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남자' 규현 인터뷰 / 사진: EMK 제공
[인터뷰②에 이어] 4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무대도 어느덧 절반의 반환점을 돌았다. 지난 1월 9일 개막 공연을 한 이후, 어느덧 10회가 넘는 공연을 소화했다. 규현은 "벌써 반이나 했나 생각도 들고, 반밖에 안 남아서 아쉽기도 하다"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새롭게 시작하는 첫 공연, 그것도 몇 년 만의 복귀, 당연한 부담이 뒤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규현은 능숙하게 '그윈플렌'으로서 극을 이끌며, 성공적으로 공연을 마쳤다. 이에 앞서 진행된 프레스콜에서 규현은 "만족할 만한 무대를 한 것 같다"라며 "스스로 만족하면 안 되는데, 만족을 했지만, 더욱더 만족할 수 있는 방향으로 계속 해나갈 것"이라는 각오를 다져 깊은 인상을 남겼다.
사실 이처럼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던 배경에는 꾸준한 연습이 있었다. 규현은 "스케줄이 비는 시간에 계속 연습을 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기회가 있었다. 다른 배우들과 합을 맞출 시간도 많았다. 이번에 연출가 분이 해외 분이셨기 때문에 언어가 통하지 않는 것 말고는 딱히 어려운 점은 없었다"라며 "거의 연습실에만 있다 보니까 '그날들'을 같이 했던 강태일 씨가 연습을 왜 이렇게 많이 오냐고 하기도 했다"라는 에피소드도 밝혔다.
주변 사람들의 도움도 컸다. 먼저 이번 '웃는남자'의 김문정 음악감독은 규현과 앞서 '모차르트!'를 통해 인연을 맺었다. 규현은 "이번 작품의 경우 제가 연습을 조금 늦게 참여해야 했는데, 미리 말씀을 드려서 개인 연습을 시작해도 되냐고 감독님께 부탁을 드렸다. 덕분에 넘버를 익힌 상태로 들어갈 수 있었다"라며 감사를 전했다. 특히 규현은 "감독님께서 '니가 이렇게 노래를 잘했냐'라고 했다"라며 "제가 그런 것이 아니고, 우연히 그렇게 말을 하시는 것을 들었다"고 강조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우연히 마주친 옥주현은 자신 역시 공연 중인 상황임에도 규현을 위한 레슨을 해주기도 했다. 규현은 "주현 누나가 제 시츠프로브 영상을 봤다면서, 도움이 될 부분들을 말씀해주셨다"라며 "발성 때 쓸 부분이라던가, 넘버하는 가사 중간 중간의 발음, 그리고 사소한 호흡 같은 것들까지도 도움을 주셨다"고 말했다. 이에 첫 공연 때보다 더욱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게 되었고, 규현은 앞서 첫 공연을 만족스럽다고 말한 것에 대해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왜 잘했다고 생각했는지 모르겠다"라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여기에 다른 그윈플렌과 소통도 하나의 비결이다. 규현은 "다른 배우들과 서로 으쌰으쌰하면서 공유하고 대사 같은 것도 상의를 많이 한다. 실제 공연은 보지 못해도 서로 모니터도 많이 해줬다"라며 "수호 같은 경우 제가 콩깍지가 씌인건지 정말 사랑스럽고, 석훈 형은 호소력이 좋다. 강현이는 초연 당시 괴물이 나타났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실제로 보니 정말 싹싹하다. 후배지만 배울게 많다고 생각했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처럼 자신만의 색깔을 담은 그윈플렌을 완성해가고 있는 규현은 자신만의 강점으로 "이번 극에서는 웃음을 드릴 수 있는 상황이 많지는 않지만, 즐거운 부분을 만들려고 한다"라며 "보통은 표현을 과하고 우스꽝스럽게한다. 조시아나 여공작과 호흡에서 많이 하는데, 귀족이 처음 만난 촌뜨기에게 적극적인 대시를 하는 모습이 많이 우스꽝스러울 것 같다. 그러한 부분에서 더 재미를 드리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이러한 유쾌하고 맑은 매력은 '웃는 남자'의 이야기를 더욱 슬프게 만들기도 한다. 규현은 자신이 연기하는 '그윈플렌'에 대해 "더 유쾌하고, 더 맑은 모습이다"라며 "진짜 해맑은 사람이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는 그러한 상황을 보게 되는 것이 정말 슬프면서도 극적으로 느껴진다. 그러한 부분을 제가 더 보여드릴 수 있는 것 같다"라고 자신했다.
끝으로 규현은 이번 작품을 통해 얻은 것을 묻자 "좋은 선배님의 가르침으로, 넘버에서 어떻게 표현을 더 잘할수 있는지 많이 배운 것 같고 해나갈 수 있게 됐다. 많이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된 작품인 것 같다"라며 "공연에서 메시지를 주는 것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 앞으로 있을 또 다른 작품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규현에게 '웃는 남자'를 봐야하는 이유를 묻자 "한 번 지나간 극은 돌아오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라며 "2020년의 '웃는 남자'는 다시 오지 않는다"라며 "요즘 많은 위험이 있어 걱정도 많고, 티켓 값도 있지만, 마음을 굳혀서 와주신다면 정말 많은 추억이 될 수 있는 공연을 선물할 수 있을 것 같다. 만족이 보장된 쇼 '웃는남자'라고 하는데, 정말 무대가 화려하고 보러 온 분들이 대작 느낌이 난다고 말씀할 정도로 볼거리도 많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등장하기 전에 대기하는 공간에서 10분 정도 시간이 있는데, 그때 혼자 기도를 한다. 많은 관객들이 와주시는데 저나 다른 배우의 스태프들, 혹은 그들의 지인일 수도 있고, 팬들일 수도 있고, 뮤지컬을 사랑하는 '덕일 수도 있고, 어쩌면 예술의전당을 사랑하는 분일 수도 있다. 귀한 시간을 내주셔서 왔기 때문에 이 시간 동안 가슴 속에 뜨거운 무언 가를 얻어가셨으면 좋겠다는 내용을 기도하고 무대에 오른다. 꼭 오셔서 감동을 받아가셨으면 좋겠다"고 애정 가득한 당부를 전했다.
한편 규현이 열연 중인 뮤지컬 '웃는 남자'는 오는 3월 1일(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공연된다. 규현의 마지막 공연은 오는 29일(토) 오후 2시다.
글 하나영 기자 / han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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