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나홍진 감독 /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인터뷰①]에 이어. 나홍진 감독은 극 중 종구의 딸로 등장하는 아역출신 배우 김환희를 두고 "최고였죠. 전 그 아이를 천재라고 생각했어요. 그의 연기 센스는 가르쳐서 될 것이 아니거든요. 캐스팅 당시 환희의 부모님께 아주 고민을 많이 하셔야 한다고 미리 말씀 드렸었고, 결국 어머니께서도 환희와 상의 끝에 하기로 결정을 한거죠. 처음엔 환희 스스로가 아역배우라고 인지를 하더군요. 배우가 연기하는 데 있어 남녀노소 구별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을 했기에 전 환희에게 '스토리 상의 배우 황정민과 합을 나눌 건데, 난 네가 황정민이란 배우를 이겼으면 좋겠어'라고 주문했어요.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와 겨루면 관객들은 절로 그 아이를 인정하지 않겠어요?(웃음)"
촬영장에서 배우들을 혹사시킨다는 소문이 있다는 말에 나 감독은 "테이크를 여러 번 갔었죠. 무엇보다 컨디션의 문제인데, 제 컨디션이 나쁜 날엔 촬영감독이나 배우들에게 미리 말해 주죠. 제가 아닌 리드를 해달라고요. 반대로, 배우가 컨디션이 안 좋은 날엔 별 다른 방법 있겠어요? '오늘 좀 고생해야겠네"란 제 말 한마디에 스스로 더 고생을 하게 되는 거구요."
나홍진 감독은 전작들에 이어 이번에도 칸 영화제에 참석한다. '씻김', '굿'과 같은 장면을 본 유럽인들은 그것을 두고 '좋은 쇼'라고 생각할 거라고 그는 예상했다. "우린 종교나 미신 등등 굉장히 관대하지 않나요? <곡성>을 본 그들은 저마다 획일된 가치관으로 굉장히 크게 다루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장르영화의 고집으로 6년이란 공백기를 굳건히 버텨낸 나홍진 감독은 차기작에 대한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고. "솔직히, 전 겁이 많아 다른 장르영화를 못 봐요.(웃음) 극장에서 소리 지르며 주변 분들을 방해하기 싫어 집에서는 제 아내를 곁에 두고 이야기의 결말을 먼저 보곤 하죠. 이런 부분이 굉장히 민감해서 자꾸 장르영화를 고집하며 극복하려고 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하하!"
개봉을 앞둔 영화 <곡성>을 기대하는 관객들에게 나홍진 감독은 "재미를 느꼈으면 좋겠어요. 제게 관객들은 책이자 스승입니다. 영화를 본 소감에 대해서는 어떠한 경로를 통해서든 귀 기울테니 많이 보러 와 주세요."라고 짧은 홍보 멘트를 전했다.
곡성의 엔딩 크레딧을 보면, 이 영화를 위해 애써준 영화인들의 이름이 눈길을 끈다. 자신의 수첩에 빼곡히 적은 꼼꼼한 리뷰를 자랑한 박찬욱 감독을 비롯, 신인감독 시절부터 챙겨준 김지운-임필성 감독, 한예종 시절 선생님이었던 김성수 감독님은 시나리오 첫 단계부터 조언을, 류승완 감독과 배우 김윤석 선배는 후반작업 디테일까지 응원해 주셨다며 그들에게 고마워 했다.
영화 '곡성'은 외지인이 나타난 후 시작된 의문의 연쇄 사건 속 소문과 실체를 알 수 없는 사건에 맞닥뜨린 사람들의 이야기2를 그린다. 5월 12일 개봉.
글 성진희 기자 / geenie62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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