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50억 협박사건 이후 첫 공식석상, '협녀' 제작보고회 어땠나 / 사진 :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이병헌이 다시 한 번 무겁게 고개를 숙였다.

24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영화 <협녀, 칼의 기억> 제작보고회가 열려 박흥식 감독을 비롯 이병헌, 전도연, 김고은이 참석했다. 영화 <협녀, 칼의 기억>은 칼이 곧 권력이던 고려 말, 왕을 꿈꿨던 한 남자의 배신 그리고 18년 후 그를 겨눈 두 개의 칼. 뜻이 달랐던 세 검객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을 그린 액션 대작.

<협녀, 칼의 기억> 제작보고회 현장이 대중들의 관심을 끈 것은 이병헌이 '50억 협박 사건' 이후 첫 공식석상이라는 점. 지난해 이지연과 다희는 배우 이병헌에게 술자리에서 찍어둔 음담패설 동영상을 인터넷에 유출하겠다고 협박하며 50억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병헌이 경찰에 신고해 구속기소 됐고 이지연과 다희는 지난 3월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에서 열린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각각 징역 1년 2월·집행유예 2년, 징역 1년·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이날 이병헌은 본격적인 <협녀, 칼의 기억> 제작보고회의 시작에 앞서 홀로 단상에 올랐다.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 자리에서 무슨 말씀을 드려야할지 미국에서 촬영을 하면서도 매일 매일 고민했었다. 저와 함께 작업한 많은 스탭들과 관계자분들께 죄송함을 전하고 싶다. 어떤 비난도 저 혼자 감당해야하는 것이 제 책임이다"라고 말했다.

이병헌의 사건 이후 첫 공식석상이라는 점에서 모든 관심이 그에게로만 쏠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이병헌이 홀로 단상에 올랐 마이크를 잡은 것은 솔직하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함으로서 영화 <협녀, 칼의 기억>에 누를 끼칠 것을 최소화 하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사실 <협녀, 칼의 기억>은 이병헌의 50억 협박사건으로 인해 개봉 시점이 늦어졌다. 대중의 분위기를 고려했을 때, 개봉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던 것. 이에 대해서도 이병헌은 "제 영향이 컸던 것 같다고 생각한다"라고 솔직히 답했다. 그는 "좀 더 일찍 개봉해야했는데, 여러가지 분위기와 상황으로 인해 이제야 선보이게 됐다. 그런 부분에서 많은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며 무거운 마음을 덧붙이기도.


이병헌은 홀로 무대에 선 무거운 사과를 전한 뒤, 이어진 제작보고회에서는 피해자가 아닌 배우의 태도로 임했다. <협녀, 칼의 기억>에서 야망을 가진 칼의 고수 '유백' 역을 맡아 20시간 분장을 하고 무거운 갑옷을 입고 촬영했던 현장 이야기를 미화시키지 않았다. 1999년도에 영화 <내 마음의 풍금>에서 호흡을 맞췄던 전도연과 재회에 대해서도 "목소리가 좀 커지고 여러가지 요구사항이 많아졌지만 기본적으로 순수함을 잃지 않았다"라며 편안히 답하는 모습이었다.

분명 편하지 않은 자리였을거다. 하지만 그는 머리를 숙인 뒤 최대한 <협녀, 칼의 기억>의 주연배우로 임한 배우 이병헌으로 자리를 지켰다. 그는 수 많은 취재진 앞에서 "제가 지금까지 배우 이병헌으로 살 수 있었던 건 여러분의 관심 덕분이다. 큰 실망감을 드리고 뉘우침의 시간을 보내면서 그 어느때보다 소중함의 가치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그 큰 실망감이 이런 몇 번의 사과나, 시간으로 결코 채워지지 않을 거라는 것 또한 잘 알고 있다. 늘 죄송한 마음 가지고 잊지 않고, 많은 분들께 드린 상처와 실망감, 갚아나가기 위해서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그의 앞으로를 지켜볼 일이다.

▶[이병헌, 50억 협박사건 이후 첫 공식석상…'협녀' 제작보고회 어땠나] 더스타 영상 보러가기

홈으로 이동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