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MBC 금토드라마 '금혼령' 방송캡처


'금혼령, 조선 혼인 금지령’이 흥미진진한 전개와 다채로운 캐릭터의 열전으로 신선한 궁궐 사기극의 시작을 알렸다.

9일(어제) 첫 방송된 MBC 금토드라마 ‘금혼령, 조선 혼인 금지령’(연출 박상우, 정훈, 극본 천지혜) 1회는 시청률 닐슨 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 4.6%를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특히 왕의 거사를 위해 등장한 초란(박경리)이 세자빈 안 씨(김민주)의 이름을 입에 올리자 분노한 이헌(김영대)이 칼을 휘두르는 장면은 순간 최고 시청률 6.3%까지 치솟으며 안방극장에 진한 인상을 남겼다.

‘금혼령’은 ‘이 끝을 알 수 없는 우주에 지구와 닮은 행성이 있다’는 내레이션을 시작으로 한날한시에 태어난 소랑(박주현)과 세자빈 안 씨의 극명하게 엇갈린 운명 속 강렬한 서막을 알렸다.

소랑(박주현)은 나라에 내려진 ‘금혼령’이 믿기지 않다는 듯 수군대는 사람들 속에서 당당하게 등장, “(내가) 청춘 남녀들을 위한 사랑의 전령 정도?”라며 몰래 청춘 남녀들의 궁합을 봐줬고, 국법도 어기는 발칙한 행보로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했다.

이어 세장(이현걸)과 원녀(황정민)가 이헌(김영대)의 거사를 위해 비아거라(非我巨羅)와 방중술을 선보일 초란을 궁에 들이는 음침한 계략을 꾸몄다. 이헌은 일을 꾸민 세장에게 칼을 겨누며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뻔했지만, 때마침 이신원(김우석 분)의 등장으로 상황은 마무리됐다. 이헌은 이신원이 세자빈을 잊지 못하는 자신의 마음을 헤아려주자, “너도 아직 찾고 있잖아. 그 사라진 여인”이라고 말해 이신원에게도 말 못할 사연이 있음을 짐작하게 만들었다.

이헌(김영대)이 쉽게 빈궁을 들이지 못하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과거 세자빈 안 씨가 마치 자신의 죽음을 예상했다는 듯한 평소와는 태도를 보였던 것. 이후 6년째 매년 같은 날, 같은 자리에서 간택에 내정되어 있던 여인네들의 시신이 걸렸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들 죽음에 대한 숨은 진실에도 궁금증이 더해졌다.

그런가 하면 소랑(박주현)은 애달당에서 자신에게 상담받는 여인들이 금혼령에 불만을 표하자 “내가 보기엔 고자! 웬만큼 못 써먹을 게 아니면?”이라고 낭설을 퍼트렸고, 이 모든 것을 숨어서 지켜보던 이헌은 “보여줘? 보여줘?”라고 재치 있게 되받아치며 폭소케 했다.

이어 혼인 사기범으로 옥사에 갇히게 된 소랑은 눈치와 말발로 상황을 모면하려 했다. 그리고는 월하노인으로 빙의한 척하며 “올해 내로 금혼령은 끝날 것이다”라고 하는가 하면, 왕에게 세자빈의 귀기가 붙었다는 뻔뻔한 거짓말을 이어갔다.

졸지에 신기를 갖게 된 소랑은 이헌에게 귀기가 있다며 언변을 늘어놓았고, 이윽고 세자빈으로 빙의가 가능하다며 본격 사기극을 펼쳤다. 소랑은 접신이 시작된 것처럼 몸을 떨고, 허리를 뒤트는 등 폭풍 열연으로 색다른 재미를 안겼다. 하지만 소랑은 다시 옥사에 갇히게 됐고, 우연히 이신원의 이름을 들은 소랑은 “그 버드나뭇집 첫째 아들?”이라고 말해 두 사람 사이에 묘한 관계가 있음을 암시했다.

이헌은 “내가 미친 거겠지? 이 귀기마저 반가운 거면?”이라고 말해 소랑의 연기에 넘어간 듯했고, 도승지(김민상 분)의 제안대로 소랑을 지밀나인으로 들여 빈궁의 혼백을 달래기로 해 소랑이 궁에서 어떤 일들을 벌이게 될지 궁금해진다.

방송 말미, 선잠이 든 이헌은 세자빈 안 씨가 사라지는 꿈을 꾸고는 일어나서 정신이 혼미한 채 연못으로 나갔다. 때마침 근처를 지나가던 소랑을 보고 “빈궁이 오시었소?”라며 치솟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덥석 안아 앞으로 펼쳐질 이들의 관계를 흥미진진하게 만들었다.

이처럼 ‘금혼령’은 사극이라는 장르 안에 현대적인 대사를 재치 있게 녹여내며 정통 사극의 무거움을 덜어내고 친근함을 더했다. 또한 센세이셔널한 극적 전개에 유려한 영상미가 더해진 연출은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만들어낸 배우들의 연기력은 재미와 찰진 캐미스트리를 보여주며 오늘 2회 방송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MBC 금토드라마 ‘금혼령, 조선 혼인 금지령’ 2회는 10일(오늘) 밤 9시 5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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