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leedaedeok@jp.chosun.com
“깨방정 숙종의 애드립, 내 아이디어”
“숙종, 일반적인 왕이었다면 안 했겠지만 너무 매력 있어”
'사극의 황제' 이병훈 PD의 작품을 두 번이나 출연한 배우 지진희가 지난 20일(어제)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유쾌한 입담을 털어놓았다.
인기 드라마 ‘동이’가 종영된 후 힘들었지만 홀가분하다는 그는 인터뷰 때문에 밤잠을 설쳤다고 고백했다. 그리곤 ‘효주를 만날 생각을 해서 그런가?’라고 너스레를 떨어 시작부터 현장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촬영 내내 호흡이 잘 맞았던 출연 배우들과의 만남이 아쉬워 종영 이후에도 계속 보기 위해 ‘낮술 모임’을 결성했다는데... 그 주인공들이 바로 한효주, 이소연, 박하선, 배수빈, 이광수 그리고 지진희다.
“이병훈 감독이 종방연때 아쉬움을 토로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지진희 이하 진희)“작품을 완성하는 것은 한 사람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우리의 여건에서 최선을 다해 최고를 뽑아냈다고 생각한다. 내 개인적으론 만족한다”
“깨방정 숙종 캐릭터가 대단한 인기를 모았다. 당황하진 않았나? 또, 아이디어를 직접 내기도 했나?”
(진희)“직접 낸 애드립이 굉장히 많았는데 큰 효과가 있었다. 깨방정 왕 캐릭터를 소화하면서 고정관념을 깼다는 점, 또 다른 시도를 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다행히도 그걸 싫어하는 분들도 있었지만, 좋아하는 분들도 꽤 있었다”
“어떻게 보면 숙종은 나쁜남자의 끼를 갖고 있는 것 같다. 어떻게 생각하나?”
(진희)“맞다. 하지만 그건 한나라를 지켜야 되는 왕의 위치 때문인 것 같다. 왕은 어떤 부분은 지키고, 어떤 부분은 포기해야 되니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나 싶다”
“드라마 중반쯤에 캐릭터의 방향을 잡는데 있어 힘들진 않았나?”
(진희)“나는 캐릭터보다 전체를 보면서 작업한다. 내 캐릭터만 잘해도 소용이 없다. 동이가 먼저 기준이 서야 하고, 나는 거기서 큰 요소일 뿐이다. 난 큰걸 보고, 최대한 동이를 살려야겠단 생각을 했다”
“그래도 처음엔 한효주의 드라마가 되려는 걸 알았으면 아쉬웠을텐데…”
(진희)“절대 아쉽지 않았다.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웃음) 일반적인 왕이었다면 안 했겠지만 매력적인 왕이었기 때문에 선택했다”
(진희)“그 당시 들어온 대본도 없었고 영화사에서 1년을 기다려 주겠다고 해서 ‘이 드라마를 찍고 가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또, 주인공은 나중에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왕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천수를 해야 한다고 말리던 회사 관계자들도 이젠 아무 소리 못하고 잘했다고 한다(웃음)”
“작품 선택 시, 팬들이 바라는 역할과 내가 바라는 역할이 다를 땐 어떻게 하나?”
(진희)“그 부분에 대해선 고민이 없다. 드라마 ‘대장금’을 찍고 나서 팬미팅을 가졌었는데 그때 팬들에게 ‘대장금의 민정호가 좋아서 왔다면 가라. 나는 지진희다’라고 말했다. 그건 오해니까 상관 없다. 하지만, 앞으로 발전된 모습만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무조건 팬을 우러러 보기 보단 ‘내가 팬의 입장이라면 어떻게 할까’라는 생각을 먼저 한다. 내가 팬이라면 보기만 해도 행복할 것 같고 잘되길 바랄 것 같다. 내 팬도 그럴거라 생각하고 그랬으면 좋겠다”
“‘동이’를 통해 본인 스스로 좀 더 성장했다는 점은?”
(진희)“또 다른 성장을 했고, 매번 많이 배우지만 균형이라는 것에 대해 많이 배웠다. 운동을 하든 연기를 하든 사람을 만나든 균형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 그리고 어깨가 가벼워지면서 조금 더 여유가 생겼고 그러다 보니 디테일이 생겼다. 앞으로가 기대되고, 더 많이 보고 더 많이 편해질 것 같다”
늘 배우가 최고의 직업이라고 생각한다는 지진희는 배우가 되지 않았으면 ‘월드비전’ 봉사활동을 더 빨리 했을 거라고 말했다. 하지만 배우라는 직업 특성상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닌가’, ‘도움이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단다. 그러면서도 배우는 정말 훌륭한 직업이라고 다시금 결론 짓는 ‘천상 배우’ 지진희의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진희’s 보너스 인터뷰
1. 대중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나?
“좋은 사람. 지진희하면 스윽 미소가 지어질 수 있는 사람”
2.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계속 발전하길 꿈꾼다. 나의 맨 마지막 작품이 최고의 작품이길 바란다”
3. 연기하고 달라진 습관은?
“예전엔 사람들을 많이 관찰했는데 요즘엔 그 반대인 듯 하다. 또 ‘연기를 어떻게 하면 더 잘할까’하는 고민과 유연성에 대한 고민?”
글 장은경 에디터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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