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세자매'에서 희숙 역을 맡은 배우 김선영 / 사진 : 리틀빅픽쳐스 제공
배우 김선영을 생각하면 어떤 작품이 떠오를까. 드라마 '응답하라 1988', '동백꽃 필무렵', '사랑의 불시착', '오!삼광빌라' 등 너무나 다른 캐릭터를 너무나 자신 같은 옷으로 입고 등장했던 그다. 김선영은 배우로서도 활약 중이지만, 남편인 이승원 감독과 함께 10년이라는 시간 극단 '나베'를 운영해온 대표이기도 하다. 그리고 한 가족의 아내이자 엄마이기도 하고. 여러 옷을 입고 있는 그가 예능이라는 새로운 도전도 해봤다. 영화 '세자매'의 개봉을 앞두고서다.
영화 '세자매'는 말그대로 세자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항상 '미안하다'는 말을 입에 담고 사는 첫째 희숙(김선영), 남부러울 것 없어보이는 가식덩어리 둘째 미연(문소리), 그리고 슬럼프에 빠진 극작가이자 남편과 의붓아들과 살고 있는 셋째 미옥(장윤주)가 아버지의 생신을 기점으로 한자리에 모이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 '세자매'에서 희숙 역을 맡은 배우 김선영 / 사진 : 리틀빅픽쳐스 제공
김선영은 첫째 희숙 역을 맡았다. 돈을 드려야하는 남편(김의성)에게도, 용돈을 드려야하는 딸(김가희)에게도, 과거 돈을 빌려준 적 있는 동생 미연과 미옥에게도 항상 '미안'하기만한 마음둘 곳 없는 사람이다. 김선영은 "힘든데 힘든걸 직시하지 못하고, 힘든게 너무 일상화 되어있는 사람에게는 무감정이라는 상태가 있다고 해요. 힘든 줄도 모르고, 본능적으로 웃고 있고, 조금 힘들어지려면 '미안하다'고 얘기하고, '나는 괜찮다'고 하고, '잘못했다'고 하고요. 상대방에게 어서 빨리 나를 낮춰버리는 희숙의 방어기제가 있었던 것 같아요"라고 답한다.
김선영은 '세자매'의 개봉을 앞두고 예능 프로그램 '아는 형님'과 '노는 언니'에 출연하기도 했다. 김선영은 두 프로그램에 출연한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힐링이 됐다"는 것이 그의 이야기였다.
배우 김선영 / 사진 : E채널 '노는언니',JTBC '아는형님' 방송캡처
"'노는 언니'때 처음으로 많은 운동선수 분들을 만났잖아요. 진짜 힐링이 됐어요, 그 분들의 에너지가. 사람이 어떻게 나이가 10살도 아니고 30대인데, 너무너무 순수하고, 어떻게 그렇게 집중하고 들어요? 정말 눈이 반짝반짝해서 진심을 다해서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정말 힐링이 됐어요. '노는 언니'에 고정을 했으면 좋겠다고 농담으로 이야기를 하기도 했어요. 제가 어깨를 다쳐서 고정은 못하겠지만요. 운동보다 재활이 필요하거든요."
"'아는 형님'도 비슷했어요. 방송에서 본 것보다 훨씬 더 순수하시더라고요. 오히려 카메라 꺼졌을 때 오셔서 '안녕하세요' 따뜻하게 인사해주시고, 끝난 후에 '고생하셨습니다' 먼저 인사해주시고요. TV로만 뵈었던 분들이 정말 고등학생처럼 계시더라고요. 바쁘게 방송을 하다보면 사람이 형식적으로 바뀔 수 있잖아요. 그걸 이해해요. 그런데 화장실 가는 길에 우연히 이상민 씨랑 마주쳤는데, 고개를 푹 숙여 인사하시면서 가시더라고요. 저는 사람에게 받는 에너지가 굉장히 중요한 사람이거든요. 카메라 꺼졌을 때 더욱더 따뜻하게 대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영화 '세자매'에서 희숙 역을 맡은 배우 김선영 / 사진 : 리틀빅픽쳐스 제공
사람에게 받는 에너지가 중요한만큼, 사람에게 좋은 에너지를 주는 배우이기도 하다. 영화 '허스토리'를 함께한 배우 김희애, '내가 죽던 날'에서 함께한 김혜수, 그리고 '세자매'에서 함께한 배우 문소리 등 모두 김선영의 연기를 칭찬했다. 김선영은 이것이 "꿈이었다"고 말한다.
"저도 연기를 하는 사람으로서 연극할 때 '이 배우와는 다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그러다 20대 때 문득 그런 생각을 했어요. 나랑 한 배우도 그렇게 생각할까? 그런 배우가 되면 좋겠다. 그 생각에 사로잡혀 있던 때가 있거든요. 연기라는 것은 주고 받는 것 같아요. 제가 그 분들을 정말 좋아했어요. 마음을 쓰는 직업이다보니 서로 참 잘 맞으면 서로를 좋아하게 되는게 다른 직업보다는 빠른 것 같아요. 기간에 비해서 깊고. 그게 저에게는 행운이고요."
글 에디터 조명현 / midol1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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