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터뷰] '여신강림' 임세미가 '핫'해지고 싶은 이유
기사입력 : 2021.02.22 오후 5:50
임세미 인터뷰 / 사진: 포토그래퍼 이제성 민트스튜디오 제공

임세미 인터뷰 / 사진: 포토그래퍼 이제성 민트스튜디오 제공


이토록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 여성 캐릭터가 있었나 싶다. '여신강림' 속 임세미가 보여준 '임희경' 얘기다. '여신강림'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가 '화장'을 통해 여신이 된 주경과 남모를 상처를 간직한 수호가 만나 서로의 비밀을 공유하며 성장하는 자존감 회복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평범한 로맨스 서사로 가득한 줄 알았던 작품에 색다른 싹을 피운 존재가 바로 '임희경'이다. 극 중 임세미는 주인공 '임주경'의 언니이자 걸크러시를 장착한 '임희경' 역을 맡았다. 희경은 동생 주경의 담임 선생님인 '한준우'(오의식)와 연인 사이로, 남자를 휘어잡는 카리스마를 가진 캐릭터다.
연기 경력이 상당한 임세미도 이런 캐릭터는 처음이었다. 심지어 본인에게 있지도 않은 모습을 '희경'에 담아내야 했다.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민트스튜디오에서 만난 임세미에게서 '임희경'이 느껴지지 않았던 이유다. 이런 변화도 이질감 없이 소화해낸 임세미다. 그동안 쌓은 노련한 캐릭터 소화력이 '여신강림'에서 폭발한 거다.
임세미 인터뷰 / 사진: 포토그래퍼 이제성 민트스튜디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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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극 중 가모장 캐릭터를 맡아 걸크러시를 발산했다. 연기하면서 그간 보여주지 못했던 매력을 발산했는데 연기하면서 어땠나.

재미있었어요. 나름대로 희열이 느껴지고,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었던 작품이 아니었나 싶어요. 학원물이다 보니 어린 친구들이 많이 보는 작품이었고, 제가 언니 역할이기도 해서 '이 언니 갖고 싶다' 이런 말을 많이 해주신 것 같아요. 정말 기분 좋았어요. 여자들에게 사랑받는 게 너무 좋더라고요. 바로 이거다 싶었죠.
임세미 인터뷰 / 사진: 포토그래퍼 이제성 민트스튜디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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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어떤 부분에 주안점을 두고 희경을 연기했나.

역 클리셰에 대한 집중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금방 화를 차올리는 거에 대해서 작품 들어가기 전에 연습도 많이 했죠. 원래 꾹 참고 있다가 말하는 성격인데, 연기할 때 희경이는 시원하게 질러야 하고, 겉과 속이 다르지 않아야 하는 뇌와 심장이 필터링 없이 속 시원하게 할 말 하는, 뒤끝 없는 여성이잖아요. 이런 걸 표현하려고 발성이나 화수에 변화를 주고 싶었고, 그게 희경이라는 인물과 어울렸던 것 같아요.

어떤 신은 최민수 선배님을 스케치하기도 했고, 도깨비 패러디 신에서는 '내가 공유다. 로맨틱 코미디 남주다'하는 생각으로 연기했죠. 어떻게 하면 '치명적이게 보일 수 있을까', '어찌하면 이 남자를 가질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많은 남자분들의 키스신과 로맨틱한 짤들도 찾아봤죠.
임세미 인터뷰 / 사진: 포토그래퍼 이제성 민트스튜디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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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사랑 앞에 직진하는 희경 캐릭터다. 실제 연애 스타일은 '준우'에 가깝다고 했는데, '희경'을 연기하며 어떤 재미를 느꼈나.

희경이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내가 쟁취한다', '네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게 전혀 부족한 게 아니야'라고 말해주는 여자예요. 남들이 뭐라 해도 내 남자 내가 지킨다 하는 카리스마가 부러웠고, 겉모습에 치중하지 않고 멋지고 순수한 진국 '자몽'을 알아보는 희경이가 대단하더라고요.

한국 여성상은 남자가 대시하는 걸 기다리는 거라고 생각하는 때가 있었는데, 요새는 그런 게 많이 바뀌었잖아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우리 여성들이여 일어나라'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희경이 하면서 약간 힐링, 해소도 되고 앞으로 이렇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 같아요.
임세미 인터뷰 / 사진: 포토그래퍼 이제성 민트스튜디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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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원작 있는 작품인 만큼 부담감이나 어려웠던 지점이 있었을 것 같다.

처음에는 비난을 받을까 봐 걱정했어요. 주경-수호가 나와야 하는데 원작에 있지도 않은 러브라인이 나와서 짜증 난다는 반응일까 봐요. 정말 감사하게도 자몽커플을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에요.
임세미 인터뷰 / 사진: 포토그래퍼 이제성 민트스튜디오 제공

임세미 인터뷰 / 사진: 포토그래퍼 이제성 민트스튜디오 제공

Q. 또래 배우들끼리 연기하다 보니 현장 분위기가 좋았을 것 같다. 촬영 현장은 어땠는지, 또 현실 자매 케미를 맞춘 문가영 배우, 상대 역의 오의식 배우와의 호흡은?

현장 분위기가 정말 좋았어요. 아이들도 활동을 많이 하는 친구들이고 어릴적부터 연습생하는 친구들이라 학생 연기하면서 '학생 때로 돌아간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지금 상황이 다 같이 만날 수가 없잖아요. 가족끼리 바글바글하게 찍는 신이 있어서 다복한 느낌이 들었어요.

