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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계결산] 같은 빌보드, 다른 결말…뉴진스·피프티 피프티로 본 '올해의 흥망'
2022년 데뷔한 두 걸그룹이 각각 '빌보드' 메인 차트에 이름을 올리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지만, 이 둘의 끝은 사뭇 달랐다. 2023년을 뜨겁게 장식하며 '뉴진스의 해'를 만들었던 뉴진스와 가요계 템퍼링 사태에 경종을 울린 피프티 피프티로 2023년 가요계를 돌아봤다.
◆ '전세계가 주목한 신인' 뉴진스
뉴진스가 데뷔 1년 만에 '뉴진스의 해'를 완성하며 뜻깊은 2023년을 보냈다. 무엇보다 한국에서의 성과에 그친 것이 아닌, 해외에서도 '뉴진스'라는 이름을 분명히 각인시켰다. 먼저 지난해 12월 19일 선공개된 'Ditto'와 1월 발매된 싱글 'OMG'는 미국에서 어떤 활동을 펼친 것 없이 빌보드 메인 차트인 '핫100'에 이름을 올렸으며, 같은 시기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인 멜론 월간차트에서도 3개월 연속 최상위권을 차지했다.
또한 지난 7월 발매된 두 번째 EP 'Get Up'을 통해서는 '빌보드 200' 1위를 차지했으며, 당시 트리플 타이틀곡으로 앞세운 'Super Shy', 'ETA, 'Cool With You'를 한꺼번에 '핫 100'에 올려놓았다. 여기에 영국 오피셜 앨범 차트에도 이름을 올린 것을 비롯해 각종 신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이에 뉴진스는 최근 열린 '2023 MAMA AWARDS', 'MMA 2023'을 포함한 국내 시상식에서도 대상의 영예를 안았으며, 미국 3대 음악 시상식 '2023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톱 글로벌 K-팝 아티스트'를 수상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뉴진스는 해외 유수의 매체들이 연말에 발표하는 '올해의 노래'와 '올해의 앨범'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
◆ 방탄소년단 공백 메운 새로운 음반 킹의 등장
지난해 12월 입대한 진을 시작으로 방탄소년단 멤버 전원이 올해 군백기에 돌입하게 됐다. 이에 멤버들은 입대를 앞두고 각각 개별 활동에 열을 올린 가운데, 막내 정국은 지난 7월 발매한 첫 솔로 싱글 'Seven (feat. Latto)'으로 빌보드 '핫100' 1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8월 스포티파이가 발표한 '2023년 여름에 가장 많이 스트리밍된 곡(글로벌 기준)'에서 3위를 차지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이끌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정국은 지난 9월 29일 디지털 싱글 '3D', 11월 3일 발매된 첫 솔로 앨범 'GOLDEN'까지 연달아 흥행시키며 전세계를 황금빛으로 물들였다. 이에 정국은 '2023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솔로 싱글 'Seven'으로 '톱 글로벌 K-팝 송' 부문을 수상하며 뜻깊은 족적을 남기게 됐다.
다만 정국은 지난 12일 입대하며 군 복무에 나서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경우 진의 입대 이후 완전체 활동이 잠시 멈춘 상황인 만큼, 그 공백을 메꿀 주인공이 누가 될까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쏠렸던 가운데, 세븐틴이 새로운 '음반킹'으로 떠올랐다.
세븐틴은 지난 10월 23일 발매한 미니 11집 'SEVENTEENTH HEAVEN'(세븐틴스 헤븐)으로 K-팝 역사상 최초로 초동 500만장을 넘기는 기록을 세웠다. 또한 지난 4월 발매된 미니 10집 'FML'은 발매 첫날 399만장 이상 판매되는 대기록을 세웠는데, 미니 11집 역시 하루 만에 3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역대급 기록을 썼던 것. 특히 데뷔 9년 차에 이와 같은 성과를 거두었다는 것이 의미를 더한다. 세븐틴은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지난 11월 개최된 '2023 MAMA AWARDS'에서 올해의 앨범상을 수상했다.
