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tvN, KBS, SBS 제공


'어디서 본 것 같은 장면인데?'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서 더욱 설레는 클리셰가 있다. '은애하는 도적님아'가 여러 로맨스 드라마의 보법을 따르며, 익숙함 속에서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든다.

꽃비가 내리는 날, 로맨스는 시작된다. 사극 로맨스가 가장 사랑하는 도입이 아닐까. '은애하는 도적님아' 역시 남지현(홍은조 역)이 문상민(이열 역)을 바라보며 무언가를 깨닫게 되는 그 순간, 꽃비가 흩날린다. 이 장면은 우연이 아니다.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를 미리 예고하는 장치다.

앞서 남지현이 출연했던 '백일의 낭군님' 역시 꽃비 속에서 로맨스가 시작됐다. 극 중 어린 이율(도경수)은 홀아비 봉수군의 딸 홍심(남지현)의 당찬 매력에 빠져들었고, 두 사람이 함께 벚꽃비를 맞으며 돌아가는 길에 홍심은 "넌 눈이 좋아? 꽃비가 좋아?"라고 물었고, 이율은 "난 네가 좋아, 너와 혼인하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왕세자인 이율은 성장 과정에서 여러 상처를 겪으며 차갑고 냉정한 모습으로 자랐고, 홍심은 고을의 최고령 원녀가 됐다. 서로 엇갈린 운명 속 자라나게 된 것. 하지만 홍심이 벚꽃비 아래에서 과거를 회상하는 모습을 이율이 목격하며 다시 인연이 싹틀 것을 암시한다. 두 작품은 로맨스의 첫 순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같은 방식으로 증명한다.

사진: tvN '백일의낭군님', KBS '은애하는도적님아' 방송 캡처


하지만 두 주인공의 관계는 단순한 설렘으로만 흘러가지는 않는다. '백일의 낭군님'이 혼인이라는 제도로 사랑을 묶었다면, '은애하는 도적님아'는 신분과 정체, 그리고 숨겨진 비밀로 관계를 엮는다. 서로에게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여러 이유들이 차곡히 쌓이게 된다.

엇갈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은애하는 도적님아'는 다시 한번 익숙한 로맨스 보법을 활용했다. 바로 영혼체인지다. '시크릿 가든'을 통해 대중에게 각인된 이 설정은 단순한 판타지 장치가 아니다. 서로의 몸과 삶을 바꾸는 과정을 통해 말로는 닿을 수 없는 이해의 영역으로 인물들을 이끈다.

'시크릿 가든'이 재벌2세 남자 주인공과 스턴트 우먼이라는 계급적 대비 위에 영혼이 바뀌는 초현실적 사건을 얹었다면, '은애하는 도적님아'는 조선이라는 엄격한 신분 질서 속에서 이 공식을 변주한다. 권력의 중심에 선 대군과 체제 밖을 떠도는 도적.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 '신분 교차' 자체를 서사의 핵심 질문으로 끌어올린다. 


극 중 천인 신분의 홍은조와 왕의 동생 도월대군 이열은 각기 다른 운명 위에 서 있었다. 홍은조는 무너져 가는 가문을 위해 가장으로서 홀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 왔고 이열은 대군이라는 자리로 인해 정치적 압박 속에서 하루하루 위험을 감내해야 하는 외줄타기 같은 삶을 살아오고 있었다.

이런 두 사람의 영혼이 운명처럼 뒤바뀌며, 서로의 삶을 대신 살아가게 된다. 그 과정에서 미처 알지 못했던 감정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다. 이열은 홍은조가 혼례 당일 건넸던 꽃신과 연꽃잎 우산을 고이 간직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홍은조는 자신의 가마가 지나는 길에 모래와 자갈을 깔아두며 혼인을 막으려 했던 이열의 마음을 깨닫는다.

다만 현대극인 '시크릿 가든'에서 신분의 차이가 '경제적 격차'로 표현됐다면, '은애하는 도적님아'에서는 그것이 곧 생존과 처벌, 충성과 반역의 문제로 확장된다. 홍은조의 영혼이 깃든 이열은 왕에게 약재를 건넨 일로 경계의 대상이 되고, 홍은조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괴한의 칼끝과 마주한다. 그리고 6화 말미, 두 사람의 영혼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 그 이후의 이야기가 더욱 궁금해지는 이유다.


이처럼 '은애하는 도적님아'는 '시크릿 가든'이 구축한 로맨스 판타지의 성공 공식을 마냥 답습하는 것이 아닌, 익숙한 모티브에 사극이라는 설정을 더함으로써 새로운 재미를 더했다. '영혼이 바뀐 사랑 이야기'라는 친숙한 장치가 시대와 장르를 달리할 때 얼마나 다른 깊이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변주다.

꽃비 속 만남이 시작됐지만, 비밀을 품은 서로는 엇갈리게 된다. 하지만 서로의 영혼이 바뀌며 이해하게 로맨스가 더욱 깊어질 수 있는 장치가 됐다. '은애하는 도적님아'는 이러한 클리셰에 조금씩의 변주를 더하며, 사극 로맨스가 여전히 설레는 이유를 증명한다.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드라마 '은애하는 도적님아'는 매주 토, 일 저녁 9시 20분 KBS 2TV를 통해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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