'고 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사진 : 글램 제공
글 에디터 조명현 / midol1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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