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터뷰] '스타트업' 김선호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신 '한지평', 연기 점수 70점"
기사입력 : 2020.12.12 오전 8:00
'스타트업' 김선호 인터뷰 / 사진: 솔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타트업' 김선호 인터뷰 / 사진: 솔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타트업' 김선호가 자신의 연기에 대해서는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지난 6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스타트업'은 한국의 실리콘 밸리에서 성공을 꿈꾸며 스타트업에 뛰어든 청춘들의 시작(START)과 성장(UP)을 그린 드라마. 김선호는 '빚을 갚기 위해' 스타트업에 뛰어든, SH벤처캐피탈의 수석팀장 '한지평'을 맡아 때론 냉철한 독설가로, 때론 순수한 소년의 얼굴로 자신이 맡은 역할을 유려하게 소화해내며 '역대급 서브 남주인공'이라는 평가를 얻었다.



이에 자신이 맡은 '한지평' 역할에 대해 몇 점을 줄 수 있냐고 묻자, 김선호는 "저는 늘 저의 연기를 볼 때 부족하고 아쉬운 점이 제일 많이 보인다. 그래도 '한지평'이라는 인물은 참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셨으니 70점 정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답해 다음 김선호의 연기는 몇 점을 받을 것인지 기대감을 자극한다. 아래는 일문일답 전문이다.


Q. '스타트업' 출연 계기는?


박혜련 작가님의 오랜 팬이었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를 너무 재밌게 봤었고, '피노키오'도 너무 재밌게 봤다. 오충환 감독님의 작품들도 너무 재밌게 봤다. '닥터스'랑 '호텔델루나'까지 너무 재밌게 봐서, 함께 작업해보고 싶었다. 대본을 보니 글이 너무 예쁘고, 아름다웠다. 책이 너무 재밌어서 함께할 수 있다면 너무 좋지 않을까 싶었는데, 함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Q. 종영 소감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동안 '스타트업'이라는 작품에 함께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함께한 사람들이 끝까지 웃으면서 함께 마무리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제작진 분들과 배우분들, 모두 다 좋으신 분들이라 조금의 무리도 없이 행복하게 작품을 끝낼 수 있었다. 끝이라니 참 아쉽다. 저한테는 굉장히 아쉽게 느껴지고, 지평이를 못 만난다는 아쉬움이 너무 크다. '한지평'이라는 인물로 살아볼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Q. 제작발표회 당시 '1박2일'과 병행 걱정은 없냐는 질문에 '열심히 했으니까 한지평으로 봐줄 것'이라고 했는데, 김선호가 아닌 '한지평'의 모습을 시청자에게 잘 전달한 것 같은지?


정말 걱정이 많았다. 시청자분들께서 '1박 2일'의 김선호와 '스타트업'의 한지평을 어떻게 바라봐주실지..오히려 제 생각보다도 빠르게 지평이한테 이입해 주시고, '1박 2일'은 '1박 2일'대로 봐주시는 것 같아서 그 걱정이 많이 줄어들었던 것 같다.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했지만, 그 결과는 봐주시는 분들의 몫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많은 분들께서 좋게 봐주신 것 같아 정말 정말 감사드린다.


Q. '한지평'과 본인(김선호 배우)와의 싱크로율?


'한지평'이라는 인물을 제가 연기했으니 50% 정도 아닐까 싶다. 지평이처럼 남들한테 차가운 말도 잘 못하고, 실제로는 좋은 집? 좋은 차도 없지만, 그래도 저라는 사람이 연기했으니 절반 정도는 저의 모습이 묻어나지 않았을까 싶다.


Q. 기억에 남는 명장면과 명대사가 있다면?


기억에 남는 장면은 1회에서 '원덕'이 어린 '지평'이에게 신발끈을 묶어주고 나서 "성공하면 연락하지마. 부자되고 결혼해도 연락하지마. 잘 먹고 잘 살면 연락하지마. 대신 힘들면 연락해. 저번처럼 비오는 데 갈 데 하나 없으면 와. 미련곰탱이처럼 맞지 말고 그냥 와"라고 이야기해주는 장면이다. 지평이로서도, 시청자로서도 가슴이 참 아프면서도 좋았다.


기억에 남는 대사는 2회에서 '원덕'이 '달미'와 식사하면서 "달미야, 넌 코스모스야. 아직 봄이잖아. 천천히 기다리면 가을에 가장 예쁘게 필거야. 그러니까 너무 초조해하지마'라고 하는 대사를 좋아한다. 그러다 15회에 달미가 '원덕'에게 "가을이네, 할머니 보니까 예쁘게 폈어. 코스모스가"라고 말하는 장면이 되게 뭉클했고, 여운이 많이 남았다.


Q. '스타트업' 후기 중 인상깊었던 것이 '어떤 글만 줘도 한지평 목소리로 읽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어떤 방향으로 캐릭터를 만들고자 했는지, 김선호 본인이 생각하는 연기 점수는 몇 점인지?


