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MBC, tvN 제공


'국민엄마'라는 타이틀을 봤을 때 누군가는 김혜자를, 누군가는 고두심을 떠올리지 않을까. 이러한 '국민 엄마'들을 하나의 작품에서 만날 수 있어 눈길을 끈다. 이들의 특별한 인연이 담긴 세 편의 작품을 소개하고자 한다.

1961년 KBS 1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김혜자와 1972년 MBC 5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고두심이 처음 인연을 맺은 작품은 1980년부터 2002년까지 무려 22년간 방영된 MBC 드라마 '전원일기'를 통해서였다. '전원일기'는 푸근한 고향의 상징으로 진한 향수와 감동을 전하는 드라마로, 김혜자는 김회장(최불암)의 부인 '이은심'을, 고두심은 김회장의 장남 김용진(김용건)의 아내 '박은영'을 연기했다.

시어머니와 며느리 관계로 인연을 맺게 된 두 사람의 리얼한 연기 때문인지, 극 중 고부갈등을 겪은 두 사람이 실제로도 갈등을 겪었다는 루머까지 있었을 정도였다. 이에 대해 고두심은 '아는형님'에 출연해 "루머"라고 강조하며 "김혜자와 내가 양대 조미료 제품 광고 모델을 했었다. 그래서 각자 광고하는 조미료로 소품을 바꾼다는 루머가 있었는데, 한 번도 우리 손으로 바꾼 적이 없다"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김혜자는 C제일제당 '다시다' 모델로 1975년부터 2002년까지 활동했으며, 고두심은 대상 '미원' 모델로 1986년부터 2002년까지 활약한 바 있다.


오랜 시간 고부관계로 지내온(?) 두 사람은 2016년 노희경 작가의 '디어 마이 프렌즈'로 재회하게 된다. '디어 마이 프렌즈'는 "살아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외치는 '꼰대'들과 꼰대라면 질색하는 버르장머리 없는 청춘들의 인생 찬가를 담은 작품으로, 도시를 배경으로 한 각양각색 시니어들의 우정, 사랑, 꿈, 삶을 리얼하고 유쾌하게 풀어냈다. 고현정, 조인성을 비롯해 김혜자, 고두심, 나문희, 윤여정, 박원수, 신구, 주현, 김영옥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들이 웃음과 눈물을 전했다.

두 사람은 확연히 다른 성격이지만, 오랜 시간을 함께해 온 친구들이었다. 김혜자는 '4차원 독거소녀'이자 슬하에 3남을 두고 있는 정아(나문희)의 절친 '조희자'로 열연을 펼쳤으며, 고두심은 박완(고현정)의 엄마이자 영원(박원숙)과 절친했다 원수 사이가 된 '장난희'를 맡았다. 극 중 조희자(김혜자)는 망상장애 등 치매 증상이 심각해졌고, 장난희(고두심)는 암에 걸리게 되는 모습이 담긴다. 이에 장난희는 조희자에게 이와 같은 사실을 고백하게 되고, 두 사람은 동병상련의 아픔에 오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서로에게 위안을 얻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눈물 짓게 만들었다.

사진: tvN 제공


그로부터 6년 만인 2022년, 김혜자와 고두심은 다시 한 번 노희경 작가의 신작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호흡을 맞추게 된다. '우리들의 블루스'는 삶의 끝자락, 절정 혹은 시작에 서 있는 모든 사람들의 달고도 쓴 인생을 응원하는 드라마.

극 중 김혜자는 칠십 중반의 나이로 고추, 감자, 깨농사 등을 지어 오일장에 내다 파는 동석(이병헌)의 엄마 '강옥동'을 맡았으며, 고두심은 일흔 초반의 상군 해녀이자 손녀 은기(기소유)를 기르는 '현춘희'를 연기한다. 옴니버스 형태의 드라마로 두 사람의 호흡이 주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제주 오일장 시장(할망장터)에서 함께 물건을 내다 파는 친구 관계로 등장해 눈길을 끈다.

고부관계에서 선후배로, 그리고 친구가 된 두 사람이 함께 하는 tvN 토일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는 어느덧 종영까지 2회(총 20부작)만을 남겨두고 있다. 지난 16~17화 방송에서 제주 할머니 현춘희(고두심)와 손녀 은기의 동화같은 이야기가 감동을 안겼다면, 18화부터 방영 중인 옥동과 동석 에피소드는 눈물을 예고한다. 남처럼 지내던 모자 관계였던 두 사람이지만, 최근 옥동(김혜자)이 시한부 판정을 받게 됐다. 끝이 정해진 시간 속 두 사람은 함께 여행을 떠날 것을 예고, 어떻게 관계를 풀어갈 것인지 궁금증이 더해진다.

이처럼 삶의 희로애락을 그리며 우리들의 인생 드라마로 등극한 tvN 토일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19회는 오는 11일(토) 밤 9시 10분에 방송되며, 12일에는 최종회가 방송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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