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더스타 현성준 기자, star@chosun.com
"정말 연기가 재미없었다, 한순간에"
"한동안 제가 죽어있는 것 같았어요"
"이번 작품 하면서 슬럼프가 왔어요"
최근 종영한 KBS2 월화극 '해운대 연인들'에서 윤세나 역의 배우 남규리가 지난 28일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세나 역을 끝낸 소감에 남규리는 "힘든 시험을 끝낸 느낌이에요. 저랑 안 맞는 수학 이런 거. 끝낸 다음에 '아 끝났다!'라는 느낌이요"라고 답했다. 남규리는 "'49일' 끝나고 나서는 어렸었나 봐요. '진심은 통한다더라, 사람들이 알아주더라'라는 막연한 해답을 갖고 했었어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해답이 있는 게 아니였어요"라고 답했다.
남규리는 '해운대 연인들'이 끝난 뒤 자신을 좀 탈피하는 시간을 가질 계획이라고 밝히며 이번 작품에서 슬럼프가 왔다고 고백했다. "무료한 거예요. 그냥"이라며 "정말 연기에 재미가 없는 거예요, 한순간에. 그래도 작품이 끝나기 전에 빨리 돌아왔죠. 하지만 그걸 극복하기까지 힘들었어요"
슬럼프 극복 방법을 묻자 "책을 읽었어요"라며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봤어요. 정작 그 책 내용은 대학이나 취직과 관련된 내용이 인데요, 전 그걸 제 상황이랑 대입시켜서 읽었어요"라고 밝혔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제목이 그냥 좋아서 머리맡에 두고 읽은 것 같아요"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무료해 지면 끝이 없더라고요, 한동안 제가 죽어있는 거 같았어요"라며 "그냥 밥도 오래도록 안 먹고, 그냥 누워있는 거예요. 근데 그러면 안 되겠더라고요. 그래서 그 마음을 일으켜 세우려고 별의별 걸 다 해봤어요"라고 답했다. 그는 책 읽은 것 외에도 "노래도 미친 듯 불러보고, 옛날 즐거웠던 일기장도 다시 들춰보고, 많이는 아니지만, 술도 마셔보고"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결국은 스스로 이겨내야 하더라고요"라며 "당차게 사는 게 정답인 거 같아요. 젊으니까!"라고 답하며 한결 단단해진 모습을 보였다.
"이제 출발점에 선 거 같은데요"라고 현 위치를 묻는 말에 남규리가 답했다. 그녀는 "이제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것 같아요. 이제야 출발점에 서서 걸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여태까진 다 준비운동을 했던 거고, 앞으로 하는 것들은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으니까, 이제부터 라고 생각을 해요"라며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또 그는 "제가 턱걸이 중인 상황인 거 같아요. 있는 힘을 다해 철봉을 올라가느냐, 그 자리에 매달려있느냐, 아니면 내려가느냐 그 상황인 거 같아요"라며 작품이 끝난 뒤 자신을 탈피하는 시간을 가질 거라고 밝혔다. "일단 작품이 끝났으니까 공부를 하자"라고 생각했다며 앞으로의 계획을 들려줬다. "연기도 그룹 만들어서 공부할 거고, 이제 여기저기 좀 자유롭게 돌아다니려고요"라며 "연극을 할 수 있으면 하고 싶고요, 인디 공연의 게스트로 설 수 있으면 해보고 싶어요. 홍대에서 하는 밴드들에 껴서 노래도 불러보고 싶고, 할 수 있는 걸로 재능기부도 해보고 싶고"라며 기대감을 더했다.
여전히 남규리 앞에는 '인형 같은'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자신만의 필모그라피를 쌓아가는 중이지만 여전히 극 중에서 그녀는 '인형'같이 사랑스러운 모자랄 것 없는 엄친딸이다. 하지만 그녀는 '해운대 연인들'을 마치고 더욱 단단해진 모습으로 도약을 준비한다, "남들이 저를 다르게 보게 하려면 제가 먼저 변해야 하잖아요. 그 계획을 하고 있어요"라며 크게 일어서기 위해 좀 더 낮은 자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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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조명현 기자 / midol1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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