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스튜디오S, BA엔터테인먼트 제공


'악귀'에서 악귀를 볼 수 있는 민속학 교수 '염해상' 역을 맡은 오정세가 작품에 임한 소감을 직접 밝혔다. 연기를 하면서 해상과 같은 마음을 가지게 됐다는 그가 느낀 드라마 '악귀'의 매력은 무엇일까.

SBS 새 금토드라마 '악귀(惡鬼)'(극본 김은희, 연출 이정림)에서 오정세가 맡은 염해상은 어렸을 때부터 귀(鬼)와 신(神)을 볼 수 있었던 인물. 처음엔 그들이 무서워 보이지 않는 척, 모르는 척했지만 어머니를 죽인 악귀를 찾기 위해 집요하게 파고들기 시작했다. 종교는 다 기웃거려보고 도서관의 관련 도서들을 섭렵하다가 민속학이란 학문에서 어렴풋이 그 해답을 찾게 되면서 빠져들었고, 교수까지 됐다. 악귀를 찾기 위해서는 그 누구도 가지 않는, 다 죽어가는 마을까지 달려가 지역조사를 일삼고, 전국의 폐가, 집터, 발굴 현장, 궁과 능, 골동품 가게 등을 찾아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구산영(김태리)을 만나고, 그토록 찾아다니던 악귀와 재회하게 된다.

공개된 캐릭터 포스터는 염해상이 어떤 인물인지 명확하게 보여준다. 남들이 볼 수 없는 것을 보는 까닭에 점점 사회성은 결여됐고, 자신의 말을 믿어주는 이 없어도 악귀를 찾기 위해 가야 할 길을 꾸준히 걸어온 사람. 시니컬한 듯 무표정한 얼굴에서 상대를 예의주시하며 관찰하는 눈빛만은 살아있다. 작품 속 악귀를 상징하는 '그림자'가 그의 얼굴 절반을 뒤덮고 있어, 평생 악귀와 함께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그의 인생을 보여주는 듯하다.

오정세는 염해상을 “귀신을 보는, 외로운 아픔이 있는 민속학자”라고 소개했다. 이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고민했다는 그는 전문적 지식이나 학문적인 측면보다 “해상의 정서”에 집중했다. 악귀를 쫓는 큰 이야기 틀은 김은희 작가가 잘 설계하고 만들어줬기 때문에 그 안에서 움직이는 해상의 정서를 많이 생각했다는 것. 더불어 “조상을 위로하기 위해 제사를 지내야 합니다. 그게 어려우면 경건한 마음이라도 가지세요”라는 극 중 해상의 대사가 연기하는 데 큰 중심을 잡아줬다고 밝혔다.

그렇게 끊임없이 연구하고 분석하며 오정세는 어느덧 해상과 같은 마음을 가지게 됐다. “기리다, 기억하다, 추모하다 같은 말들이 해상에게 굉장히 중요하다. 나 또한 이 작품을 하면서 이런 말들이 예전과는 참 다르게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 의미 자체가 짙어지고 깊이가 생긴 느낌”이라고. 그래서 픽션이지만 연기하는 내내 진실하고 경건한 마음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한다.

그가 '염해상'을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점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한국형 오컬트 미스터리라는 장르가 주는 공포 속 이면에 담긴 따뜻한 사람 이야기라는 드라마 '악귀'의 본질적인 매력에 중점을 뒀다. “해상이 악귀를 쫓는 과정 중에 많은 위험에 노출된 사람들을 만난다. 그들을 도울 때도 있고 그들의 손을 미처 잡지 못해 놓치기도 하지만, 그들을 지나치지 않고 도우려는 해상의 마음을 주목해달라”며 캐릭터에 대한 진심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해상은 과거에 얽매여 사는 부족한 어른에서 악귀의 실체를 찾고 쫓는 과정을 겪으며 조금씩 성장하는 어른으로 변모한다. 악귀를 쫓는 이야기 안에서 볼거리와 숨겨진 또 다른 이야기의 재미를 마음껏 즐기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며, “수많은 인물들이 악귀라는 존재에 얽혀 있는데, 이 관계에 집중하면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 관계와 서사들이 어떻게 묶어지고 풀어지는지 유의해서 보시면 더욱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다”며 관람 꿀팁을 전했다.

SBS 새 금토드라마 '악귀'는 악귀에 씐 여자와 그 악귀를 볼 수 있는 남자가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는 한국형 오컬트 미스터리 드라마로 오는 23일(금) 밤 10시 SBS에서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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