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거란전쟁'이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이며 원작자가 작품 비판에 나섰다.

KBS 2TV를 통해 방영 중인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극본 이정우, 연출 전우성·김한솔)은 관용의 리더십으로 고려를 하나로 모아 거란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고려의 황제 현종과 그의 정치 스승이자 고려군 총사령관이었던 강감찬의 이야기를 그린다.

웰메이드 정통 사극 탄생으로 호평을 받던 '고려거란전쟁'은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 시작은 현종(김동준)의 낙마 사고였다. 현종이 강감찬과 언쟁을 펼친 뒤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고 홧김에 도성 밖에서 말을 타던 중 자신의 앞을 가로막은 수레를 피하려다 사고를 당하게 된 것. 이를 두고 시청자들은 "막장 드라마 전개 같다", "고증이 된 거냐"라며 현명하게 그려졌던 현종의 모습을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


이에 대해 '고려거란전쟁'의 원작을 집필한 것으로 알려진 길승수 작가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KBS와 원작 계약은 '고려거란전쟁: 구주대첩'까지 했다며 "현종의 지방제도 정비도 나오는데 드라마처럼 심한 갈등으로 묘사되지는 않는다. 그리고 당연히 18회에 묘사된 현종의 낙마는 원작 내용 중에는 없다"라며 "역사적 사실을 충분히 숙지하고 자문도 충분히 받고 대본을 썼어야 했는데 숙지가 충분히 안 된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대본 작가가 일부러 원작을 피해 자기 작품을 쓰려고 하는 것이 보인다. 원작을 피하려다 보니 그 안에 있는 역사까지 피해서 쓰는 것 같다. 16회까지는 그래도 원작의 테두리 안에 있었는데, 17회부터는 완전히 자신의 작품을 쓰고 있다. 대본 작가 본인의 실력이라 생각한다"라는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사진: KBS 제공


이후 논란이 지속되자 KBS 제작진은 뒤늦은 해명에 나서게 됐다. '고려거란전쟁'은 2020년 하반기 대하드라마를 준비하고 있던 전우성 감독의 기획에서 시작됐다. 전 감독은 현종을 주인공으로 한 거란과의 10년 전쟁을 드라마화겠다는 간략한 기획안을 작성하고, 개발에 착수한 과정에서 길승수 작가의 소설 '고려거란전기'를 검토했다. 이후 2022년 상반기 판권 획득 및 자문 계약을 맺고, 제작 과정에서 드라마에 등장하는 전쟁 씬 및 전투 장면의 디테일을 소설 '고려거란전기'에서 참조했다.

같은해 하반기, 이정우 작가가 '고려거란전쟁'에 본격적으로 합류하며 대본 집필에 돌입했다. 이 작가는 '고려거란전기'가 자신이 생각한 이야기의 방향성과는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에 전 감독은 드라마 자문 경험이 풍부한 조경란 박사를 중심으로 자문팀을 새로이 꾸렸고, 이 작가는 1회부터 스토리 라인 및 씬별 디테일까지 자문팀의 의견을 수렴하여 대본을 집필했다고 설명했다.


이정우 작가 역시 "최근 원작 소설가가 '고려거란전쟁'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이 기사화되고 와전되어 오해가 생긴 것 같다"라며 "'고려거란전쟁'은 소설 '고려거란전기'를 영상화할 목적으로 기획된 것이 아니다. 원작 계약에 따라 원작으로 표기하고 있으나 이 소설은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을 태동시키지도 근간을 이루지도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드라마 작가가 된 후 원작 소설과 방향성이 맞지 않는다는 판단을 했다며 "그때부터 고려사를 기반으로 처음부터 이야기를 다시 설계했습니다. 제가 대본에서 구현한 모든 씬은 그런 과정을 거쳐 새롭게 창작된 장면들이다. 시작부터 다른 길을 갔고 어느 장면 하나 일치하는 것이 없다. 그건 원작 소설가가 가장 잘 알 거라 생각한다"라고 반박했다. 이에 원작과 비교 자체가 무의미하다며 "원작 소설가가 '16회까지는 원작의 테두리에 있었으나 17회부터 그것을 벗어나 이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식으로 표현하는 의도를 모르겠다"라고 전했다.

이정우 작가는 재차 "이 드라마는 일부 전투 장면 이외에는 원작 소설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 1회부터 그랬고 마지막 회까지 그럴 것"이라며 "자신의 글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면 다른 작가의 글에 대한 존중도 있어야 한다. 원작 소설가가 저에 대한 자질을 운운하며 비난하는 것은 분명 도를 넘은 행동이다. 그런 식이라면 저도 얼마든지 원작 소설을 평가하고 그 작가의 자질을 비난할 수 있지만, 그러지 않는 것은 타인의 노고에 대한 존중 때문이다"라고 원작자의 태도에 불평을 제기했다.

끝으로 이정우 작가는 "이 드라마를 어떻게 구성하고 이끌어가는지는 드라마 작가의 몫"이라며 "저는 제 드라마로 평가받고 소설가는 자신의 소설로 평가받으면 되는 일이다. 제가 굳이 이런 입장을 밝히는 이유는, 이 드라마에 대해서는 영광도 오욕도 모두 제가 책임질 부분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이것은 KBS와는 무관한 저의 견해임을 밝히는 바다"라며 입장을 마쳤다.


다만 이러한 KBS와 작가의 입장에 길승수 작가는 2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오늘 KBS에서 해명 보도 냈더군요. 웃기지도 않군요"라며 "전 PD가 먼저 내부적인 진행 상황을 공개했으니, 저도 이제는 부담없이 공개해도 되겠군요. 제가 2022년 6월 경 처음 참여했을 때, 확실히 제 소설과 다른 방향성이 있었다. 그 방향성은 '천추태후가 메인 빌런이 되어 현종과 대립하며 거란의 침공도 불러들이는 그런 스토리'였다. 제가 화들짝 놀라서 말했죠. "그런 역사 왜곡의 방향으로 가면 '조선구마사' 사태가 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천추태후는 포기되었는데, 결국 그 이야기가 어느정도 살아남았더군요. 원정왕후를 통해서요"라고 지적했다. '조선구마사'는 역사 왜곡 논란으로 2부만 방영된 이후 폐기된 바 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KBS 사극을 보는 이유가 적어도 역사는 제대로 다룰 것 같아서인데 이러면 볼 이유가 없다", "이거 정통 사극 아니었나요?", "대하 사극 드라마에서 제발 상상력 발휘하지 말길"이라며 원작자의 입장에 공감했다.

반면 또 다른 네티즌들은 "원작자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데 선을 넘은 것 같다. 다만 마통사고 같은 신은 설명을 제대로 해야될 것 같다", "원작보다는 역사 왜곡에 대한 부분이 해명이 됐으면 좋겠다", "원래 원작 판권 사도 꼭 똑같이 만들 필요는 없고, 원작자가 지나친 것 같다"라며 이정우 작가의 입장에 공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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