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수, 아듀 청룡②…비단 MC만이 아닌 그가 남긴 '청룡'의 3·3·3기록

김혜수가 올해를 마지막으로 '청룡영화제' MC의 자리에서 내려온다. 무려 30년 동안 이어온 자리였다. MC로만 존재한 것은 아니다. 본업인 '배우'로서도 깨지지 않는 숫자 '3'과 연결된 세 가지 기록을 보유한 김혜수다.

◆ 총 3번, 역대 최다 여우주연상

첫 번째 숫자 3은 바로 세 번의 여우주연상이다. 김혜수는 제 14회(1993년), 제 16회(1995년), 그리고 제27회(2006년) 청룡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처음으로 그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작품은 영화 '첫사랑'이었다. 그리고 2년 뒤, 한석규와 함께 호흡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 '닥터 봉'으로 다시 여우주연상을 품에 안는다.

그리고 그는 제27회 청룡영화상에서 영화 '타짜'로 여우주연상을 안게된다. 당시 김혜수는 "제가 아닌 다른 배우가 했더라도, 정말 빛날 수밖에 없었던 역할이다. 그런 좋은 기회를 준 (최동훈)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함께 작업한 빛나는 배우들께 감사드린다"라고 소감을 전하며 자신을 낮췄다. 이어 "오늘 저에게 주신 상이 단지 칭찬에 그치지 않고, 저에게 조금 다른 의미의 책임감을 부여하신 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다른 각오로 더 열심히 하겠다"라는 소감을 덧붙이며 울림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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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 23세, 역대 최연소 여우주연상

김혜수가 '제14회 청룡영화상'에서 세운 한 수상 기록은 여전히 깨지지 않았다. 바로 최연소 여우주연상 수상자의 기록으로 27년째 그 기록이 깨지지 않고 있는 것. 당시 김혜수는 영화 '첫사랑'으로 처음으로 여우주연상의 영광을 안게 됐다. 이명세 감독이 연출한 영화 '첫사랑'에서 김혜수는 연극반의 연출자로 초빙된 창욱(송영창)을 사랑하게 되는, 첫사랑의 열병을 치르는 여대생 영신의 모습을 선보여 호평을 이끌어냈다.

◆ 30년 동안 지켜온 MC의 자리

김혜수는 지난 1993년, 제14회 청룡영화상 시상식부터 올해 개최되는 제44회 청룡영화상 시상시까지 30회찌 진행을 맡아왔다. 그동안 김혜수는 MC의 자리에서 영화인들의 눈물과 웃음에 함께 공감하며 자리를 지켰다. 독립영화 '한공주'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천우희가 "이렇게 작은 영화에 유명하지도 않은 제가 이렇게 큰 상을 받다니"라며 오열하자, 김혜수는 "천우희를 '한공주'라고 부를 뻔했다. 얼마나 잘했으면 그렇겠냐. 실력으로 무장한 배우다"라며 추켜세웠다. 영화계 선배로서 따뜻한 위로였다.

후배로서의 면모도 엿보였다. 2010년, 제 31회 청룡영화상에서 배우 윤여정이 영화 '하녀'로 여우조연상을 받자, 김혜수는 "선생님이 상을 타시면, 뒤에서 덤블링 하겠다고 약속했는데 다리에 쥐가 나서 못하겠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현장을 웃음짓게 했다. 웃음이 더해진 말 속에는 윤여정을 누구보다 존경하는 김혜수의 진심이 있었다.

공감의 순간도 있었다. 지난 해 청룡영화상 축하무대에는 가수 정훈희가 올라 영화 '헤어질 결심'의 OST인 '안개'를 소화했다. 이를 듣는 배우 탕웨이는 눈물을 흘렸다. 이후 김혜수는 "미결로 남은 해준(박해일)과 서래(탕웨이)의 사랑이 청룡 무대에서 마침내, 이뤄진 것 같다. 탕웨이 씨가 노래가 시작될 때 눈물을 흘렸는데 올해 '청룡'에서 가장 인상적인 모습이 아닐까 싶다. '안개' 노래가 나오는 동시에 다시 서래가 되셨네요"라고 덧붙여 영화 '헤어질 결심'을 사랑하는 관객들에게 다시한 번 울림을 더했다.

다수의 시상식에 수상 논란이 불거졌을 때, '청룡영화상' 만큼은 논란이 없었다. 이에 김혜수는 "청룡영화상, 상 참 잘주죠?"라는 자랑스러운 멘트로 웃음을 더하기도 했다. 그 말처럼, 청룡이 김혜수였고, 김혜수가 청룡이었다. 영화인으로 자리했고, 선배로 후배를 품었으며, 후배로 선배를 추켜세웠다. 명불허전, 그 말 그대로 '김혜수'라는 이름으로 독보적이었던 '청룡영화상'의 30년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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