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leedaedeok@jp.chosun.com


"두 남자의 죽음, 그 과정을 그리고 싶었다" 영화 <추격자>의 나홍진 감독이 이번엔 김윤석, 하정우와 황해를 건넌다.

20일 서울 강남 코엑스 메가박스 M관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나홍진 감독은 "이 두 배우가 허락한다면 다음 작품도 꼭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작품이 전작 <추격자>와 비교했을 때, (작품성, 흥행성 등)고민하지 않아도 되겠구나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며, "그 강박관념이 내겐 이 작품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밝혔다.

이번 영화 또한 전작처럼 맹렬한 추격씬을 선사했다. 부산 부둣가나 서울 도심 한복판 등을 배경으로 쫓고 쫓기는 두 주인공의 추격씬은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파격적인 '카 체이싱(차량 추격)' 장면을 더해 보는 이로 하여금 숨을 조아릴 정도의 명장면을 연출했다. 마치 니콜라스 케이지, 숀코네리 주연의 헐리우드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 <더록>의 한 장면을 연상케한 대규모의 아날로그적 구성은 숏 컷(SHORT CUT)에 대비한 현란한 편집과 거친 영상을 수 놓아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날 나홍진 감독은 극중 등장하는 두 주인공을 중심으로 폭력을 극히 일삼는 조선족 캐릭터에 대해 "촬영전 배우들과 함께 배낭을 메고, 배를 타고, 기차를 타고 연변에 갔다. 약 한달간 그곳에서 체류했다. 다시 동일한 방법으로 한국에 들어오는 과정동안 짧은 시간안에 조선족에 대한 생각을 했다. 영화 속 왜곡된 묘사는 전혀 없었다. 다만, 영화의 장르 특성상 과장성은 표현되었다"고 했다.


1년여의 긴 촬영기간 동안 두 주연배우는 그 동안의 어려웠었던 경험을 털어놨다. 먼저 김윤석은 "(포스터 속 자신의 모습을 가리키며) 1년동안 이런 모습으로 가족들을 대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며, "하지만, 이 영화에 스케일에 관객들은 많이 놀랄 것이다. 또, 족발로 사람을 내리칠 수 있다는 점을 알았다. (족발을 손에 쥐는) 그립감이 너무나 좋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하정우는 "전작보다 더 많이, 열심히 뛰었다. 이번엔 에어가 달린 기능성 운동화를 신어 좀 더 편했다"며, "요즘 축구장에서 축구하는 내 모습을 본 지인들이 스피드감이 좋아졌다는 소릴 들었다. 또, 촬영기간이 길다보니 한 여름에 내복 두벌에 군용의상을 입으며 촬영한 김윤석 선배나, 설탕으로 만든 피가 몸안으로 스며드는 끈적한 느낌이 너무 싫었다. 그 때문에 벌레들이 꼬여 고생한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이날 두 배우 모두 나홍진 감독의 차기작을 관심있게 언급했다. 김윤석은 "내 모든 것을 푹 담궈야 함께 할 수 있는 사이다. 지금 내 나이, 내 체력이 한계라 다음 작품이 빨리 들어가면 가능하겠다"고. 하정우는 "내가 살아있다는 생각이 들게 해주는 감독님이시다. 연기 이외에도 많은 깨닭음을 준 분이라 늘 열린 마음으로 언제든 함께 하고 싶다"고 했다.

이 영화의 최종 런닝타임은 무려 156분, 관객으로써 다가서기엔 다소 부담스러운 시간이지만, 본능에 충실한 두 주연배우의 연기력과 살인청부에 얽힌 탄탄한 스토리 구조가 지루함이 느껴지기 보다는 충분한 자극제로 남는 작품이다.  

한편, 영화 <황해>는 연변에서 택시운전수를 하고 있는 구남(하정우 분)이 아내의 빛을 갚기 위해 살인청부업자 면가(김윤석 분)에게서 황해를 건너 한국에서 사람 한명을 살해하라는 명을 받아 벌어지는 본격 추격액션물로 오는 2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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