"어떤 글만 줘도 한지평의 목소리로 읽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이 너무 기분이 좋다. 정말 감사드린다.


'한지평'이라는 인물을 잡을 때 무게 중심을 좀 아래쪽에 뒀다. 인물들 사이에서 중립적인 입장이 되려고 했고, 장면마다 그렇게 선택했던 것 같다. '한지평'이라는 인물이 가지고 있는 안정적이고, 무게감 있는 모습을 담으려고 했다. 그러다 위트 있는 장면에서는 같이 위트 있을 수 있게, 유연함을 부여하려고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저는 늘 저의 연기를 볼 때 부족하고 아쉬운 점이 제일 많이 보인다. 그래도 '한지평'이라는 인물은 참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셨으니 70점 정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Q. 첫 서사부터 한지평이 더욱 탄탄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그의 사랑은 이뤄지지 못했을까?


이루어졌어도 좋았겠지만, 오히려 지평이가 이루어지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어디선가에서도 말했지만 인연은 따로 있는 것 같다. 지평이와 달미가 인연이 아니었던 것 같고, 도산이와 달미가 인연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아쉽지 않았다. 오히려 지평이가 큰 용기를 내서 도산이에게 달미의 마음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알려주면서, 끝까지 조력자가 되기로 결정한 모습 등 한결같은 모습이라 좋았다.


Q. '스타트업' 배우들의 극 중 이름이 지하철 역에서 따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평 역에서 따온 '한지평'의 이름이 곧 스타트업 속 '샌드박스'라는 이야기가 많았다. 결국 한지평은 누군가의 '샌드박스'이기만 한걸까, 한지평에게 남은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지평이가 도산, 달미, 삼산테크에게 샌드박스라면, 지평이의 샌드박스는 원덕이었다. 아마 지평이 주변에는 '지평이가 샌드박스가 되어주는 사람' 또 지평이에게 샌드박스인 사람'.. 사람들이 많이 남았다. 그래서 지평이가 앞으로는 전보다 훨씬 더 외롭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Q. 앞으로의 활동 계획


'1박 2일'을 통해 계속 인사드리면서 내년 1월에 개막되는 연극 '얼음'이라는 작품을 통해서도 관객 여러분께 인사드릴 것 같다. 내년에는 조금 더 편안한 배우로 여러분께 다가가고 싶다. 무엇보다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Q. 매체 배우로 이제 4년 차다. 차근차근 경력을 쌓는 상황에서 다시 연극 무대에 오르는 것을 결정했다. 드라마 등과 달리 연극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경험이나 매력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공연이 되는 한 시간에서 두 시간, 혹은 세 시간 동안 무대 위에서 상대방에게 온전하게 집중하며 연기한다. 그 과정에서 관객들도 같이 호흡을 한다. 그날의 공연은 관객들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기도 한다. 이처럼 라이브가 주는 생생함이 있다. 그거야 말로 희열과 짜릿함을 느끼게 하는 것 같다.


Q. 연극 '얼음'은 지금까지 대중에게 익숙한 모습과는 전혀 다른 매력을 보여주게 될 것 같다.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연극 무대에 오르는 것이라 최근 시국에 대한 아쉬움이 더욱 클 것 같기도 하다.


매번 연습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어렵다. 쉬운 게 없다. 하지만 훌륭하신 연출님과 선배님들이 함께 하고 계셔서, 많이 보고 배우며 도움을 얻고 있다. 재미있게 잘 만들어가고 있다.


시국에 대한 아쉬움은 당연히 있다. 많이 아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다. 지금 굉장히 어려운 시기를 모두가 보내고 있지 않나. 하루 빨리 상황이 좋아져서 우리가 평범하다고 생각했던 일상으로 돌아가고, 다시 옛날처럼 연극계가 활기를 띠고, 배우들도 힘을 많이 얻었으면 좋겠다.


저희 배우들, 제작진 모두가 안전 수칙도 잘 지키고, 안전에 유의하면서 공연 준비하고 있으니까 응원해 주시고, 기대해 주시면 좋겠다.


Q. 한때 '연극계 아이돌'이었는데, 이제는 '만인의 아이돌'이 된 것 같다. 그 시작에 '1박 2일'이 있다. 이제 예능과 활동을 작품을 병행하는 것에 대한 부담은 털어냈는지?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 함께하는 멤버들이 저를 스스럼없이 대해주니까 그 관계에서 나오는 케미들이 있는 것 같다. 작품과 예능의 병행 활동에 부담이 아예 없지는 않지만, 그래도 전에 비하면 많이 덜어진 것 같다. 작품은 작품대로, 예능은 예능대로, 저는 제 자리에서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최선이라는 것을 많이 느꼈다.


글 에디터 하나영 / han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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