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조정석, “또 다른 납뜩이? 오케이, 보여줄게!”(인터뷰)
기사입력 : 2016.11.22 오후 12:56
사진 : 영화 '형'의 주연배우 조정석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 : 영화 '형'의 주연배우 조정석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질투의 화신’으로 찌질 연기의 극치를 선사한 배우 조정석이 이번엔 스크린으로 무대를 옮겨, 엑소 디오의 형으로 분한다.

영화 <형>(감독 권수경, 제작 초이스컷픽쳐스)은 사기전과 10범 형(조정석)과 잘 나가던 국가대표 동생(도경수), 남보다 못한 두 형제의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기막힌 동거 스토리를 그린 브로 코미디. 조정석은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기대가 되는 작품이다. 천만 배우 등극? 그렇게 된다면 아마 경수와 난리 치지 않을까.(웃음) 이미 3백만 커피 공약이 발효되었으니, 관객수가 늘게 된다면 100만씩 끊을 때마다 모두가 만족스러운 공약을 펼치겠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막내로 자란 조정석은 실제 형이 두 명. 그는 “무뚝뚝한 작은 형과, 그 반대인 큰 형..나이차가 10살, 16살 차이가 나니까 욕을 먹거나 크게 혼난 적도, 싸움도 있을 수도 없다”며 “제가 어느 정도 경력이 되니까 두 사람 다 어느새 작품을 평가할 줄 아는 사람들이 되었다. 마냥 내 편 들어주는 주관적인 평가? 천만에. 거의 안 해준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조정석이 열연한 사기꾼 ‘두식’은 욕을 참 찰 지게 한다. 그런 욕 연기가 가장 어려웠다는 조정석은 또, “영화 준비단계부터 캐릭터에 대한 생각, 촬영에 임하는 그림을 잡을 때부터 ‘고두식은 밉상 캐릭터는 되지 말자’라는 게 목표였다”고 말했다.

시종일관 어디로 튈 줄 모르는, 마치 ‘즉흥 연기’의 달인처럼 느껴졌다는 평가에 “제 연기를 보고 일부러 ‘리얼함’을 강조한다고 이야기 하고 싶지 않다. 다만, 관객들이 따라올 수 있게 만들어 주고 눈에 거슬리지 않은 재미있는 연기를 하고 싶을 뿐”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그는 “대사 안에서 애드리브는 하지 않는다. 감독님께서 커트를 안 하시니까 즉석에서 끝까지 연기를 한다”고 설명했다.


평소 사람 관찰하는 것을 즐긴다는 조정석. “가끔 특이한 캐릭터를 만나는데, 나중에 제가 연기할 때 재료로 써먹는다. 친구들과 만담을 주고 받다가도 자연스레 웃기는 상황이 연출되면 머릿속으로 저장한다”라고. 권수경 감독은 그런 조정석을 보고 “순발력이 좋은 배우”라고 칭찬했다. 이에 장난기가 발동한 조정석은 “태권도를 해서 민첩성은 확실히 있다.(웃음) 과거 ‘역린’ 촬영할 때 액션 장면은 대역 없이 거의 다 직접 소화해냈다”고 자랑했다.

그런 조정석에게 극 중 동생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궁금했다. “영화 '카트', 드라마 '너를 기억해'를 보고 인상 깊어 같이 하고 싶었다. 경수는 똑똑하고 흡수력도 좋고, 영민한데다 감정까지 풍부하다. 특히, ‘긍정의 체질’ 속 발랄하고 찌질한 캐릭터를 잘했다. 두영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어서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배우”라고 칭찬을 연발했다.

조정석은 영화 <건축학개론>(2012)의 ‘납뜩이’로 화제를 모았고, 그 작품이 출세작이 되었다. 그의 신들린 연애학개론(?)이 이번 영화 <형>에서도 연결이 된다는 말에, “딱 좋았다. 그 장면만큼은 작가님이 일부러 넣어 주신 게 아닐까 하는 기대감에 ‘오케이, 좋았어!’라고 외치면서 즐겁게 촬영한 기억이 난다”라고. 이에 실제로도 남을 가르칠 만큼 연애에 능통했냐고 묻자 그는 “중학교 때 별명이 연애박사였다.”고 웃으며 “어릴적 별명이라는 게 친구 두 명만 만들어줘도 되는 게 아니냐. 그 당시 저만 1살 연하 여자친구가 있었다. 그거 하나로 연애박사가 되었다”라고 지난날을 회상했다.

그 당시 조정석은 떡볶이를 먹을 때에도 포크를 쥔 자신의 손등이 여자친구 손에 혹시나 닿게 될까 봐 걱정할 정도로 순수함을 지녔던 소년이었다라고. “성인이 된 후로는 동네 친구들과 어울려 강남 아닌 홍대 클럽에 자주 갔다. 누군가를 꼬시러(?) 가는 목적보다는 우리끼리 흥이 나서 신나게 춤을 추는, 친목도모가 최우선이었다.”고 화려했던 지난 과거사를 적극 해명했다.

다가오는 연말 시상식에 큰 상을 받는다면 어떤 소감을 밝히겠냐는 물음에, “솔직히, 상 받으면 정말 기분 째질 거 같다.(웃음) 소감이라면, 제 재능으로 돈을 버는 모습에 흐뭇해 하시는 엄마가 가장 먼저 떠오를 거 같고, 불의의 사고로 떠난 제 조카도 생각날 거 같고..연기자로서 열심히 노력해서 인정받는 상이라면 뭐든 다 좋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전 주는 거 없이, 받는 거 없이 밉지 않은 사람인 거 같다. 그래서 다들 좋게 봐주시는 게 아니냐”며 “영화 ‘형’도 웃음과 감동, 분명 있다. 우리 뒤엔 항상 가족이 있으니까. 모두 보러 오실 거라 믿는다, 하하!”

글 성진희 기자 / geenie62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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