세븐틴 외에도 스트레이 키즈가 지난 6월 발매된 세 번째 정규 앨범 '★★★★★ (5-Star)'로 초동 판매량 460만장을 넘기는 기록을 세웠으며, 11월 발매한 새 앨범 '樂-STAR'는 지난달 기준 393만장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그 뒤를 이어 NCT DREAM은 지난 7월 발매한 정규 3집 'ISTJ'로 초동 판매량 365만장을 돌파한 것에 이어 총판매량 430만장을 넘기는 등 막강한 저력을 입증했으며,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정국 등도 초동 기간 더블 밀리언셀러 이상의 판매고를 달성하는 등 앞으로 행보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 5세대 보이그룹의 등장
제로베이스원은 지난 7월 발매한 데뷔 앨범 'YOUTH IN THE SHADE'와 11월 발매된 'MELTING POINT' 등 두 장의 앨범을 모두 더블 밀리언셀러 반열에 올렸다. 제로베이스원은 음반 외에도 음원 차트에서도 고무적인 성과를 기록 중이며 이에 여러 시상식에서 신인상 5개를 포함한 총 9관왕에 올랐다. 이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에서 NCT 이후 약 7년 만에 론칭한 그룹 라이즈가 데뷔 앨범으로 밀리언셀러에 등극했으며, 하이브에서 내세운 신인 보이그룹 보이넥스트도어 역시 음반, 음원 차트에서 모두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본격적인 5세대 보이그룹 시장이 열린 가운데, 이들의 앞으로 활약에도 기대가 모아진다.
◇ 글로벌 시장이 주목했던 피프티 피프티, 하지만
말 그대로 '중소의 기적'이었다. 뉴진스의 경우 미국 시장에 탄탄하게 길을 닦아놓은 하이브의 막강한 지원이 있었다면 피프티 피프티는 국내에서는 이름도 잘 알려지지 않은 상황 속 깜짝 빌보드 핫100 진입 소식을 알리며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작년 11월 'THE FIFTY'로 데뷔한 피프티 피프티는 2월 발매한 첫 번째 싱글 타이틀곡 'CUPID'가 3월 핫100 차트에 오르며 데뷔 4개월 만에 빌보드 메인차트에 입성한 기록을 세우게 됐다.
또한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톱100에도 꾸준히 이름을 올리며 K팝 걸그룹의 신기록을 써내려가던 상황 속, 멤버들이 소속사를 향해 전속계약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하며 논란이 불거졌다. 특히 소속사 측은 '외부세력'(더기버스)이 전속계약을 위반하도록 유인했다고 멤버들을 두둔했으나, 멤버들 측은 "어트랙트가 투명하지 않은 정산, 활동이 어려운 건강 상태를 밝혔음에도 일방적으로 강행하고자 했던 모습 등 계약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여러 사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후 피프티 피프티 소속사 측이 더기버스와 나눈 녹취록 등이 공개되며 소속사를 향한 응원이 쏠렸고, 한국연예제작자협회 측은 "연예계에 오래전부터 심심치 않게 이루어지고 있는 멤버 빼가기와 탬퍼링(사전접촉) 등은 정상적인 기업 활동을 가로막아 회사와 소속연예인 모두에게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해 왔다"라고 지적하며 "어려운 산업 환경을 극복하고 소위 '개천에서 용'을 만들어 낸 어트랙트의 선전을 기원한다"라고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 속 멤버들 사이에도 균열이 발생했다. 멤버 키나가 소속사로 복귀를 알린 것. 이후 피프티 피프티 소속사 측은 키나(송자경)를 제외한 나머지 3명 새나(정세현), 시오(정지호), 아란(정은아)에 대해 지난 10월 19일부로 전속계약해지를 통보했다. 키나는 이후 홀로 비대면으로 개최된 '빌보드뮤직어워즈'에 참석하는 등 행보를 이어갔으며, 어트랙트는 전 멤버 3인과 부모, 안성일 등에 130억원 손해배상소송을 진행 중이다.
