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민우 인터뷰 / 사진: 포토그래퍼 이제성 민트스튜디오 mintstudio.com


박민우에 대한 첫인상은 보조개가 예쁜 꽃미남 배우였다. 브라운관으로 본 박민우는 밝고 긍정적인 성격에 무리 안에서는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할 것 같았다. 기자가 인터뷰 준비 단계에서 조사한 박민우는 차분하고 생각이 많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었다. 박민우는 어떤 배우일까. TV 속 박민우와 실제 박민우를 알아보기 위해 ‘IF 만약에’ 특집 인터뷰를 진행했다.

‘더스타’는 2015년 새해 첫 인터뷰이로 배우 박민우를 만났다. 박민우 역시 새해 첫 인터뷰를 ‘더스타’와 함께 한다고 했다. ‘가장 행복했던 때는 언제였냐’는 첫 질문에 박민우는 “데뷔했을 때”라고 답했다. 사진을 어떻게 찍는지도 몰랐지만 마냥 즐겁기만 했다며 희미하게 웃었다.

시간을 되돌이킬 순 없어도 같은 후회를 번복하지 않을 기회는 반드시 온다. 그래서 물었다. 인생에 딱 1번, 행복해질 수 있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이에 박민우는 “영화 ‘신세계’에서 이정재 선배가 맡았던 역할을 35살에 하고 싶어요. 작품을 많이 하진 않았지만 느와르 장르 빼고 다 한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대중이 기억하는 TV 속 박민우와 그가 대중에게 기억되고 싶은 이미지는 일치할까. 박민우는 드라마 ‘꽃미남 라면가게’와 ‘우리가 사랑할 수 있을까’(이하 우사수) 두 작품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는 “’꽃미남 라면가게’ 현장은 희망에 가득 찬 느낌이 항상 있었어요. 고민 없이 있었던 현장은 ‘꽃미남 라면가게’밖에 없었고, ‘우사수’는 많은 분들이 기억해주는 작품 중 하나죠. ‘우사수’는 아무도 저를 안 찾아준다고 느낄 때 ‘아! 박민우 있었지?’라고 대중에게 저를 떠올리게 해준 작품이었어요”라고 이유를 밝혔다.

작품 속 캐릭터로 살 수 있다면 박민우는 영화 ‘서약’(감독 마이클 수지)의 레오(채닝 테이텀)로 살고 싶다고 했다. 그는 “’서약’에서 레오는 사랑하는 사람이 상처받는 것보다 자신이 상처받는 걸 선택해요. 그 모습이 드라마틱해서라기 보다 매 순간 선택에 있어 자신보다 상대를 먼저 하는 모습이 좋아 보였어요. 저도 예전에는 좋으면 좋고 싫으면 싫은 좌충우돌이었는데 이제는 안 그러려고 노력하죠”라고 답하며 로맨틱한 면모를 보였다.


2014년 이전엔 연애, 결혼으로 남녀의 사랑 단계를 구분 지었다면 2014년부터는 연애 이전 단계에 ‘썸’이 추가됐다. 박민우는 누군가와 만날 때 ‘썸 타는 것’은 선호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가 꿈꾸는 미래의 부인은 ‘첫눈에 보자마자 단점이 하나도 없어 보이는 여자’다.

과거 첫눈에 반한 사람이 있었다던 박민우는 “머리부터 그 사람의 피부, 냄새까지 예측되고 한 번에 스캔이 다 돼요. 그 사람만 보이고 정말 완벽해 보여요. 선배들은 시간을 들여 진지하게 만나는 것도 좋다고 하시던데 첫눈에 반했던 경험이 있어서인지 제게 그런 느낌을 또 주는 사람과 결혼하고 싶어요”라고 미래의 아내까지 밝혔다.

‘어떤 아빠가 되고 싶으냐’는 질문에 박민우는 애완동물을 키워본 경험을 끄집어냈다. 박민우는 “저는 강아지보다는 고양이와 잘 맞아요. 고양이가 저를 선택해서 제게 왔을 때 저도 고양이를 예뻐해 주죠. 또, 어디서 뭘 하든 저는 뒤에서 돌봐주고 필요한 걸 내어주고요. 미래의 아이들에게도 아빠로서 해야 할 도리는 다하지만 구속하진 않을 거예요”라고 말했다.


모두 다른 질문이었지만, 박민우의 대답은 "남성미가 물씬 느껴지는 연기파 배우가 되고 싶다"로 귀결됐다. 그래서 다소 가벼운 이야기를 할 때 외에는 진지한 분위기가 인터뷰 내내 계속됐다. 그 역시 “장난치고 까불 때도 있는데 인터뷰할 때처럼 차분하게 시작할 때는 다 낯설어하시더라고요. 저는 목소리 톤도 낮고 천천히 생각하고 정리한 후에 움직이는 편인데 작품 속 캐릭터들이 밝아서인지 어색해하세요”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새삼 TV 속 모습과 실제 모습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는 박민우의 모습이 힘들어 보였다.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가고 싶은 순간으로 ‘꽃미남 라면가게’가 끝난 직후를 꼽은 박민우의 마음이 십분 이해됐다. “’꽃미남 라면가게’ 끝나고 찾아주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독립영화나 단편영화를 하고 싶었는데 실질적으론 그러지 못했죠. 지난 2년은 제 선택이 아예 없는 삶이어서 너무 힘들었어요. 제가 하고 싶은 일들도 함께 경험했더라면 돈은 없더라도 더 행복하지 않았을까요?”

박민우와 인터뷰를 마치면서 끊임없는 그의 고민에 '참 진지한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트렌디한 작품보다는 작은 작품이라도 배우로서 성장할 수있는 작품을 찾았고, 현실은 그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 힘들어했다. 하지만 대중들에게 기억되는 박민우의 20대는 여전히 밝다. 고민을 거듭한 그가 30대의 한 구간에는 강렬하게 기억되는 작품을 남기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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