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씨엘 인스타그램


투애니원(2NE1)이 해체 이후 7년 만에 반가운 재회에 나섰다. 한국도 아닌, 미국 코첼라 페스티벌에서 완전체로 무대를 꾸민 것. 이러한 만남에는 과거 투애니원의 리더로 활약했던 CL의 제안이 배경이 됐다.

이에 CL은 무대를 마친 뒤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다수의 사진을 게재하며 "제가 코첼라에 초대받고 이 자리에 멤버들을 초대하고 싶었던 이유는, 너무 늦어지기 전에 나의 힘으로, 우리의 힘으로 모이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이 무대를 통해 지금껏 저희를 지켜주시고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 인사드리고, 지난 13년 동안 투애니원을 사랑해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꼭 전하고 싶어요"라며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누구보다 제 자신에게 너무나도 중요하고 의미있는 날이었다"라며 "오늘 이 순간을 통해 다시금 지난날, 우리를 통해 느꼈던 감정이 살아나길 바라요. 오늘 무대를 빛나게 해준 멤버들과 이 무대를 함께 만들어 주신 모든 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하고 다음에는 이 무대 한 시간을 다 채우는 날을 위해 저는 계속 달리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 빅뱅 여동생 그룹, 시작부터 남달랐던 '투애니원'의 등장

사진: 픽콘DB, FILA 제공


투애니원의 첫 시작은 2009년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3대 기획사 중 하나로 손꼽히는 YG엔터테인먼트에서 빅뱅에 이어 내세운 걸그룹으로 데뷔 전부터 뜨거운 주목을 받았고, 빅뱅과 함께 한 'Lollipop'이 광고 음악으로 쓰이며 실력에 대한 기대감도 높았다.

투애니원은 이러한 주목에 걸맞은 탄탄한 실력과 독보적인 콘셉트를 앞세워 5월 가요계에 데뷔했고, 데뷔곡 'Fire'(파이어)는 말 그대로 역대급 돌풍을 일으키게 된다.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 차트 1위를 휩쓸며 음원강자에 등극한 것은 물론, 브랜드 FILA와 모델 계약 등 패션 업계에서도 주목을 받게 된다.

◆ 투애니원 '내가 제일 잘 나가'

사진: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러한 기세에 힘입어 투애니원은 2009년 7월 첫 미니앨범 'I Don't Caare'를 공개했고, 마찬가지로 인기 돌풍을 일으킨다. 또한, 컴백과 함께 시작된 Mnet '2NE1 TV' 역시 많은 주목을 받았다. 당시 빅뱅 지드래곤은 해당 프로그램 첫회에 등장해 "자극을 받을 수 있는 그룹이 나온 것 같아서 기쁘다"라는 감탄을 보내기도 했다.

또한, 그룹 활동 외에도 산다라 박은 솔로곡 '키스', 박봄 솔로곡 'You and I ', CL과 공민지의 듀엣곡 'Please Don't Go' 등 역시 흥행에 성공했고, 이러한 인기 덕분(?)에 동남아 지역에는 투애니원의 모방 그룹이 생겨나는 등 화제의 중심에 섰다.

이 밖에도 투애니원은 'Go Away', '내가 제일 잘 나가', 'I LOVE YOU', '그리워해요', '컴백홈' 등 발매하는 곡마다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단 한 가지, YG보석함이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길었던 컴백 텀은 아쉬움을 자아낼 뿐이다.

◆ 박봄 마약 밀반입 논란→공민지 탈퇴…다사다난 투애니원

사진: MBC 'PD수첩' 방송 캡처


2014년 박봄의 암페타민 밀반입 사실이 알려지며 투애니원의 컴백은 멈추게 된다. 2010년 박봄이 국제 특송우편을 이용해 마약류의 일종인 암페타민을 밀수입하다 적발됐는데, 이를 검찰이 입건유예로 처벌을 면해줬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것.

이러한 보도에 당시 YG 대표였던 양현석은 "투애니원 멤버들은 모두 담배를 피지 않고, 술도 잘 마시지 않는다. 그런 박봄이 하루 만에 '마약 밀수자'가 됐다. 그는 어릴 적 미국에서 자랐고, 축구선수를 꿈꾸었는데 친한 친구가 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된 것을 직접 목격하고 힘든 시절을 보냈다. 그 이후 수년간 정신과 상담과 심리 치료를 병행, 미국 병원에서 정식으로 처방해준 약을 복용해 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바쁜 스케줄로 미국에 갈수 없게 되자 박봄의 가족이 같은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우편으로 전달 받는 과정에서 국내에는 금지된 약품으로 문제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봄은 당시 수임급지약품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했으며, 이후 국내에서 다른 약으로 대체한 뒤 복용 중이다.