가영씨랑 호흡은 정말 좋았어요. 신 들어가기 전에 의견이 있으면 가영 씨에게 말하는데, 그때마다 '언니 너무 좋아요. 언니하고 싶은대로 해요'라고 말해줬어요. 떡볶이 먹는 신에서도 애드리브가 난무했는데, (가영 씨가) 다 받아주는 친구라서 인간으로서도 좋았고, 가영 씨가 앞으로 멋진 배우가 될 거라는 걸 느꼈어요. 지금도 배울 점이 많지만 더 기대가 되는 배우예요.

(자몽 역의) 오의식 배우와의 호흡은 두말할 것도 없었죠(웃음)
임세미 인터뷰 / 사진: 포토그래퍼 이제성 민트스튜디오 제공

임세미 인터뷰 / 사진: 포토그래퍼 이제성 민트스튜디오 제공

Q. 과거 '고려청자 여인'이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건강미의 아이콘으로 거듭났다. 최근에도 수식어를 견고히 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어릴 적부터 몸을 잘 썼던 것 같아요. 부모님이 운동을 좋아하셔서 자연스럽게 운동이 제 몸에 잘 묻어난 것 같아요. 달리기는 학원을 다니지 않아도 맨몸으로 할 수 있는 거잖아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운동을 접하게 됐고, 성인이 돼서도 제가 취미고 가질 수 있는 게 자연을 쫓아가더라고요. 산에 가고, 달리는 거 유산소 운동을 좋아해요. 재작년에는 산티아고에서 40일 동안 걷기도 했었죠.

악역할 때 몸매가 보이는 옷을 입어야 했는데, 그럴 때 허벅지가 갈라져 보여서 작품할 때는 자전거를 안 타는 버릇이 생겼어요. 매끈한 몸을 유지해야 했거든요. 요새는 그냥 달리고 있어요. 고려청자 타이틀을 다시 가져와야죠. 제 겁니다(웃음)
임세미 인터뷰 / 사진: 포토그래퍼 이제성 민트스튜디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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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드라마 촬영도 하면서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더라. '세미의 절기'라는 채널명은 어떻게 탄생했나.

제가 절기를 좋아해요. 왜 봄여름가을겨울보다 절기의 단어들이 마음에 콕콕 박히는지 모르겠어요. 절기가 되면 한 2주 뒤쯤 계절감이 와요. 그걸 기다리는 게 좋아서 언젠가는 이 단어들에 따라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마침 '여신강림' 시작할 무렵에 그런 콘텐츠를 시작하게 됐죠.

Q. 유튜브를 통해 제로웨이스트, 비건으로 살아가는 사람 임세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친자연적인 행보를 시작한 계기가 궁금하다.

십 년 전쯤에 명상 수련을 갔었는데, 자연으로 모든 게 다 돌아가야 한다는 걸 알게 됏어요. 내가 사용한 것, 먹고 남긴 것이 지구에서 돌고 돈다는 걸 알고 빈그릇 운동부터 시작했죠. 최근에는 유튜브 하면서 비건 지향이나 제로웨이스트 실천법 같은 걸 드러내고 있는데, 정말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이런 환경 속에서 전쟁 때 죽은 인구만큼의 동물들이 죽어가고 있어요. 그 동물들도 다 느끼는 존재라는 걸 아는 데 그동안 모른 척했던 제 자신이 놀라웠고, 매트리스에 빨간 약이 묻은 것처럼 눈에 보이는데 계속 그렇게 둘 수 없었어요. 동물을 온전히 사랑하고 싶은 마음, 양심 하나, 부끄러움 없이 사랑하고 싶었어요.
임세미 인터뷰 / 사진: 포토그래퍼 이제성 민트스튜디오 제공

임세미 인터뷰 / 사진: 포토그래퍼 이제성 민트스튜디오 제공

Q. '여신강림' 촬영 마친 후 여유가 생겼을 것 같다. 근황은 어떤가.

이젠 유튜버로서 제로웨이스트와 비건을 지향하는 삶으로 다시 돌아가야죠. 제가 호기심이 많기도 하고 욕심도 많은 스타일이라 쓸데없이 얕은 재주들이 많아서 이것저것 하는 걸 좋아해요. 가만히 앉아 있으면 자꾸 안 좋은 생각이나 우울한 생각이 찾아오는 것 같아서 몸을 바삐 움직이려고 해요.

Q. 사람 임세미, 배우 임세미로서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여신강림'으로 인플루언서가 된 게 뿌듯한데, 대중들한테는 일단 비건, 제로웨이스트 지향으로 핫해지고 싶어요(웃음). 올해는 좀 아무것도 안 하면서 지내려고요. 계획하고 실패감을 맛보고 싶지 않거든요. 아무것도 하지 말자,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자는 목표죠. 무계획이나 마찬가지예요.

액션도 관심이 있는데, 어찌하다 보니까 메인으로 액션을 하게 되는 기회가 없었어요. 기회가 된다면 도가니 아프기 전에, 연골이 말랑말랑할 때 액션 스쿨에 다니고 싶어요.

글 에디터 이우정 / lwjjane864@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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