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여신? 가장 보통의' 신민아 (나의사랑 나의신부)
기사입력 : 2014.10.18 오전 9:27
'나의사랑 나의신부' 신민아 / 사진 : 더스타 현성준 기자,star@chosun.com

'나의사랑 나의신부' 신민아 / 사진 : 더스타 현성준 기자,star@chosun.com


신민아가 아줌마가 됐다.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감독 임찬상) 속 라미란의 대사 "아줌마. 기미 꼈어요"의 주인공이 됐다. 아줌마라니 가당치 않다, 주변의 많은 남성이 분노했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도 그렇지만 직접 마주한 신민아에게, 미안하지만 날개옷은 없었다.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4년간의 연애 후, 결혼하게 된 영민(조정석)과 미영(신민아)의 신혼부부 생활을 담았다. 선남선녀의 신혼부부 생활이라니 생각만 해도 핑크빛으로 가득할 것만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않았다. 극 중 조정석은 신민아와 눈만 마주쳐도 바지를 내리고 달려들고 질투에 눈이 멀어 자장면 그릇에 신민아의 머리를 박기도 하며, 신민아는 조정석이 아닌 첫사랑을 찾아 인형 탈을 뒤집어쓰는 등 현실적(?) 매력을 보여준다.


특히 보는 이들의 웃음을 자아냈던 조정석의 바지 내리는 장면은 충격적이게도 신민아의 아이디어였다. 신민아는 "시나리오상에는 행복한 한때라는 글로 포장마차에서 맛있는 거 사 먹는 장면, 야구 중계 보는 것, 그런 몇 가지 부분이 있었는데 그냥 진부한 설정인 것 같고 예뻐 보이기만 하는 씬인 것 같았어요. 그래서 '신혼부부들은 뭐해?'라고 물었더니 눈만 마주치면 그러지 않을까라는 거예요. 그래서 팬티 컬렉션이 완성된 거죠"라고 당시를 회상한다.



신민아는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속에서 누구보다 현실적인 미영의 모습을 보여준다. 박중훈, 최진실 주연의 동명의 원작을 리메이크한 만큼 2014년도 버전의 현실적인 리얼함을 보여줘야 했다. 그래서 망가짐도 불사했다. 영민이 다른 남자와 얘기하는 미영을 보고 질투에 눈이 멀어 자장면을 그릇에 미영의 머리를 박고, 심지어 한 바퀴 접시를 돌리는 장면 역시 리얼함을 위해 실제 자장면이 있는 채로 연기했다. 하지만 신민아는 불쾌함보다는 "장시간 촬영하다 보니 자장면이 불기도 하고, 생각보다 괜찮았어요"라고 쿨하게 당시를 회상하며 "그게 웃음 포인트가 돼서 안 돌렸으면 큰 일 났겠다싶죠"라고 덧붙이기도.


조정석과 신민아는 '나의 사랑 나의 신부'에서 때로는 핑크 핑크 하게 때로는 살벌하게 완벽한 신혼부부 연기를 보여줬다. 하지만 신민아는 "수상한 건 전혀 없어요"라고 핑크빛 의혹을 부인했다. 이어 신민아는 "부부 역할이다 보니 서로 말은 하지 않았지만 친해져야겠다는 생각도 있었고, 정도 좀 들었겠죠. '키친'때도 유부녀였지만 그땐 삼각 구도가 중심이었는데 지금은 둘이 그려가는 거라 더 애착이 있죠. 상대방에 대해 고마운 면도 있고요"라고 말했다.


신민아는 유독 '여신' 이미지가 강하다. 그래서인지 유독 처음에 캐스팅이 발표됐을 때 대중들에게 환호를 듣기보다는 작품이 끝날 때쯤 '둘이 진짜 사귀는 거 아니야?' 생각할 정도의 케미를 자랑한다. 이에 신민아 역시 "제가 모든 배우랑 잘 어울리나 봐요"라고 웃음 짓다 "어울리지 않으면 보시는 입장에서 공감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다행히도 상대 배우들이 너무 배려를 잘해주셔서 케미가 더 잘 보였던 것 같아요"라고 겸손히 답한다.


30대 미혼의 여성들이 '나의 사랑 나의 신부'를 가장 공감을 많이 하면서 볼 것 같다고 꼽은 신민아 역시 올해로 30살이 됐다. 그리고 서른이 된 2014년, 박해일과 함께 한 영화 '경주'와 '나의 사랑 나의 신부'라는 각기 다른 작품을 통해 스크린에서 대중들 앞에 섰다. 그녀에게 어떤 변화나 고민이 있었던 걸까? 신민아는 "저는 29살 12월이나 30살 1월이나 한 달 차이고 앞자리 숫자만 바뀌었다고 생각했어요. 마음가짐이나 행동도 다 같다고 생각했는데 주변에서의 반응들이 절 더 책임감있게 변화시키는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


"몇 년 전에도 상업적인 작품도 했지만, 저예산의 작품도 했거든요. 많은 분이 이 나잇대에 '경주'를 선택한 걸 의아하게 생각하시더라고요. 30대가 된 신민아라서 더 변화를 느껴주시는 것 같아요. 연기적인 변화를 발견하셨다면 건 제 계획이라기보다 조금씩 쌓이다 보니 자연스레 드러난 것 같아요. 말씀드리고 싶은 건, 큰 계기나 계획은 없었다는 거."


신민아는 30대가 되었지만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되묻는다. "제가 이 작품으로 크게 흥행하거나 그러더라도, 큰 변화가 있을까요?" 그리고는 덧붙인다. "요즘엔 재밌게 일하면서 소소한 행복들을 지나치지 않고 조금씩 느껴가면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과정도 좋았으면 좋겠고, 결과도 좋았으면 좋겠지만요."


신민아는 소소한 행복을 "사람들과의 관계인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 굉장히 보통의 답이다. "배우들과 스탭들이 한 목표를 향해 다가가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작품 얘기하면서 기다리는 것도 소소한 행복인 것 같아요. 가족이든 친구든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좋은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 그게 소소한 행복인 것 같아요."


인터뷰가 끝나고 서로 수고했다는 인사를 주고받은 뒤, 일어서던 신민아는 인터뷰 장소를 깜짝 방문한 한 사람을 보고 놀라며 "어머 언니이~"하고 소리 지르며 덥석 안았다. 배우가 아닌 여신이 아닌 가장 보통의 신민아가 향해가고 있다는 소소한 행복이 느껴지던 순간, 그때가 아닌가 싶다.


글 조명현 기자 / midol1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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