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홈'에서 지수 역을 맡은 배우 박규영 / 사진 : 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박규영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 속 지수와는 달리 짧은 헤어스타일로 화상 인터뷰에 응했다. 욕망으로 인해 사람이 괴물로 변하는 세계를 담은 '스위트홈'에서 박규영은 야구방망이로 괴물에 맞서는 씩씩한 뮤지션 지수 역을 맡았다. 실제로도 씩씩한 말투였다. '사이코지만 괜찮아' 속 남주리도, '로맨스는 별책부록' 속 신입사원 지율이도 아닌, 그 누군가. 어떤 캐릭터도 '박규영' 식으로 녹이는 그다.
'스위트홈'에서 지수 역을 맡은 배우 박규영 / 사진 : 넷플릭스 제공
Q. '스위트홈'에는 어떻게 합류하게 됐는지, 당시 원래 욕심났던 배역이 있었다면 누구였는지 궁금합니다.
"오디션은 지수 역할로 봤어요. 지수를 되게 하고 싶었고, 이응복 감독님도 지수를 염두에 두신 것 같았어요. 오디션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대본도 읽고나서 감독님께서 'B팀 감독님과 팔씨름해서 이기면 하게 해줄게' 하셨어요. 팔씨름을 했죠. '이기게 해주세요' 하고 했는데, 그때 그 눈빛을 보시고 '되게 하고 싶어하는구나, 이 캐릭터 사랑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셨나봐요. 나가는 길에 '대본 가져가'라고 하셨고요."
Q. 지수 캐릭터로 캐스팅이 확정 된 후, 어떻게 준비하셨는지요. 베이스 기타를 잡았는데 그 부분에서 어려움은 없었는지 궁금합니다.
"지수로 캐스팅되고 난 후에는 베이스라는 악기를 잘 다뤄야한다고 생각해서 베이스 레슨도 받았고, 야구방망이라는 무기도 잘 다루기 위해서 액션 스쿨도 다녔어요. 스크린 야구장에가서 야구방망이와 친해지려고 노력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베이스 기타는 너무나도 지수를 보여주는 소품이잖아요. 첫 등장에서 베이스 연주를 하는 장면이 있거든요. 그때 자신이 없으면 안될거 같더라고요. 자신있게 하고 싶어서 베이스는 레슨을 받았고요. 지정곡이 나오고 나서는, 계속 연습했어요. 지금도 손이 어렴풋이 기억을 하고 있더라고요. 기타나 베이스를 접해본 적이 없어서 손가락이 되게 아팠어요. 특별히 어렵지는 않았고 되게 재미있었어요."
'스위트홈'에서 지수 역을 맡은 배우 박규영 / 사진 : 넷플릭스 제공
Q. 이도현 씨가 인터뷰에서 박규영 씨가 반팔만 입고 한 겨울에 촬영을 했다고 말씀하셨다. 추위를 이기는 방법이 있었는지, '스위트홈'을 촬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어떤 점이었는지요.
"추위를 이기는 방법은 없는것 같아요. 그냥 참는 것 뿐입니다.(웃음) 지하주차장 장면을 찍을 때 지수가 반팔에 스키니진 차림이라 내복도 입을 수없었는데요. 그냥 참으면서 했고요. 중간 중간에 보온도 잘 하고 해서 특별히 힘든 점은 없었어요. (이)도현이가 열정하나로 이겨내더라고 언급을해줘서 제가 '고맙다'고 문자를 했어요. '스위트홈' 촬영하면서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었고요. 그 중 어려운 점이라면 야구방망이, 쇠방망이가 되게 무거웠어요. 방망이를 접해본 적이 없어서, 그걸 익숙하게 다루는게 쉽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촬영 때 아니더라도 야구방망이를 들고다니면서 갖고 놀아보고 손에 익숙하게 해서 그렇게 촬영했던 것 같습니다."
Q. '스위트홈'이 공개된 후 정주행으로 세 번 이상 본 것 같다고 했는데요. 스스로 아쉬운 점을 꼽을 수 있을까요.
"연기 모니터를 하면 항상 아쉬운 점이 보이는 것 같아요. '스위트홈'이나 지수에 국한된 게 아니라, 모든 작품과 모든 캐릭터에서요. '여기서 좀 더 강렬하게 했다면, 여기서 조금 내 눈이 보였다면'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데요. 이런 생각이 더 노력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재헌이 죽고 나서 지수가 억눌러온 슬픔을 크게 표출하는 장면이 있어요. 사실 애정이 많이 가는 장면이라 여러번 뜯어서 보는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더 잘할 수 있는 장법은 없었을까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스위트홈'에서 지수 역을 맡은 배우 박규영 / 사진 : 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Q. 지수는 긴 헤어스타일에 염색도 하고 있는데요. 원작과 다른 외모를 만들어낸 비하인드가 있을까요.
"저도 짧은 탈색 머리를 하고 싶었어요. 핑크색이나 백발이나, 탈색모를 하고 싶었는데요. 10화까지 다 보셨으면 아시리라 믿습니다. 지수가 긴 머리를 자를 수 없는 이유를요. 그런 장면들 때문에 머리를 자를 수는 없었고요. 원작과 다르기는 한데, 지수로 보일 수 있는 요소를 생각한 것 같아요. 핑크색에 염색을 하고, 색조화장도 붉은기가 들어가있고, 피어싱도 많고, 액세사리도 많이 하고요. 지수에게 그런 외적인 요소를 좀 더 부여했던 것 같아요."
Q. 지수와 재헌(김남희)의 러브라인이 많은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는데요. 두 사람의 감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촬영에 임했는지, 재헌의 고백 장면을 찍을 때는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도 궁금합니다.
