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승연 "하늘에서 뚝 떨어졌다고? 백 번 끝에 온 기회"
기사입력 : 2015.06.18 오전 9:13
공승연 인터뷰 / 사진: 포토그래퍼 홍주표 크레딧라인 스튜디오 creditline.co.kr

공승연 인터뷰 / 사진: 포토그래퍼 홍주표 크레딧라인 스튜디오 creditline.co.kr


신예 공승연의 MBC ‘우리 결혼했어요 시즌4’(이하 우결) 출연은 의외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공승연은 다소 생소한 얼굴이었기 때문이다. 초반의 우려와 달리 인기 아이돌 그룹 씨엔블루의 이종현과 가상 결혼 생활을 시작한 공승연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따뜻한 응원을 얻어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다수의 시청자는 ‘우결’로 공승연과 첫인사를 나눴다.


‘우결’과 함께 ‘밀회’의 안판석 감독의 화제작 ‘풍문으로 들었소’(이하 풍문)에서 아나운서 지망생 서누리 역을 맡은 공승연은 입체적인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소화하며 인지도를 넓혀갔다. 화제의 예능과 드라마에 동시 출연하다 보니 의도치 않은 오해도 생겼다. 이에 공승연은 “제가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져서 ‘풍문’도 나오고 ‘우결’도 나온 줄 아세요. 오디션도 백 번 떨어지고 열심히 준비해서 왔는데 그게 좀 서운해요”라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과정 없이 결과만 보면 충분히 생길 수 있는 오해다. 하지만 공승연은 지금 방송되고 있는 모든 드라마의 오디션을 봤을 만큼 뛰고 또 뛰었다. ‘풍문’의 기회를 잡기 위해 그는 튀려고 하기보다 진중한 제 모습을 보였고 하고픈 말을 다 하지 못해 그 전에 준비한 편지를 건네고 나왔다.


공승연은 “‘풍문’은 제게 많은 기회를 준 작품이에요. 다음 작품인 ‘육룡이 나르샤’의 신경수 감독님께서 ‘풍문’을 좋아하셨는데 안판석 감독님께 ‘저 친구 한번 보고 싶다’고 하셔서 오디션을 보게 됐거든요. 그게 정말 신기해요. 또, 한 번은 제가 붓글씨로 쓴 ‘징비록’이 KBS 사무실에 그대로 붙어있더라고요. 오디션엔 떨어졌지만 ‘날 기억하실까’ 싶었어요”라며 머지않은 과거의 일을 회상했다.


신인이 출연할 만한 예능 프로그램이 극히 드물다는 볼멘소리가 가득한 요즘, 고정으로 출연한다는 건 신이 내려주신 기회라고 여겨질 정도다. ‘우결’의 선혜윤 PD는 공승연을 발탁한 이유로 “여대생 같은 자연스러운 모습과 신비로운 매력”을 꼽았다. 안판석 감독도 “요즘 20대 같지 않고 털털하고 착해서 뽑았다”며 공통된 매력을 짚어냈다. 디렉터들이 보는 공승연은 자연스러움 속에 특별함을 갖춘 싹이 보이는 스타였다. 이러한 공승연의 스타성은 10년 전에도 디렉터들에 의해 눈에 띄었다.



공승연은 10여 년 전인 초등학교 6학년 시절 길거리 캐스팅으로 SM엔터테인먼트에 입성했다. ‘SM 베스트 선발대회’의 ‘외모짱’ 부문 1위로 뽑힌 그는 7년의 연습생 기간에 노래와 춤, 연기는 기본이고 언어, 방송스피치, 판소리, 모델 워킹 등 다양한 수업을 들으며 꿈을 키워갔다. 일부 팬들이 만든 데뷔를 앞둔 SM 신인 걸그룹 멤버 명단에는 공승연의 이름이 심심치 않게 오를 정도로 기대도 받았다.


그렇기에 혹자는 걸그룹으로 데뷔해 아이돌 활동과 연기를 병행해도 되지 않았냐고 반문한다. 대형기획사의 든든한 지원 아래 활동할 수 있는 혜택을 스스로 박찼다는 아쉬움 섞인 토로를 숱하게 듣지만, 정작 공승연은 “지금은 가수 활동에 미련이 없어요”라며 확고한 믿음을 드러냈다.


“예전엔 레드벨벳 슬기를 비롯, 함께 연습한 친구들과 데뷔했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지금은 제가 안 들어가서 더 잘된 거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가수에 대한 미련은 전혀 없어요. 레드벨벳 친구들이 잘돼서 정말 좋아요.”


또 한가지 눈길을 끄는 사실은 공승연과 그의 막내 동생 정연이 새로운 연예계 우월자매로 주목받고 있다는 점이다. 정연은 현재 JYP 엔터테인먼트 신인 걸그룹 멤버를 뽑는 경쟁 프로그램 ‘식스틴’에 출연해 언니와는 상반된 ‘걸크러쉬’(여자가 여자에게 반한다는 뜻)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수원에 있는 본가에서 나와 정연과 서울에서 동거 중인 공승연은 “이번주 ‘식스틴’을 같이 봤는데 친구가 떨어졌다고 울고 있더라고요. 저도 마음이 안 좋았어요”라며 안쓰러운 마음을 내비쳤다.


그래도 매번 ‘트와이스’의 유력 후보로 오르내리는 정연의 인기에 한시름 놓았겠다고 했더니 “참 감사해요”라며 동생 자랑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정연이가 나름 걱정을 많이 해서 제가 나가지 말라고 했거든요. 그런데 걱정보다 잘 해주고 있어서 정말 기분이 좋아요. 사실 투표도 1등할 지 몰랐거든요. 정연이가 리더십 있는 모습은 방송으로 처음 봤어요. 집에서는 정말 애교 많은 막내예요.”


‘섣부른 판단’보단 ‘설레는 기대’가 필요한 신예 공승연은 ‘풍문’ 공승연은 대본 리딩 현장에 ‘선우리/공승연’이라고 적힌 이름표가 있는 자신의 자리가 생겼을 때 “나도 이 드라마에 합류하게 됐구나”라는 생각에 신기했다고 했다. 그는 배우의 길을 걷기로 하면서 본명 유승연에서 예명 공승연으로 성을 바꿨다. 과거의 이력이나 일시적인 화제성 없이 실력만으로 승부수를 띄울 수 있다는 믿음에서였다.


다시 켜진 스포트라이트 아래 선 공승연은 오는 10월 첫 방송을 앞둔 SBS ‘육룡이 나르샤’에서 이방원(유아인)의 부인 원경왕후로 자신이 가진 잠재력을 확인받는다. “제가 맡은 역할이 실존 인물이라서 역사 공부를 하고 있어요. 사극 톤 잡기도 어려워서 고민하고 있고요. 이전에 보여드리지 않았던 새로운 모습도 선보일 예정이니 많은 기대 부탁드려요.”


‘풍문’까지 세 작품을 끝내며 작은 역할에도 끊임없는 가능성을 내비친 그가 다음번에는 어떤 설렘을 간직하게 될까. “내면을 잘 채워 제 향기를 전할 수 있는 ‘연기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공승연의 바람이 하루빨리 이루어지기를 기대해본다.


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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