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포토그래퍼 이제성 민트스튜디오 mintst@mintstudio.com
단 한번도 만나보지 못한 깡패, 그 순수함을 접하다.
‘4차원 소녀’라는 말? 대중들도 언젠간 익숙해질 것.
단편 ‘폴라로이드 작동법’으로 데뷔, 지난 해 출연 작품만 무려 8편이 넘는 왕성한 활동을 보이며 충무로의 블루칩으로 자리매김한 ‘배우 정유미’가 깡패 같지 않은 순수함을 지닌 깡패 ‘박중훈’을 만나 본격적인 관객몰이에 나선다.
영화 <내 깡패 같은 애인>(감독 : 김광식)은 멋진 커리어우먼이 되고자 서울로 상경한 취업준비생 ‘세진’이 반 지하 방에서 열심히 취업 준비를 하게 되다 옆 방 깡패 ‘동철’을 만나 로맨스를 꿈꾼다는 코믹 멜로다.
- 모든 분들이 궁금해하는 배우 박중훈과의 로맨스, 어땠나?
“17살 차이라는 걸 요즘 들어서야 알았어요. 선배님이 워낙 동안인데다 젊게 사는 편이라 연기하는 데 부담스럽지는 않았어요.”
- 극중 서로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며 연기해야 하는 데…
“사랑에 빠져야 된다는 설정 또한 배우와 작품마다 각기 다르게 전달되거든요. 주어진 상황에서 우리가 관객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음… (웃으며) 편집이 있잖아요? 나름 최선을 다한다고는 하지만 후반작업을 통해 만들어나가는 사운드 등의 효과를 입히면… 그렇게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요?”
- 실제 깡패를 단 한번도 만나본 적 없다던 그가 동철(박중훈 분)을 대할 때 기분은 어땠나.
“인간 박중훈과 극중 동철은 다른 듯 비슷한 점이 많죠. 그런데, 그렇게 순수한 깡패는 첨 봤어요.(웃음) 당연히 무섭지도 않았구요. (동그란 눈을 커다랗게 뜨며) 정말 깡패를 만난다면 무섭지 않을까요?”
- 배우 정유미에 대한 선입견 한가지. “4차원 소녀가 왠 말?”
“뭐, 요즘은 그 말이 신경 쓰이지는 않아요. 주변 사람들 또한 그리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듯 하구요. 그저 영화 열심히 찍고 싶고, 연기도 잘하고 싶고… 그렇게 열심히 살다 보면 그런 모습마저 대중들에게 익숙해 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특별히 음… 저만의 어떠한 이미지? 그걸 보여주겠다는 생각은 안 해봤어요.”
- <케세라세라>가 유일한 드라마 출연작인데…
“영화 한편 찍고 나면 신기하게도 그 다음 작품이 들어와요. 꼭 영화만을 고집하겠다고 생각해 본적은 없는데 그렇게 됐어요.”
- 그렇다면, 그 많은 작품을 소화하는 데 힘들지는 않나? 여가시간엔 주로 뭘 하나. 명색이 주연배우인데 조연, 단역 가리지 않는 이유가 뭔지…
“매일 촬영하는 건 아니어서 아직 힘든 점은 없어요. 여주인공이라고 하면… 음… 그렇다고 아무 작품이나 막 출연하는 건 아니구요, 단지 여러 경험을 쌓아보고 싶어서죠. 또, 요즘 영화 촬영장은 전쟁터에요. 쉬는 시간도 없고… 그저 대본 바라보고… 요즘 운동으로 살도 많이 빼고, 또 요리를 배웠어요. 예전엔 고기도 좋아하고 식탐이 많아 배부르게 먹고 다녔었는데, 어느 순간 몸이 둔해지더라구요. 영화 <잘 알지도 못하면서> 보셨죠? 그 보기 싫은 둥글둥글한 내 몸매…”
- 출연작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역할은? 도전 하고 싶은 장르는?
“정지우 감독님의 ‘사랑니’? 좋은 환경에서 연기해 진정 배우로서의 길을 가기 위한 기회였던 것 같아요. 도전 장르는 … (망설이다) 액션?”
인터뷰 초반, 카메라가 돌기 시작할 무렵부터 정유미는 그 맑고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부르르 떨며 긴장했다. 이러한 인터뷰가 아직 자신에겐 부끄럽기만 하단다. 스스로 부족함이 많은 배우라고 말한 정유미는 매번 작품을 통해 그 간극을 줄이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주연배우로서 사회적 위치나 체면, 자존심 따위 내세우고 싶지 않다고 했다. 때론 거침없는, ‘속이 꽉찬’ 정유미의 솔직한 모습. 앞으로도 진정 ‘배우’로 거듭나리라.
“5월 20일 개봉하는 <내 깡패 같은 애인> 조금의 감동, 얻어가실 수 있으면 좋겠어요…(웃음)”
글 더스타 정아영 PD / sta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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