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좋은 배우, 쿨한 친구, 따뜻한 남자' 모두 주지훈
기사입력 : 2014.07.17 오후 2:47
'좋은 친구들' 주지훈 / 사진 : 더스타 현성준기자,star@chosun.com

'좋은 친구들' 주지훈 / 사진 : 더스타 현성준기자,star@chosun.com


"딱 보면 내가 말 듣게 생겼어요?"
주지훈이 이렇게 말하면 뭐라고 대답해야할까. 난감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주지훈을 내가 생각한 그런 이미지로 생각하지싶다. 하지만 인터뷰 자리를 마치고 서로 '수고했다'고 인사를 건넬 때 본 주지훈은 좀 달랐다.


# 좋은 배우


주지훈은 영화 '좋은 친구들'에서 10Kg의 몸무게를 증량했다. 그리고 인터뷰 장소에서 잠시 프로틴바를 물고 있던 그는 다음 작품을 위해 '좋은 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눈을 반짝이며 '화난 등근육'을 언급하자 그는 "화가 날지는 모르겠어요. 마른 적은 있는데 평생 운동을 해본 적이 없어서"라며 '한 번도 완성한 적 없는 좋은 몸'을 만드는 것에 대한 불안함을 보였다.


너무나 기본적인 말이지만 스타이기에 잊고 살 수있는 "연기자는 연기를 잘해야한다"라는 말을 주지훈은 곱씹었다. "나도 사람인데 내가 재밌어야지 봉사자는 아니잖아요. 저에게 흥미가 없는 작품을 대중들이 원할 것 같아 작품을 선택해서 연기력이 떨어진다면, 사람들이 그걸보며 매력을 느낄까요? 제 원론은 그거예요. 연기자는 연기를 잘해야된다는 것"라고 말했다.


'궁' 이후에 선택했던 드라마 '마왕'의 인터뷰 당시 주지훈은 "힘들었다"라고 말했었다. 그리고 "그 때는 현실적으로 나이도 너무 어렸고 감당해야 될 것들도 너무 많았죠. 그런데 지금은 나도 증거가 생겼잖아요. 나의 필모가"라고 덧붙였다. 장르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는 주지훈은 '궁', '키친' 등의 작품에서 보여준 로맨틱한 모습 외에도 '나는 왕이로소이다'에서의 코믹한 모습, 뮤지컬 두 편, '좋은 친구들' 속 리얼리틱한 모습까지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이 필모는 주지훈에게 힘이 됐다.


"장르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요. 일부러 필모그래피를 쌓으려고 그런 건 아닌데 하다보니 이렇게 됐네요. 레일을 많이 갖고 있긴 한거죠. 배우는 선택 당하는 입장이니까."



# 쿨한 친구


'좋은 친구들'에서 함께한 이광수는 현장에서 주지훈이 요리를 많이 해줬다며 그의 자상한 모습을 밝혔다. 이에 "(이)광수가 그랬대요?"라며 흐뭇한 미소를 짓던 주지훈은 "그냥 간단한 거예요. 숙소에서 코펠을 갖고 다녀요. 사먹는 밥이 지겹기도 하고 그러니까 계란후라이 같은 거에 간단하게 맥주한잔 하는거죠"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실제로도 주지훈의 집은 오픈하우스를 방불케한다. 크리스마스날이나 심지어 주지훈의 군입대 전날에도 그의 집은 북적였다.


"친구들이랑 크리스마스나 이럴 때 열댓명씩 모여서 제가 다 요리하고 놀아요. 저 군대가기 전날도 18명인가 우리집에 왔었어요. 제가 군대가기 전인데 제가 음식 다하고. 설거지만 저를 안시키면 되요. 집이 지저분해지는거야 늘 그러니까 신경쓰지 않아요. '좋은 친구들' 이도윤 감독도 얼마 전에 저희 집에 와서 잤는데 '인철이 집을 왜 부산에서 찍은거야, 여기서 찍으면 되는데' 이러고 있더라고요."


까칠하고 혼자있기 좋아하며 깔끔떨 것 같은 주지훈은 없었다. 사람들과 부데끼고 은근히 퍼주기 좋아하는 이 남자는 "내가 성격이 드러운가봐, 날 떠나가는 사람이 너무 많았어"라고 앓는 소리를 하며 웃음지었다.


"인간 사이에는 드라마가 있어야 끈끈해져요. 너무 좋기만해도 별로인 것 같아요. 유리컵이 아름답지만 잘 깨지잖아요. 반면 싸구려 알루미늄 컵은 모양이 변하지만 잘 깨지지는 않아요. 사람들 사이에도 조화를 이루는 다지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거기에는 아주 필수적으로 우연이라는 요소도 있어야 하고. 그래서 인연이라고 하나봐요."


# 따뜻한 남자


주지훈은 "저는 싸우는 걸 되게 싫어해요"라는 말로 다시금 놀라게 했다. 그는 "평생 한 번 사는 인생이고 지금 지나가면 다시는 못 올 시간인데 왜 구지 그래요"라고 일상의 소중함을 표현했다.


그는 "대부분의 연인들이 '사랑하니까 하지마' 또는 '사랑하니까 싫어도 해'라고 하잖아요. 저는 그게 너무 힘들어요. 그냥 조금 이해해주고 배려해주면 좋잖아요"라며 "표현방식을 곱고 예쁘게 할 수 있잖아요. 저는 개인적으로는 되게 작은 일, 예를들어 물 한잔을 건네줘도 '고마워' 라고 말하려고 해요"라고 덧붙인다.


"언어에는 힘이 있어서 마음에 없어도 계속 하다보면 마음이 생겨요. 그렇게 표현을 하고 살려고 해요. 사랑이 아니고 친구관계에서도. 제가 친구들과 서로 욕하고 투덜되고 지내지만 되게 작은 거에도 고마우면 '고맙다', '사랑한다' 잘 표현하는 편이예요."


주지훈의 절친한 지인이 '좋은 친구들'을 보고나서 "형, 마지막에 현태랑 공항에서 '너 나한테 그랬냐?' 이러는 거 사실 애드립이지? 나한테 했던 말이잖아"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냥 배우가 아닌 주지훈은 딱 그럴 것 같다. 상상해본 적도 없지만 요리하는 것 좋아하고, 퍼주는 것 좋아하고, 욕도 잘하고, 웃기도 잘하고 약간은 아줌마 스타일(?)로. 면면에 '좋은 주지훈들'을 품고 말이다.


글 조명현 기자 / midol1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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