"지수의 전사를 보면 사람에게 쉽게 마음을 줄 것 같지 않거든요. 재헌과 나랑 맞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데서 시작해서, 특정한 상황 속에서 생긴 전우애, 동료애, 그리고 이성간의 호감 그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하는 관계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다가 고백을 받았을 때, 재헌이 처음으로 '주님 뜻이 아닌 제 뜻'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을 때에는 마음을 열지 않았을까 싶어요. 고백하는 장면에서 '이렇게 하자'고 딥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김)남희 오빠의 목소리와 눈빛이 주는 에너지가 강렬했던지라, 그 대사와 상황에만 집중해서 연기와 리액션을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 장면을 너무 좋아해주시니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스위트홈'에서 지수,재헌 역을 맡은 배우 박규영,김남희 / 사진 : 넷플릭스 제공
Q. 지수, 박규영 씨가 각각 욕망으로 인해 괴물로 변한다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합니다.
"지수랑 박규영의 외적인 부분은 좀 다르지만요, 내적인 부분에서는 비슷한 결이 많다고 느꼈어요. 아주 큰 아픔은 없지만, 여린 부분? 어떤 고민과 슬픔이 있지만 그걸 드러내기보다 강한 모습을 보이며 티를 안내고 싶어하는 부분이 좀 닮아있는 것 같아요. 지수이자 박규영으로서 괴물이 된다면 여린 모습을 그냥 보여주고 싶은? 사람들 앞에서 울어보기도 하고 그런 욕망이 있을 것 같아서 '눈물 괴물'이 될 것 같아요."
Q. 눈물괴물을 말씀하셨기에, 가장 최근에 눈물을 언제 흘리셨는지 궁금합니다.
"가장 최근에 울었던 건 '스위트홈' 재헌(김남희)의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많이 울었어요.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많이 우는 편이에요. 그때그때 느낀 감정이 좋더라고요. 아픈 것보다 작품을 보면서 느끼고 눈물을 흘리고 그런 편인 것 같아요."
'스위트홈' 포스터 / 사진 : 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Q. '스위트홈'에서 좋은 배우들과 함께 작품에 임하셨는데요. 누구에게 어떤 부분을 배웠다, 하는 지점이 있으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송)강이는 현수라는 캐릭터를 진실되게 사랑하는게 느껴졌어요. (송)강이가 주는 눈빛이 너무 좋더라고요. (송)강이 울면 진짜 지켜주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이)시영 언니는 말할 필요도 없지만, 그런 몸과 액션연기를 해낸 것에 진짜 존경을 해요. 실제로는 성격이 너무 좋으셔서 저희 다 편하게 촬영했고요. (이)진욱 선배도 무서운 캐릭터이긴 하지만, 후배들이 편하게 연기할 수 있는 공기를 만들어주시는 분위기 메이커셨어요. (고)민시는 친구이자 동료배우로서 아직도 친하게 지낼 수 있음에 감사하고요. (고)민시 연기를 보면서 많이 배웠어요. (김)남희 오빠도 엄청난 학구파세요. 공간이나 감정이나 설정에 대해서 의문이 들면 쉽게 넘어가지 않으시더라고요. 정확하게 짚어가며 연구하시는 모습 보며 많이 배웠어요. (고)윤정이도 많이 촬영이 겹치지는 않았지만, 감정과 눈빛이 너무 좋아서 감탄한 것 같아요. 제가 함께할 수 있어서 너무 복이 많았습니다.
Q. '스위트홈'이 공개된 후 인상깊은 반응이 있었다면, 어떤 반응이었을까요.
"월드차트라고 하나요? 그걸 봤는데요. 제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중에 '퀸스갬빗'을 재미있게 봤거든요. 그 다음에 '스위트홈'이 있는거예요. 진짜 뿌듯하다, 생각했었고요. 전세계에 방영되다보니, 해외팬들이 많아졌어요. 댓글과 메시지에 다양한 언어가 적혀 있어서 신기했어요. 너무 좋았던 반응은 '대박, '사이코지만 괜찮아'에 간호사래. '로맨스는 별책부록'에 신입사원이래. 나만 이제 알았어?' 이런 반응이 역시나 짜릿하고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스위트홈'에서 지수 역을 맡은 배우 박규영 / 사진 : 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Q. 박규영씨는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요.
"특별하거나, 화려하거나, 너무 예쁘거나. 그런 외모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은 한 적이 없어요. 어쩌면 옆집에 있을 것만 같고, 그냥 편한 이미지라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 다른 스타일링이나 조금 다른 연기를 얹었을 때 더 다양한 모습으로 봐주시는 것 같아요. '그런 걸 재미있어 하시는구나'를 '스위트홈'을 하면서 확실히 느끼게 된 것 같아요. 특정한 모습이라기보다, 제가 할 수 있는 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는게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 다양한 모습 보여드리고 싶고, 그 와중에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이유는 주변사람을 편하게 해주면서 좋은 사람이 되면, 그 에너지가 연기에 묻어나는 것 같더라고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Q. 2021년이 시작됐는데요. 차기작은 정해졌는지, 어떤 계획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차기작이 정해지지는 않았어요. 조금만 더 기대를 해주시면, 실망시키지 않는 좋은 모습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매년 계획이나 목표를 세우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지금 주어진 것, 하고 있는 것, 즐겁게 최선을 다해서 매일 그렇게 보내다보면, 그게 모여서 한달이 되고, 꽤나 보람찬 한해가 되더라고요. 올해도 여태 해왔던 것처럼, '매일매일 괜찮게 살았다' 이런 것이 목표라면 목표입니다."
'스위트홈'에서 지수 역을 맡은 배우 박규영 / 사진 : 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글 에디터 조명현 / midol1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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