◇ SM 인수전 여파? 엑소 첸백시, 재계약 논란
지난 2월 SM엔터테인먼트가 멀티 레이블 체계 도입을 예고하며 카카오와 협업을 알렸다. 하지만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자신의 지분을 하이브에 넘기며 논란이 불거졌다. SM 측은 "하이브의 적대적 M&A 중단"을 요구했으며, 하이브는 "SM의 내부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약 한달 동안 이어진 이들의 대립은 지난 3월 끝을 맺었다. 하이브는 SM의 인수 절차를 중단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카카오와 SM엔터테인먼트 측은 "다양한 협력 관계를 이어가기로 의견을 모았다"라고 전했다.
이렇게 상황이 일단락된 듯 보였으나 엑소 멤버들 중 첸백시(김종대, 변백현, 김민석)가 소속사를 상대로 게약 해지를 통보하며 다시 한번 인수전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이들이 가장 앞세운 것은 정산 문제에 대한 것이었으나, 백현은 이 밖에도 소속사가 재계약을 1년이나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계약을 강요했다며 "저희들과의 계약을 전광석화같이 끝낸 뒤 언론에는 SM을 둘러싼 인수전에 대한 여러 뉴스가 떠올랐다. 회사가 넘어가는 상황에서 SM은 저희 아티스트들에게 어떠한 이해도, 말도, 설명도 해주지 않았다. 인수 과정에서 느낀 생각은, 회사는 저희를 전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라는 심경을 고백했다.
소속사의 입장은 달랐다. 특히 재계약 과정에서는 상호 대등한 지위의 협상을 이어간 끝에 새롭게 계약을 체결했으나 갑작스럽게 아티스트 대리인이 계약을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고 밝혔다. 그뿐만 아니라 SM엔터테인먼트는 '외부 세력'에 대한 염려를 드러내기도 했는데, 이 시기가 피프티 피프티가 소송을 제기한 시점과 맞물리며 '탬퍼링 의혹'이 주요 화두로 재차 언급됐다.
◇ 올해 가요계 주요 화두로 떠오른 '탬퍼링' 의혹
다만 SM엔터테인먼트는 첸백시 멤버들과 갈등을 봉합한 과정에서 외부세력 개입과 관련한 부분은 오해가 있었다고 언급했는데, MC몽과 지인들의 사적인 대화 녹취 파일이 유출돼 재차 탬퍼링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MC몽은 이에 대해 "불법 녹취 파일을 짜집기한 것"이라며 "피프티 피프티 일로 날 거기에 끼워 맞추지 말아라"라고 억울한 마음을 호소하기도 했다. MC몽은 최근 백현과 두터운 친분을 자랑하는 것으로 알려진 차가원 피아크 그룹 회장과 함께 '원헌드레드'를 정식 출범시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처럼 피프티 피프티, 엑소 첸백시 등의 사태에서 탬퍼링 의혹이 제기된 것과 함께 지난해 전 소속사로부터 폭행, 폭언, 성추행을 당했다며 기자회견을 진행한 뒤, 소속사를 상대로 전속계약해지 소송을 통해 승소, 지난 7월 새로운 소속사를 찾은 오메가엑스도 최근 한 유튜버가 제기한 탬퍼링 의혹으로 곤란한 상황을 겪었다. 해당 유튜버는 '그것이 알고싶다'가 피프티피프티와 소속사 어트랙트의 전속계약분쟁을 조명하면서 이들이 피프티피프티의 편을 든 것은 오메가엑스 탬퍼링 사태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오메가엑스 사태를 단독 보도에 나선 SBS 연예뉴스 강경윤 기자와 관련해서 기사 청탁을 받았다며 이와 관련한 녹취가 있다고 주장해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해당 기자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하자 유튜버는 "관련 발언에 대해 녹취가 있다고 한 것은 제보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혼선이 와서 실수를 한 것"이라고 사과했다. 이처럼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유포한 것과 관련, 현 소속사는 해당 유튜버를 상대로 형사 고소를 진행, 소송을 진행 중이다.
다만 이처럼 거듭 탬퍼링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 10월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대중문화예술인 표준전속계약서가 2009년 만들어진 이후 변화가 없었음을 인정하며 "표준전속계약서를 현실에 맞게 고치고 자유계약(FA) 제도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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