사진: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러한 일은 실제로 종종 일어난다. 지난 2020년 12월 보아 역시 일본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을 들여온 것이 적발됐는데, 이와 관련해 소속사 측은 "불법적으로 반입하려던 것이 아닌, 무지에 의한 실수였다"라고 해명했다. 보아가 국내에서 처방받은 수면제가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해 일본에서 복용했던 의약품을 국내로 보내게 됐는데, 이 과정에서 일본에서는 확인을 했지만, 국내에서는 신고를 하지 않아 세관에 걸리게 된 것. 보아와 해당 의약품을 보낸 직원은 적극적으로 조사에 임하며 이를 소명해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박봄의 논란 외에도 지드래곤 등 YG엔터테인먼트 여러 아티스트들의 마약 논란이 불거지며 박봄에 대한 의심의 시선이 계속됐다. 결국 투애니원은 2015년 Mnet 'MAMA'에 깜짝 등장한 것을 제외하고는 그룹 활동을 이어가지 못했고, 다른 멤버들은 활발한 개별 활동을 펼치게 된다.

그러던 중 공민지가 YG엔터테인먼트와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홀로서기에 나서며 팀을 떠났고, 양현석은 2016년 11월 투애니원의 해체를 알린다. 그리고 2017년 1월 멤버들은 마지막 고별송인 '안녕'을 발표하며 팬들에게도 마지막 인사를 전하게 됐다.

◆ 4人4色 투애니원의 홀로서기

사진: 픽콘DB, 어비스컴퍼니 제공, CL 인스타그램


이후 투애니원 멤버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홀로 서기에 나서게 됐다. 막내 공민지는 가장 먼저 YG엔터테인먼트를 떠난 만큼, 첫 솔로 앨범 발매, '언니들의 슬램덩크' 출연 등 활동에 나섰지만, 당시 계약을 체결한 뮤직웍스와 전속계약 관련 분쟁을 겪으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지는 못했다.

그 뒤로 박봄, 씨엘, 산다라박 역시 소속사를 떠났다. 먼저 박봄은 2019년 솔로 컴백에 나서며 과거 논란이 됐던 '마약 밀반입'과 관련해 "혐의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더 이상 조사가 진행되지 않았던 일이다. 해외에서 치료 목적으로, 처방전을 받아 복용했다. 국내의 법을 몰라 물의를 일으켰던 점은 죄송하다"고 사과를 전하기도 했다. 또한, 박봄은 솔로 앨범 발매 이후 Mnet '퀸덤'에도 출연해 여전한 보컬 실력을 과시하기도.

씨엘 역시 홀로서기에 나서 프로젝트 앨범 등을 발매하며 국내외에서 행보를 이어갔고, 산다라박은 드라마, 연극 등 연기로 활동 영역을 넓혔으며, 여기에 뮤지컬에도 출연하는 등 다양한 모습을 선보였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이 과정에서도 투애니원 멤버들 간의 사이는 돈독했다는 점이다. 박봄의 새 앨범 피처링에는 산다라박이 참여해 함께 V LIVE를 진행하기도 했고, 산다라박의 집들이에는 CL이 출연해 훈훈한 의리를 과시하기도 했다.

◆ 뒤늦게 알려진 진실?…다시 뭉치게 된 투애니원

사진: 베리체리 제공


지난해 12월 CL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투애니원의 해체 사실을 들었던 당시를 언급했다. 그는 '공민지가 기사를 통해 그룹 해체 사실을 알았다고 했다'는 기자의 말에 "솔직히 나도 그랬다"라며 "추수감사절 저녁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전화가 터지는 줄 알았다.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라고 회상했던 것.

이에 양현석 전 대표를 향한 비난이 쏟아졌고, 박봄은 CL의 인터뷰의 발언에 대한 반응으로 자신의 SNS에 "그게 맞아요"라는 글을 적었다가 삭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로부터 약 5개월 만에 한 무대에서 투애니원이 만나게 된 상황이다. 이에 많은 팬들은 반가운 기색을 드러내며 투애니원의 컴백을 기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공민지는 한 매체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씨엘의 생일부터 이러한 이야기를 논의했다며 "이렇게 하나의 멋진 무대를 준비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감사한 시간이었다"라는 소감을 밝히며 "저희는 변함없이 여러분들 마음 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을 거고, 각자 4명 모두 기다려주신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멋진 모습들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겠다"라는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홈으로 이동 상단으로 이동